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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학교폭력

학교 폭력대책, 아직도 학교폭력과의 전쟁인가?

by 참교육 201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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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 의심문자 감지 알림 서비스 운영 ▲ 청소년 경찰 학교 프로그램 ▲ 사이버 폭력, 언어폭력 맞춤형 대응 ▲ 학교전담경찰관 증원 ▲ 피해학생 보호 치유 지원 확대 ▲ 학생 상담 여건 개선 ▲ 부적절한 대처 관리 감독 강화 ▲ 학교폭력 유공교사 인센티브 확대」

 

 

어제 국무총리 주재로 범부처가 모여 박근혜 정부 출범 5개월 만에 발표한 ‘현장중심 학교폭력 대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자평하면서 내놓은 2014 현장중심 학교폭력대책이다.

 

<이미지 출처 : 교육부>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을 듣고 있노라면 정부는 학교폭력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착각은 자유라지만 학교폭력대책이 7개월 여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 자체가 웃기는 얘기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이렇게 현장의 요구와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시대착오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학교 현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학교폭력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사실이 이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상담 시간 확보, 전문상담인력 배치 등 가장 기초적인 요구조차도 반영되지 못한 정부의 재탕, 삼탕 학교폭력을 대책이라고 내놓아 불신감만 쌓이고 있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생상담 시간, 공동체 활동시간 확보를 위한 교원업무 정상화”가 절실하다는 것이 현장교사들의 요구다.

 

 

상담인력은 뒷전, 경찰 인력 2배 확대 등 사법 인력만 확충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얼마나 현장감각을 무시한 보여주기식 대책인가 살펴보자.

 

현재,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은 13.9%다. 학교 10곳 중 1곳에 불과한 셈이다. 초등학교는 0.1%, 중학교는 31.4%, 고등학교 25%다. 지난 해 정부는 학교폭력 전문상담교사를 집단 해고하고 실제로 한 명도 늘리지 않았다. 안행부, 기재부가 참여한 범부처 합동회의라는 말이 무색하게, 오늘 범정부 대책 안에는 안행부, 기재부 협의를 통해 120명을 증원하겠다고 한다. 120명은 전체 초중고의 1%에 그치는 숫자다. 전문상담교사는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고학력 유휴 학부모를 상담 자원봉사로 적극 유도하겠다는 대책은 돈 들이지 않고 확보하려는 꼼수로 비춰진다.

 

 

<이미지 출처 : 교육개발>

 

반면, 학교전담경찰관을 기존 1명당 17계교 체계에서 ‘14년까지 1명당 10개교 체계 수준으로 확대‧배치 등 경찰관 증가는 2배(13년 681명 -> 14년 1078명)다. 2013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예산 역시 학교 폭력 예산 중 60%이상인 7백억원을 배움터지킴이 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학교폭력대책에 있어 실효성에 확신이 가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나 전문상담사 확충은 뒷전이고, 실효성에 의심스러운 사법인력 확충과 CCTV 확대 등 감시 활동에 집중하는 것은 학교폭력대책을 교육부가 아닌 경찰청이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학교폭력 유공교사 인센티브 확대라는 대책은 또 어떤가?

 

작년, 학교별 40% 교원을 선별해 승진가산점 0.1점을 준 학교폭력 유공교원 제도에 대해 현장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범교육계의 폐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안에는 표창 수여, 해외연수 기회 부여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도록 했다. 학폭 승진가산점 제도는 아무런 긍정적 효과를 내지 못한 채, 학교 현장을 극심한 분열과 갈등만 불어올 뿐이다. 오히려 교사간 협력적인 학교폭력예방활동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학교에게는 학교구성원의 응집력을 깨고, 교사의 의욕을 꺽는 부작용만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의심문자를 감지해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학교폭력 의심문자 알림 서비스는 또 어떤가? 학교 폭력 의심 문자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욕설, 비방 단어만 들어가면 필터링해 문자 서비스를 학부모들에게 보내주고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은 학부모와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청소년들의 내밀한 사생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사이버폭력 발생 시 학교전담경찰관을 대화방에 초대하여 즉시 폭력상황에 개입하도록 하는 것은 경찰관을 초대한 학생들로 하여금 더 심각한 왕따를 당하게 할 우려가 있다. 따돌림 상황에 대한 설익은 대처가 따돌림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가고 싶은 학교, 배움이 즐거운 학교에서는 절대로 학교폭력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강제로 학교에 잡아 놓고 개성도 소질도 무시한 국영수 점수로 사람의 가치까지 서열 매겨 공개하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사라지고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학교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착각이다.

 

학생들의 자아존중감과 인권이 존중되고 국영수가 아닌 학교 싶은 공부를 하는 학교에 학교폭력이 난무할까? 원인은 덮어둔 채 통제와 감시감독으로 성과를 가시화하려는 폭력 대책으로는 오히려 학교 폭력이 은밀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정영 모른다는 말인가? 학교평가, 승진가산점, 포상 등 외적 보상을 통해 실적경쟁 유도하고 내려꽂기식 학교폭력 대책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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