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활동의 기본 설계도’인 교육과정을 모르고 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그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교사는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무지해서는 아닐테고 게을러서...? 사실은 교육과정을 알아서 스스로 교육을 설계할 필요도 없거니와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알아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모르고 운행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마찬가지로 교사가 ‘교육활동의 기본 설계도’인 교육과정을 모르고 교육을 한다는 것은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모르고 운행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사랑하는 자녀에게 설계도도 없이 교육을 하고 있는 이 황당한 현실을 학부모들은 알기나 할까?
거짓말 같은 사실!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모르는 이 기막힌 현실이 대한민국 학교교육의 현실이다.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교사는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육과정에는 ‘교육을 통해 기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 내고자 하는 인간상과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상이 분명해야 한다. 둘째는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발달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 는 목표설정이나 교육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구성할 수 있다.
현행교육과정에 명시된 학교가 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일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 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익인간’, ‘민주시민’,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에 이바지’라는 표현으로 ‘교육이 지향해야할 인간상’이나 ‘사회상’을 파악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교사들이 몇이나 될까?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 중점을 두어야 할 정서적 발달의 목표가 무엇인지, 중학교의 발달 목표인 개념적 사고의 형성이나 고등학교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적 성장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교육과정은 교과별로 쉬운 지식부터 어려운 지식 순으로 학년에 따라 배치했을 뿐이다. 결국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따로 공부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일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교육과정을 사들은 교과용 교사지침서의 안내에 따라 교수-학습내용을 재구성해 진도에 맞춰나가면 그만이다.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모르는 것은 교사들 잘못이 아니다. 교사들이 알아야할 것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실제로 지배하는 대학입시다.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알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는 그것이 것이면 선이요, 그렇지 않으면 악이다.
현직교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풀이요, 시험 준비가 곧 교육과정이다. 성적이 교육목표가 된 학교에서 교사들이 할 일이란 교과서 내용을 암기하기 쉽게 내용을 요약하고 도식화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을 골라내는 능력을 최대화시키는 일이다.
문제풀이가 학습활동의 모든 것이 되는 교실에서는 아이들은 엄청남 양의 지식을 배우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잊어버린다. 이러한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지적발달이나 정서와 의지, 체력단련의 기회를 빼앗아가는 반교육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진도 나가기-일제식 평가’ 이것이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의 전부다. 개성이나 소질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개별상담이나 진로에 대한 지도는 엄두도 못낸다. 입시준비를 하는 교실에서 교사는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모든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학생들이 어떤 상태인지 관찰하고 판단해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엄청난 양의 교과서 분량과 높은 난이도... 정해진 기간 안에 진도를 나가야 하는 부담. 지나치게 많은 학급당 학생 수... 결국 학습결손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돌볼 여유도 없이 아이들은 하나 둘, 수업을 포기하게 된다.
실패자를 양산하는 교육과정. 그 뒤에는 입시라는 괴물이 버티고 앉아 있다. 교육과정을 몰라도 교과서 암기만 시키는 교육으로 성적이 뒤진 아이들은 나날이 실패를 경험하게 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질까 불안해 하며 살고 있다. 교육은 없고 시험이 교육과정을 지배하는 이 기막힌 비극을 학교는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이 자료는 교육혁명공동행동위원회의 '대한민국교육혁명'을 참고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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