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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학생

무리한 온라인 개학을 우려한다

by 참교육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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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책이 다 그렇지만 특히 교육정책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람을 사람답게 길러내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교육부가 세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든 코르나 때문에 고심 끝에 내놓은 개학이 온라인 개학이다. 4월9일부터 고3·중3 ‘온라인 개학’, 16일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3학년은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20일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치원은 유아의 발달 단계,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특성, 감염 통제 가능성과 개학 준비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원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문을 열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학부모 및 유치원을 대상으로 개정 누리과정과 연계한 놀이 지원 자료 등을 안내하겠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유은혜장관은 “개학일이 확정됨에 따라 2021학년도 수능을 12월 3일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온라인개학방침을 들으면 교육부장관이 초·중등교육 현장경험이 있었다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만큼 학생들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성급한 결정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수업일수 걱정 때문인가는 몰라도 이후 벌어질 혼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이번 결정으로 닥쳐 올 혼란이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제 3자가 보기에도 민망하고 딱하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 165개국의 학교가 휴업 중이며, 전 세계 학생의 87퍼센트인 15억 명의 학생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유은혜장관이 밝혔다. 그는 “전시에도 천막학교를 운영한 대한민국 교육 70년 역사상 현 상황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한국은 IT 강국이며 스마트기기 보급률과 정보통신능력이 높고,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역량 있는 교사와 헌신적 전문가 45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감염병 장기화에 대비해 미래 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원격 교육을 과감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온라인 개학 배경을 설명했다.

필자는 지난 29일 ‘교육부의 원격수업 구상은 탁상공론이다라는 글에서 원격수업의 열악한 조건과 인터넷환경에 상업성, 그리고 학생들의 판단 부족에 대해 지적한바 있다.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N번방 조주빈의 범죄행각에서 보듯 청소년을 유혹하는 온갖 음란물의 홍수다. 특히 유튜브에서 늘려 있는 음란물은 조주빈의 범죄행위를 비웃고 있다. 보호자가 곁에서 지켜주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마우스를 맡겨둔다는 것은 상업적인 광고와 음란물의 유혹에 어떻게 휘말려들지 생각해 본일이 있는가?


- 온라인 개학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


<학생들의 입장에서...>

조손가정에 살면서 집에 컴퓨터도 없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특히 한글초차 잘 모르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온라인개학을 하면 누가 안내 해 줄 것인가? 교육부는 온라인 사각지대에 놓일 한 부모 가정, 조손가정,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없다. 컴퓨터도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는 농어촌과 시골 아이들.... 정부에서는 “학교별로 중위소득 50% 이하의 학생들에게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피시(PC), 태블릿피시나 스마트폰 등의 스마트기기를 지급하거나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충분한 물량을 단시간에 공급해 수업에 차질이 없이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그 정도가 아니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주의집중을 시켜가며 수업을 진행해야 가능한 저학년의 경우 보호자도 없는 가정에서 PC앞에 5~6시간을 앉혀놓고 계속 집중된 수업할 수 있을까? 더구나 컴퓨터를 활용해 보지 못한 학생들이 어떻게 혼자서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겠는가? 대응능력이 없는 초등학생들의 경우 선생님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널려 있는 유해 음란물... 이성에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의 경우 유튜브에 널려 있는 포르노성 유해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또 시력저하나 전자파 등 학생들의 건강문제는 고려한 판단인가?



<학부모입장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 기준 유배우 가구 1224만 5천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67만 5천 가구로 46.3%에 달했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맞벌이 가구 비중은 40~49세가 54.2%로 가장 높았고, 50~64세 50.5%, 30~39세 49.9% 순이었다. 고등학생의 경우 학교에서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과담임선생님이 깨워도 깨워도 잠만 자는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집중해 입시문제풀이를 할 수 있다고 믿는가. 청소년이 집에서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할 것이라는 부모들 마음은 안절부절이다. N번방 조주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곁에서 기족이 지켜보지 않은 상황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어떻게 수업에 집중할 것인가?

<교사들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교사들의 수업부담이다. 모든 여건이 마련된 교실에서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라포(rapport)가 형성된 교실에서 하는 수업과 카메라 앞에서 처음해야 하는 온라인 수업부담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망막하다. 모든 교사가 스마트폰 기기에 능숙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더구나 부모 앞에서 공개하는 수업이나 마찬가지인 온라인 수업은 그야말로 공개수업이다. 방송에 출연해 본 사람은 한 시간의 수업을 준비하려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안다. 더구나 초등학교의 경우 모든 교과를 혼자서 루 6~7시간을 매일 준비한다는 부담을 교육부는 알고 있을까?

더구나 고 1, 중 1, 초 1학년은 입학만 했지 학생의 얼굴도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올해 첫발령을 받은 교사들도 있다. 이들이 얼굴도 모르는 학생들 앞에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수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시 교육부는 모든 교사들이 교육방송에서 방송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문제풀이를 하는 교사들처럼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교육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삶을 안내하는 일이다. 지식만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세계를 멈추게 한 코르나는 전지에 준하는 비상사태다. 교육부가 아이들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수업을 못하면 큰일 날 것처럼 걱정하는 교육부 온라인 수업의 부정적인 효과와 후유증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한 결정인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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