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으면서 가슴 속 깊이 밀려오던 그런 감동같은 곽노현의 ‘징검다리교육감(메디치)’을 읽으면서 그런 감동과 공감으로 몇 번이고 책장을 덮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무너진 우리교육을 살릴 수 있는데... 감탄하며 읽었던 감동적인 책....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분이 우리 교육계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요, 축복이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교육계에는 교육관련 전문가도 많고 교육에 관련 책도 참 많습니다. 교육관료들, 교육학박사님들, 교장, 장학사, 교사들... 그렇게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있는데 왜 우리교육은 왜 날이 갈수록 이 모양인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어쩌다 출마한 교육감 후보들의 토론을 듣다 보면 답답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학교현장이나 교육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답답함 때문입니다. 스펙은 왜 그렇게 화려한지... 일류대학에 외국 유명대학의 학박사에 교육계에서 온갖 경ㄺ을 싸았던 분들이 정작 교육현실은 왜 그렇게 모를까 하는 답답함 때문이었습니다.
교육을 살린다고 큰소리치던 사람들이 지역교육의 수장이 됐지만 하나같이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런데 701일간 서울시교육감을 지낸 곽노현같은 사람이 있었다니...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감동한 이유는 대학에서 평생 살아 온 사람이 아니고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책의 전면을 흐르고 있는 그의 아이사랑과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그의 철학에 고대가 저절로 숙여졌습니다.
유권자들은 어떤 사람을 지역교육감을 선출할까?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 유명한 사람...? 고위공직을 맡았던 사람...? 그렇게 판단하고 지지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일수록 따지고 보면 속빈 강정입니다. 경력은 화려하지만 막상 몇 마디만 대화를 나눠보면 우리 교육이 왜 이 모양이 됐는지 금방 알 것 같습니다. 교사나 학부모들이 당하는 고통과 초·중·고등학교의 현실, 교육정책, 사학의 문제, 인권문제, 승진제도문제... 등등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교육 관료들에게 포위돼 자신의 신념도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그가 왜 교육감자리에서 중도하차 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타협을 거부하고 바른길을 가겠다는 사람. 신념을 굽히지 않고 외곬으로 살겠다는 사람에게는 적이 많습니다. 불과 701일간의 서울시교육감자리에서 그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교육을 시장판에 맡기겠다는 정부의 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그를 그 자리에 두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의 무서운 지지를 어떻게 감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그가 꿈꾸던 세상, 그가 실현하려 했던 학교는 어떤 학교였을까? 책머리에 ‘내가 물려받은 우리교육의 현실’에서 고백했듯이 우리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교육의 참담한 현실. 그 핵심을 가감없이 진단, 분석해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관료제의 병폐,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 승진제도의 문제점, 교육보다 행정중심의 학교체제, 관료주의에 의해 작동되는 교육현실...등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지적해 놓았습니다. 문제의 원인 분석이 잘못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필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이 책에 감동했던 첫 번째 이유는 우리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진단과 분석이 너무나 예리하고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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