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나와 스스로 생각하는 나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토론하겠습니다.”

 

“저는 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어른들을 뵐 때는 나도 모르게 착한 척을 합니다.”

 

“남들은 저보고 털털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제가 좀 뒤끝이 있습니다.”

 

“집이나 혼자 있을 때는 스스럼없이 행동하는데, 친구들을 만날 때는 관계 맺기가 어려워 가식적이 됩니다.”

 

경향신문이 소개한 ‘경기 성남시 이우중학교 1학년 반짝반 철학수업시간’에 오간 대화다. 경향신문은 경기도 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철학수업을 이우중학교 신아연선생님이 수업을 소개 했다.

 

경기도에서는 철학시간을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 ‘더불어 나누는 철학’이란 교재로 일주일에 4시간 수업하고 있다. 철학교과서는 ▲학교는 왜 다녀야하나요? ▲왕따는 왜 안돼요? ▲행복한 학교가 있긴 한가요? ▲잘난 친구를 보면 왜 미울까요? ▲어른처럼 사랑하면 안돼요? ▲가족은 꼭 화목해야 하나요? ▲게임이 꼭 나쁜가요? ▲욕하면 왜 안돼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좀 튀면 안 되나요? ▲왜 사람 차별 하나고요? ▲왜 태어났을까요? ▲내 꿈은 무엇일까요? 등 13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해 8월 전국 최초로 중학교 철학교과서 '더불어 나누는 철학'을 개발했고 교과서는 △선택과목 개설, △다른 교과와 통합교육,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해 중학교 음악교과서를, 올해에는 고등학교 음악ㆍ수학ㆍ철학 교과서를 개발해 전국에 보급할 계획이다.

 

학교는 왜 철학을 가르치지 않을까?

 

대학을 졸업한 사람에게 철학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고개를 흔든다. 듣기는 많이 들어 본 소린데 한마디로 정리해서 대답을 못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철학’하면 소크라테스니 아리스토텔레스, 니체나 헤겔이라는 철학자들 이름이나 그들이 한 말 몇마디는 생각이 나지만 꼭 꼬집어 ‘이것이 철학이다’라고 말하지 못한다.

 

 

철학을 배우지 못했으니 철학이 뭔지 알리 가 없다. 경기도 교육청이 올해부터 중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걸 보면 철학이 왜 필요한지 왜 배워야 하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왜 태어났을까?’, ‘학교에 왜 다녀야 하나?’,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이런 걸 가르치고 있다.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세상을 모르는데 어떻게 사는 지 어느 것이 좋은 지, 어느 것이 옳은 지 분별을 못하는데... 어떻게 사회의 우등생이 되겟는가?

 

철학이란 생각하기다.

 

아무리 돈(지식)이 많은 사람이라도 시장(인생)에 가서 어떤 것이 영양가가 있는지, 몸에 좋은 식자잰지 구별(판단)하지 못한다면 현명한 주부가 아니다. 내가 아무리 박학다식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런 지식을 어떻게 사용할지 모른다면 지혜로운 사람도 고매한 인격자도 되지 못한다.

 

나는 누구인가?(자아관), 왜 태어났을까?(인생관) ‘학교에 왜 다녀야 하나?(교육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경제관)’... 이런 게 철학이다. 행복이 무엇인가(행복관), 남자란 무엇인가(남성관), 종교란 무엇인가(종교관), 국가란 무엇인가(국가관), 돈이란 무엇인가(경제관).... 이런 모든 걸 가치관이라고도 하고 신념이라고도 하는 세계관이요, 세계관이 곧 철학이다.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이며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을 분별할 수 있는 판단의 기준, 능력이 곧 철학이다. 오늘날 왕따며 학교폭력이란 무엇인가? 인권이 무엇인지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그 좋은 대학, 첨단 학문을 배운 지식인들이, 화려한 스팩을 쌓은 분들이 왜 인격적인 파탄자,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짓을 했을까? 그것은 지식은 많지만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배웠지만 나와 무관한 사실만 암기하고, 도덕을 배웠지만 시험을 위해 필요한 지식만 암기해 시험이 끝나면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학교는 왜 철학을 가르치지 않았을까?

 

식민지시대 일본인들이 한국 사람들에게 교육을 한 이유는 우민화(愚民化)를 위해서다. 식민지 백성인 한국 사람들이 똑똑해지면 신민지의 부당성에 대항해 저항하려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교육을 통해 저항의식을 마비시키고 체념과 열등의식을 갖게 만들 필요를 느꼈기 때문에 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해방 후 독재정권은 어떠했을까?

 

민주주의에서 주권자가 비판의식과 민주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독재자가 설 곳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독재자들이 시작한 게 식민지 일본이 해 오던 우민화교육을 답습한 것이다. 철학을 가르칠 수 없었던 이유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군사정권을 지나면서 우민화교육도 모자라 3S 정책까지 도입했다.

 

철학을 가르치면 독재자는 파멸이다. 독재자들, 친일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교육은 철학이 없는 교육, 비판의식과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우민화교육이다. 진보교육감인 경기도 교육감이 철학을 가르치겠다는 이유는 민주시민을 기르겠다는 교육적인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철학교육을 반대하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똑똑해지면 설 곳을 잃어버릴 과거가 꾸린 정치인들이다.

 

철학이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옳고 그른 걸 분별할 줄도,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을 분별할 줄도 모르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철학이 없는 공부는 시험을 위해 암기하는 관념적인 지식뿐이다. 경기도에서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내일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이 아니라 철학을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하고 가장 많이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핵심이요,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교육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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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