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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학교폭력

교사의 체벌, 교육인가 폭력인가?

by 참교육 201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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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8사단에서 발생한 윤모 일병 구타 사망사건 소식을 듣고 있으면 몸서리가 친다. 자식을 키워 군대에 보내는 부모들은 이런 소식에 망연자실,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 지 한계를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몸서리가 쳐진다. 폭력얘기만 나오면 다시는 그런 사고 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철석같이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만이다.

 

 

군대만 그런데 아니다.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김해여고생 살인사건이며 지난 3월, 순천 모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담임교사의 체벌로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지는 사건 등 교사의 폭력도 몸서리가 친다. 교사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체벌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범죄행위에 가깝다. 또 인천 사립 O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학생의 눈에 살충제를 뿌린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학교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어도 학교는 아직도 인권 사각지대다. 보다 못한 서울시교육청이 이달부터 학교체벌을 전면금지했다. 체벌 금지 방침이 발표된 후 한켠에서는 “교권이 무너진다” “교육현장이 무법천지가 될 우려가 크다” “학생 탈선을 방관해 교실이 엉망이 될 것이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체벌이란 무엇인가?

체벌이란 교사가 물리적 도구나 손과 발 등 신체의 일부를 이용하여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체벌에는 도구 등을 사용하여 직접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직접체벌'과 언어폭력이나 ‘벌 청소’와 같이 도구 없이 간접적으로 학생에게 고통을 가하는 '간접체벌'도 있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체벌을 하는 이유가 뭘까? 말로는 학생들의 일탈행동을 교정하기 위해서라지만 내용을 보면 교사들의 인권의식부재나 감정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을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순치의 대상으로 보는 교육관이 교사들로 하여금 체벌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체벌 찬반논쟁은 교사의 인간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로마의 퀸틸리아누스는 “체벌은 인간의 교육에 적용한 방법이 아니라 노예교육에 적용한 방법‘이라고 했다. 목적이 선해도 과정이 나쁘면 결과도 선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나타나는 폭력사건을 보면서 지금까지 우리국민들은 폭력에 대해 얼마나 관대해 왔는가를 상기하게 된다.

 

학생인권조례나 교사의 체벌을 반대하면 교권이 무너진다고 펄쩍 뛰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학부모들이 학생지도의 방법으로 체벌을 용인하는 ‘사랑의 매 전달식’같은 웃지못할 쇼를 벌이기도 한다. 내 자식이 일류대학만 갈 수 있다면 그까짓 체벌정도야 감수하겠다는 왜곡된 자식사랑(?)이 폭력을 용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게 아닐까? 실제로 우리나라는 교육법이나 법원도 ‘불가피한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법에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하여야 한다.’(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 제7항)라고 명시해 ‘불가피한 경우’의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또 체벌이 사회문제가 돼 헌법소원을 했을 때 헌재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행해져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그런데 그 ‘불가피한 경우’가 무엇일까? 불기피한 경우 어용한다는 체벌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폭력을 행사할 줄 모른다고 한다. 폭력은 확대재생산 돼 오늘날 군대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학교에서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정당화하고(비록 불가피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수많은 폭력영화며 폭력게임 등 청소년들을 일상적으로 폭력을 경험하며 배우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체벌이 교육의 수단이 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가치내면화는 체벌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체벌을 용인하는 사회분위기와 교육을 순치로 착각하는 교사들의 인권의식의 부재가 우리사회를 폭력을 확대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집단의 규율에 순응하며 살아가기 위한 인간을 키우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체벌은 교육이유로도정당화 될 수 없다. 인권이 실종된 학교에 어떻게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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