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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육칼럼

제주도 수학여행, 관광인가 수학(修學)인가?

by 참교육 201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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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되기 바쁘게 학교마다 수학여행계획에 분주하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는지 학교마다 제주도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지로 선택하는 이유가 뭘까? 언젠가 제주도에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생에게 물었다.

 

“제주도 여행가서 뭘 배웠니?, 어떤 곳이 특별히 인상적이었니?”

“제주의 쪽빛바다와 올렛길, 정방폭포며 한라산의....!”

“그런 건 영상으로 봐도 다 있는데...! 왜 하필 돈 들여 아까운 시간 내 고생하면서 그기까지 가서 봐야하지?”

“그건...??? ”

 

제주에 다녀 온 학생이라면 당연히 4·3에 대한 얘기부터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관광객의 구경거리식의 여행이라니.....!

“혹시 제주도 여행 중에 4·3에 대해 들어 본 얘기라도 있느냐?”고 했더니

“4·3이 뭐예요?”하고 되물었다.

 

 

(가) 학교에서 배우고 익히며 학습한 내용을 현장학습을 통하여 확인하고 감상하는 산교육 경험을 갖는다.

(나) 사진과 지도로만 보던 아름다운 국토의 자연과 나날이 발전하는 국토의 참모습을 통하여 국토애를 갖는다.

(다) 조상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긍지를 높이고 다른 고장들의 지리 풍속 등을 살피어 배움의 폭을 넓힌다.

(라) 질서를 지키고 인화 협동하는 공동생활을 통하여 상호간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실제의 체험을 갖는다.

(마) 올바른 여행 자세와 방법을 익혀 문화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한다.

(바)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마련하고 내일의 보람을 위해 희망적인 꿈을 키운다.

 

 

어떤 학교에서 계획한 수학여행 목적이다. 이 정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수학여행이라면 교실에서 배우는 것 보다 백배 천배 낫다. 그런데 왜 제주도에 다녀와서 4·3도 모르고 돌아왔을까? ‘4·3제주항쟁’이 무엇인가?

 

 

 

제주도민의 3분의 일 혹은 3만명이 미군과 국군, 경찰의 총에 억울하게 숨져간 비극의 땅. 현기영의 ‘순이 삼촌’이나 이산하의 ‘한라산’이라는 시한편이라도 읽어보고 다녀 온 수학여행이라면 남다른 수학(修學)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역사의 아픔을 외면하고 제주도를 관광여행하고 다녀오는 수학여행, 과연 수학(修學)이라 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에 여행의 목적이나 일정, 경비 그리고 사전답사계획까지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해 통과시켜야 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사는 시행착오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 그런데 소풍이며 수학여행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다 보면 목적 따로 행사 따로다. 시행 후 결과평가는 더더욱 없다.

 

소풍이나 수학여행만 이런 게 아니다. 계기수업은 또 어떤가? 학교에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계기 수업은 없다. 일제식민지 잔재인 애국조례 때 교장이 몇마디 하는 게 계기교육(契機敎育)의 전부다. 수업시간이나 조·종례 시간에 전교조교사들이 몇마디 하면 신경을 곤두세운다.

 

 

 

수업시간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3·1절이나 4·19, 혹은 5·16이나 5·18에 대해 물어보면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학생들 잘못이 아니다. 시험 점수 몇 점으로 인생의 승패를 좌우하는 현실에서 그런 게 대술리 없다. 어떤 단체에서 통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초·중·고생 40%는 통일 안 돼도 그만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통일을 하면 북한이 가난하기 때문에 우리가 손해를 보기 때문이란다.

 

오늘의 내가 여기 살아 있다는 것은 우연일까?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 내가 먹고 입고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선조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요, 노동과 투쟁의 댓가다. 역사의식이란 조상들에 대한 부채의식이요, 예의다.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함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학문이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역사의식, 민주의식, 시민의식, 권리의식이 없는 인간을 양성하는 게 어떻게 민주시민교육인가? 교육을 받아도 나를 찾지 못하는 방랑자를 만드는 교육, 교육의 목적이 출세하고 재산을 늘리고 유명인사가 되기 위해서라면 그런 교육으로 어떻게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낼 수 있는가?

 

 * 이미지 출처:다음이미지 검색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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