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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이제 방학조차 경제논리로 풀겠다는 것인가?

by 참교육 201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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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지매하는 세상....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세상은 살만한 세상일까? 사람의 가치까지 경제적인 능력으로 계산하는 세상, 돈이 없으면 교육도, 병원도... 피선거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세상은 살맛나는 세상일까?


만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한다는 미다스 왕의 이야기처럼 신자유주의는 모든 가치의 기준은 돈이다.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은 돈벌이의 방해가 되는 규제는 악이요 판단의 기준은 경제성을 기준으로 선악이 분류된다.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보고와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열고 봄(5.1~11)과 가을(9.25~10.5)에 총 22일의 관광주간을 신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문체부는 관광수입을 늘리기 위해 현행 방학기간을 방학의 날짜만 쪼갠 ‘단기 방학 기간’을 신설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지출처 : 아이엠피터>

 

돈벌이가 되는 일이라면 그게 교육적인지 아니면 맞벌이 부모들에게 불편은 없는지 확인부터 해야 한다. 그러나 문체부의 단기방학 방침은 학교가 처한 여러 가지 현실을 외면한 채 오직 관광내수 확대만을 위한 졸속적인 계획을 내놓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더구나 관련부처인 교육부와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청와대에 보고한 이번 조치는 돈벌이를 위해 학생들까지 들러리를 세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문체부에서 거론하고 있는 단기방학은 이미 교육부가 ‘방학분산제’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이 방학분산제는 혁신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학교구성원들의 긴밀한 토론과 합의를 통해 봄·가을 방학(계절 방학)을 운영하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올해부터 각 시도교육청이 일정수의 시범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을 경제논리로 보는 7차교육과정은 교육이 돈이라는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수요자중심의 교육이라는 시장논리는 이제 교육부문까지 깊숙이 침투 학교를 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박근혜정부 들어 철도·의료·교육·가스에 이르기까지 민영화를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월, 정부가 내놓은 투자활성화 대책은 코레일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강행하고 의료와 교육 분야까지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아이엠피터>


의료분야의 경우 의료법인의 자회사를 통한 영리사업을 허용하고 법인약국 설립을 가능하게 하는가 하면 교육분야는 외국계 교육법인의 이윤 해외송금도 허용하고 국제학교는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줄 수 있도록 했는가 하면,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방학을 이용해 영어캠프를 열수 있게 됐다.


박근혜 정부가 2세 교육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관광특수를 위해 단기방학을 강제하기 보다는 봄·가을 방학(계절방학)이 교육적으로 정착되기 위한 환경 조성부터 해야 한다. 계절방학을 도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은 수업시수와 수업일수를 OECD 수준(180~185일) 으로 낮추고 여름·겨울방학을 줄이지 않고 재량휴일의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수업시수부터 현실화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계절방학이 아이들의 신체리듬과 교육과정의 흐름 속에 배치될 수 있도록 교사들의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을 확대하는 제도적 개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단기방학이 학원특수로 흡수되지 않도록 부모들의 휴가일을 맞추고, 지역사회와 학교 내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계절방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계절방학의 시행여부와 시기 등을 학교구성원의 토론과 합의로 이루어져야 한다. 효율적인 방학은 정부가 시기와 시행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학교가 자발성과 필요성에 따라 기획하고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논리가 교육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 학교의 방학이 교육적인 방학이 되기 위해서는 수업시수를 비롯한 수업일수의 축소와 맞벌이 부모의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관련부처와의 조율도 없이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까지 무시해가면서 오직 관광내수 확대만을 위한 문체부의 ‘봄(5.1~11)과 가을(9.25~10.5) 단기방학계획’은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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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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