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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계급을 알면 세상이 보인다

by 참교육 2009.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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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수요자)은 가능하면 보다 적은 돈을 주고 좋은 상품을 사고 싶어한다. 그러나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공급자)은 가능하면 많은 돈을 받고 상품을 팔고 싶어한다. 이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품을 사는 사람이 이익을 보면 사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된다. 이렇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회사에서 경영자와 노동자의 관계가 그렇다. 남녀관계도 그렇고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그렇다. 사회는 이렇게 이해관계가 다른 대립적인 모순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문화현상을 살펴보면 이해관계가 서로 대립된 관계 즉 계급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다. '한국교원총연합회'(교총)라는 단체의 경우를 보자. 교총이라는 단체는 교사와 교장이 다함께 가입할 수 있는 단체다. 교장과 교사의 이해관계가 달라 교장의 이익과 교사의 이익을 함께 대변할 수 없지만 이 단체는 서로 모순 관계에 있는 두 계급이 공존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경우는 교감이나 교장이 되면 가입자격이 상실된다. 교총이나 전교조는 교원들의 이익집단이다. 상품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함께 이익을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계급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면 이런 기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사회의 구조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 집단은 계급적인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계급을 알지 못하면 노예가 주인의 이익을 생각하듯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조차 바르게 보지 못하고 손해 볼 짓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계급이란 무엇일까? 엠파스 백과사전에 보면 「일반적으로 전체사회 내부에서 사회적 자원 또는 세력(경제력·권력·위신 등)의 불평등한 배분에 따라 성립하는 상하, 우열, 빈부, 지배·피지배, 착취·피착취 등과 같은 비대칭적인 관계에 있어서, 거의 동등한 세력을 향유하는 사람들의 군집(群集)」을 계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회가 전문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집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노동자총연합이라는 진보적인 노동단체가 있는가 하면 권력의 동반자로서 체제내화된 한국노동자총연합과 같은 단체도 있다. 그런가하면 경영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나 한국경영자 총연합회와 같은 이익집단도 많다. 생존이 바빠 '그런 것이 내게 무슨 상관 있느냐'며 삶에 매몰된 서민들은 이렇게 복잡한 이익집단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계급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공익이나 사회정의를 구현하겠다고 나선 단체들은 노동조합이나 경영자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정경유착과 같은 정치적인 오염이 약자의 이익을 앗아간다며 나선 단체가 있는가 하면 환경오염이 인간의 생존의 터를 앗아간다고 주장하며 환경을 살려야 한다고 나선 단체도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작은 것에 분노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서 콩나물 값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은 자신의 소득의 20%가 넘는(2002년 조세부담률은22.7%)세금이 어떻게 씌여 지는 지에 대해서는 눈을 부릅뜨지 않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 헌정사상 전두환군사정권 때가 가장 민주적인 헌법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여부를 확인한 바는 없지만 아무리 법이나 제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도 그 사회의 구성원들의 의식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면 사회변혁은 불가능하다. 갑오개혁 때 신분제를 폐지했을 때 이를 반대했던 사람은 양반이 아닌 노비들이었다. 노비가 양반의 생각을 하는 한 우리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통치술이 있고 기득권의 이익에 기생하려는 곡학아세하는 학자가 있는 한 세상이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바보스러운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다. 착각은 자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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