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은 애국자이면 4·19는...?
영화 <건국 전쟁> 관람을 마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승만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분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며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고,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승만이 애국자이면 4·19는...
이승만이 누군가. 신채호 선생은 상해임시정부에서 이승만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지만, 이승만은 없는 나라를 팔아먹으려 한다”고 성토하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결별했다. 상해 임시정부 대통령직에서 탄핵당한 사람.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하고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사람이 이승만이다. 제주 4·3항쟁이 일어나자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며 일어난 여·순항쟁을 토벌하고 미군정과 함께 무고한 제주 시민 2만 5,000∼3만명을 학살한 장본인이 이승만이다.
좌익 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결성한 보도연맹에 가입한 시민을 공식적으로 4934명~120만명에 이르는 양심수를 재판없이 학살한 한국형 제노사이드 범죄자가 이승만이다. 6·25전쟁으로 국군이 후퇴하자 “국군이 북진 중이니 안심하라”고 방송하고 한강다리를 폭파해 피란민 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6·25전쟁 중인 1952년 부산 임시수도에서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에서 발췌개헌, 1954년 영구집권을 위해 사사오입 개헌안을 통과시킨 장본인이다.
1950년 7월 14일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해산된 유엔사령관 맥아더에게 전시군사작전권을 이양해 군사주권을 포기했다. 이승만은 대통령이 된 후 일제가 폐기 처분한 치안유지법을 이름만 바꿔 부활시킨 국가보안법으로 일체의 통일활동이나 민주화활동을 하지 못하게 주권자 입에 재갈을 물리고 정적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비판세력을 제거한 희대의 독재자이다. 부정선거로 종신 대통령을 획책하다 국민의 저항으로 4·19혁명이 발발하자 하와이로 도망가서 죽은 후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
■ 21세기 최악의 불평등조약은 칭송하고...
한동훈 위원장이 한미상호방위조약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했지만,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저자 고승우 박사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야말로 21세기 최악의 불평등조약”이라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주권국가 한국의 국가 위상을 훼손하고 미국의 무리한 동북아 정책 추진의 빌미가 되어 중국이 한-미 동맹의 약한 고리인 한국에 ‘사드 제재’와 같은 행위를 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결정하고, 우리는 따른다”는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는 군사주권, 정치주권, 경제주권, 사법 주권, 환경 주권을 빼앗겨 미국에 종속된 채로 70년을 살아왔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런 불평등조약인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라니.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읽어보기라도 했는가. 휴전협정 후 두 달여 만에 한국과 미국간에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체결 1년 뒤 정식 동맹관계가 됐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주권을 장악하며 한국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조약의 제6조는 어느 한 당사국이 상대 당사국에 1년 전에 미리 폐기 통고하기 이전까지 무기한 유효하다고 돼 있다.
학동훈 위원장은 이승만의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니. 광복과 더불어 민주의식과 평등의식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혼란이 적지 않던 때에 일본인 소유농지였던 29만1000㏊의 귀속농지 처리 등 농지제도의 개혁이 요청되자 북한의 농지개혁은 ‘무상몰수 무상분배’이었지만 이승만은 ‘유상몰수 유산분배’였다. 왜놈들에게 농지를 빼앗기고 한에 차 있는 농민들에게 남북의 농지개혁 중 어떤 개혁을 더 지지했겠는가. 이런 농지개혁을 두고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뀌었다’니.... 도대체 한동훈 위원장은 현대사를 배우기라도 했는가.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 인사들의 <건국 전쟁> 관람 후기를 보면 다큐멘터리와 픽션조차 구별 못하는 수준이다. 그래서일까. ‘홍범도 지우기’와 ‘이승만 국부만들기’,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을 선정했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3·15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가 4·19 시민혁명으로 쫓겨난 독재자. 유신헌법을 만들어 영구집권을 꿈꾸다 부하의 손에 최후를 마친 독재자. 3당 합당으로 6월항쟁의 열망을 배신한 변절자를 따라 배우겠다는 국민의힘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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