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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이야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인은 자본인가 사람인가?

by 참교육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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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애들을 안 낳았을 것입니다. 함께 촛불든 애들 볼 낯이 없습니다...

피켓팅할 때 귀 시리지마라고 딸이 떠준 귀돌이를 하고 오늘도 거리로 나왔습니다. 시민분들이 눈인사와 두 주먹 불끈하며 힘주시더니 따뜻한 음료를 사서 건네주시고 가십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분합니다, 화가 납니다,”

 

 

페친이며 여고 제자인 박명자가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이다. 일하다 죽어도 기업이 벌받지 않는 나라. 노동자의 목숨값이 천5백~2천만원이면 되는 나라, 노동자를 보호하라!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기어이 기업의 입맛에 다 맞춰 제정된... 그냥 '중대재해 처벌(?)법'인 나라....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지난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여 숨진 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관련자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당시 원청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그것도 1월 27일 효력이 발생하는 때를 맞춰 보란 듯이 내린 선고다.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가)’을 제정하겠다는 대선후보들의 화려한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정의당을 제외한 유력후보들은 이렇다 할 반응 한마디조차 없다.

 

<실종된 '민주공화국'을 찾습니다>

민주주의란 ‘모든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갖고, 그 권리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행사하는 체제’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존엄하다’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본가치로 자유와 평등이 보장하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노동을 천시하고 노동자는 일하다 죽어도 예사로 아는 세상이 됐을까?

 

노동자 사망 등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경영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법이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체 사업체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약 80%인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만 약 300만명이다. 여기에서 전체 산재 사망자의 약 30%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을 중대재해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3년 동안 적용을 유예한 법이 자본 친화적인 중대재해법이다.

 

중대재해법은 산재가 발생한 사업장의 사업주를 모두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보건 조치를 어긴 위법한 산재가 발생한 경우에만 문제 삼는 처벌 수위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경영책임자는 '징역 1년 이상, 벌금 10억원 이하',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원안보다 대거 후퇴한 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친재벌법으로 1년에 약 2천명, 하루 평균 5~6명씩 일하다 죽는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피해자는 있어도 가해자는 무죄...?>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석탄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고 김용균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원청 전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그것도 1월 2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효력이 발생하기 바쁘게 보란 듯이 내린 선고다. 이를 두고 정의당 심상정대선후보는 “아무리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해도 차오르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사람이 죽어도 죄가 되지 않는 나라, 사람 목숨 값이 2500만원인 나라. 이게 어떻게 나라냐”며 절규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이번 재판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무너졌다. 이번 판결이 마치 정의인 것 마냥 떠들고 있는 재판부나 기업인들이나 모두 한 통 속이 아닌가....” 김용균씨의 어머니의 좌절과 분노가 어디 김용균씨 어머님만의 절규일까? 헌법에 보장된 법앞에 평등한 나라는 실종되고 노동자는 일하다 죽어도 목숨값 몇푼이면 끝난다는 인식은 차별금지법조차 국회 앞에 멈춰 서 있다. 자라서 노동자가 될 청소년들에게 학교는 헌법 32조, 33조도 근로기준법도 가르치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재벌이 된 언론은 자본의 시각으로 세상을 비춰 주고 있어 노동자가 될 청소년들조차 자본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 아이를 낳은 엄마가 출산을 후회하는 나라, 노동을 천시하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교사가 부끄러운 나라에 민주주의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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