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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자료/철학

철학 가르치지 않는 학교, 철학 없는 사회...

by 참교육 201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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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철학과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경쟁력이 없는 철학과를 계속 존치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경남대학은 ‘신입생 모집 실적이 부진하거나 등록률이 70~80% 미만인 학과는 오래 전부터 학과 폐지를 논의해 왔다고 한다.

 

이러한 학교 측의 방침에 대해 ‘경남대 철학과폐지 비상대책위원회’는 대시민 호소문을 내고 "사람은 힘을 합쳐 '사회'라는 공동체를 만들었고, 사회 안에서 함께 행복하기 위해 수많은 학문이 생겼다"며 "학과 폐지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999~2011년 사이 인문계열 학과의 수가 평균 20%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폐합의 대상이 된 인문계열 학과들 즉, 철학, 사학, 각종 어학과들이 처한 비관적 상황은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군대를 갔다 오니 학과가 없어져있었다는 학생의 하소연, 비인기 학과는 학교의 홀대로 “교수 임용을 포기하고 요리사를 하며 책이나 쓰고 싶다”는 인문학 강사도 있다.

 

학문이 시장원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인문학과 순수 기초과목 폐강 속출, 경영학과 취업 관련 과목 학생 몰림 현상이 최근 신학기마다 각 대학에서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철학은 홀대 받아도 좋은 교양과목일 뿐일까? 취직 관련 전공이나 학과는 날로 그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철학이란 대학에서 교양과목 점수를 채우기 위한 학문정도로 취급받는 현실에서는 취업과 무관한 학문에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관(史觀)없는 역사, 신관(神觀)없는 종교, 철학(哲學)없는 인생은 살맛나는 삶일까? 독재자나 자본에 예속된 종교지도자들은 민중이 각성되는 걸 가장 싫어한다. 실제로 이승만이나 박정희를 비롯한 독재자들은 국민들의 머릿속에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가질까봐 가장 두려워 했다.

 

실제로 그 시절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기는커녕 윤리과목에 몇몇 철학자 이름을 넣어 ‘너 자신을 알라’느니 ‘눈물 없는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느니 하며 그런 게 마치 철학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르치기도 했다.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체제 수호라는 명분으로 관념론 철학이 철학의 전부라고 호도해 유물철학은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철학 없는 삶은 방황이요, 인생의 황무지다. 목적지 없는 경기에서 우승이 무의미하듯 철학 없는 인생은 무지와 부끄러운 삶을 자초한다. 철학을 가르쳐 주지 않은 사회에서 그 사회구성원들은 이성이 아닌 힘의 논리가, 정의가 아닌 상업주의 논리가 지배하는 막가파 사회로 바뀐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지도자들의 삶을 보면 그렇다. 국가에서 기장 많은 시혜를 받은 지식인들이 자신의 성공이 자신이 똑똑해서 출세하고 대접 받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사회적 지위로 얻은 정보를 자신의 사익을 위해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오만과 후안무치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부모와 나, 민족과 나, 역사와 현실을 인식하는 안목도 없이 감각적으로 좋은 것이 선이라는 사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자본의 논리가 사회지표나 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민주주의를 배우면서도 민주의식은 없고, 노동자로 살면서도 노동자 의식도 없고, 역사를 배우지만 역사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본주의에 살면서도 자본주의 윤리도 모르는 사람들로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향락과 감각이 지배하는 황량한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안목도 그렇다. 변화와 연관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지 못하고 감각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날이 갈수록 이기적이고 퇴폐적인 독선이 지배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철학은 정말 배우지 않아도... 몰라도 괜찮은 학문일까?

 

내가 누군지, 왜 소중한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내 부모, 내 이웃, 내 민족이 왜 소중한지, 더불어 살아가면서 내가 지켜야할 것, 해서는 안되는 일,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인지, 왜 사는지.... 이런것을 모르고 감각적으로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내가 좋은 것이,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행복한 삶일까? 

 

과거가 부끄러운 사람들 때문에...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 때문에... 신(神)을 팔아 자신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종교지도자들 때문에.... 권력을 도둑질한 독재자들 때문에... 나라의 주인이 바보가 되는 철학 없는 사회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미지출처 : 구글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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