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MBC>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러고서야 부끄러워 어떻게 국제사회에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 일본에 빌린 총알 얘기다. 정부는 뒤늦게 남수단 한빛부대의 일본 자위대 탄약 지원과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를 직접 거명하면서 "이런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일본의 행태를 통해서 어떠한 군사교류가 가능할지 되묻고 싶다며 빌린 실탄을 되돌려 주겠단다.
여기서 정부 말대로 유엔을 통해 실탄을 빌렸는지 직접 구걸했는지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무리 전투병으로 파견한 것은 아니더라도 전쟁지역에 군인을 보내면서 병력보호를 위해 비상 총알도 없이 빈총으로 군인을 전장에 보낼 수 있다는 말인가?
박근혜 정부는 지난 10월,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에 파병된 제1진의 임무교대를 위해 제2진(280명)을 ‘사실상의 비무장’ 상태로 보냈다. 제1진이 그동안 남수단에서 활동을 했으며,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상황분석도 없이 “만일의 사태에 대한 일체의 고려도 없이 실탄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고 ‘사실상의 빈총’만 들고 보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지구촌 365일>
남수단이 어떤 나라인가? 남수단은 '울지마 톤즈'로 알려진 고이태석신부가 의료 봉사를 하던 나라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국가다. 아프리카가 유럽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한 18세기부터 영국과 이집트의 지배를 받던 수단은 1956년 독립을 하였지만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아랍계 무슬림이 장악한 북부와 기독교, 토착종교를 믿는 흑인들이 사는 남부가 반목하다 200만명 이상의 희생을 내며 내전을 치렀던 나라다.
2005년 유엔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어 2011년 1월 남수단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98%의 지지를 얻어 지난 7월 남수단 공화국"(The Republic of South Sudan)으로 분리 독립했다. 남수단은 193번째 유엔회원국이 돼 7월 14일 유엔본부에 남수단 국기가 게양 되었다.
군부대 파견이 어디 아이들의 병정놀이인가? 내전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나라에 군대를 파견했다가 장병들의 생명이 위협받게 돼자 허겁지겁 일본군에 손을 내민 것은 나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수치다. 괘심하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울고 싶은 아이에게 뺨때린 격이랄까? 평화헌법을 뜯어고쳐 무장을 하고 싶어 안달을 하던 일본에게 우리정부의 탄알구걸사건은 일본에게 무기수출 3원칙을 백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아이엠피터님의 블로그>
일본은 1968년 헌법 해석을 통해 "국제법상 집단적 자위권을 보유하지만 현행 헌법 9조에 따라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방위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이 1946년 11월에 공포한 헌법 9조, 이른바 평화헌법은 승전국인 미국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영원히 제거하기 위해 전쟁과 무력사용 및 전투력 보유를 금지한 것이 주요 골자인데, 일본은 최근 평화헌법을 개정, 무력 사용 제한을 없애 집단적 자위권의 용인을 목표로 하는 우경화 노선을 취해 오고 있다.
잘못한 일이 있으면 책임자를 처벌하든지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국방부 대변인이란 자는 “인생을 살면서 확률이 1%인 상황도 있고 0.1%일 때도 있는데 어떻게 다 대비하면서 사느냐”며 오히려 기고만장이다. 일본은 우리와 상호군수지원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로서 탄약을 지원받음으로써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의 명분을 세워준 꼴이 됐다. 더욱 황당한 건 일본의 우경화 전략에 힘을 실어주면서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빼놓지 않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한빛부대 실탄 차입 사건은 적당히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일본군으로부터 무기·탄약을 제공받음으로써 일본 우경화의 길을 열어준 정부의 책임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시급히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일본을 상대로 벌이는 이 유치찬란한 꼴불견을 언제까지 변명만 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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