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정책

반값 등록금, 근본적인 해법 아니다

by 참교육 2011. 5. 29.
반응형

‘유서대신 대출서류와 복권을 남기고 자살한 대학생’ 기사를 보며 우리는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학업·취업 등의 문제를 포함한 신변비관으로 자살하는 대학(원)생 수는 2008년 332명, 2009년 268명에 달한다.(경찰청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제공한 최근 5년간의 대학생 자살 통계) 한 해 200~300명의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모든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부는 뒷전이고 아르바이트도 모자라 휴학과 자퇴를 밥 먹듯이 하는가 하면, 졸업 후에는 등록금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한다. 등록금 1000만원에 주거비와 생활비, 취업 준비를 위한 학원비 등을 합치면 연간 2000만~3000만원이 드는 현실을 비관하고 자살하는 대학생을 언제까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까?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대학을 다니겠다는 이유가 뭘까? 지난 2000년 중학 졸업 학력자 임금의 1.45배였던 대졸 이상 학력자의 임금이 2008년 1.83배로 벌어졌다.

대졸 직원의 월급이 100일 경우 전문대졸 82.4, 고졸 76.4, 중졸 이하 56이었다. 저임금층(시급 기준)의 비중도 중졸 이하는 72.9%로 4명중 3명이 저임금층에 속해 있다.

능력이 아니라 대학졸업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대학졸업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임금뿐만 아니다. 취업이며 승진이며 결혼에 이르기 까지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사람대접 받는 풍토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은 인생의 필수과정이다.

대학 진학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수준인 82%나 되는 나라. 미국 60-70%, 일본 50%, 유럽 선진국 40-50%를 앞지르고 있는 게 우리의 실정이다.

그런데 정말 이해 못할 일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입학만 하면 전공분야의 학문탐구가 아니라 공무원시험이나 고시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대학의 존립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대학 전공과 일자리 불일치는 사회적 자원의 낭비뿐만 아니라 인재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대학에 입학만 하면 전공과 상관없이 공무원이나 고시준비를 하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등록금은 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가? 1987년 노태우대통령은 정당성이 없는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내놓은 6·29선언으로 대학등록금이 자율화에 슬쩍 끼워 넣었다.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양심 없는 대학이 졸업장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부터는 해마다 11.8%, 15.5%, 16.2%, 13.5%, 14.6%, 13.7%,,,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는 미친 등록금. 교육과학부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등록금이 800만원이 넘는 대학이 작년 34개 학교에서 올해 50개로 늘었으며, 1000만원이 넘는 대학이 무려 13개 학교다.

지난 10년간 소비자 물가는 36.8% 인상됐는데 사립대 등록금은 70.1%나 올랐다. 2011년 우리나라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가 443만원, 사립대가 768만원이다. 의학계열은 각각 718만원과 1048만원에 달한다. 물가승률을 웃도는 대학등록금 인상의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언제든지 무상으로 교육을 할 수 있는데 나라도 많은데 우리는 왜 못할까?


등록금 반값공약이 정치권에서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새로 한나라당 대표로 당선된 항우여의원이 지난 4·27보선 패배를 의식한 내년 총선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반값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약을 지킬 약속은 하지 않고 ‘하위 50%까지만 차등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해 고통 받는 대학생을 또다시 기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값등록금 공약은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대학법인화라는 또 다른 기만 카드까지 준비하고 있다. 대학이 졸업장 장사가 아니리 학문의 전당이 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무엇일까? 젊은이들의 목숨까지 빼앗아 가는 미친 등록금...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무상교육을 위한 거국적인 논의를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