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분단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모순은 친일잔재를 청산하지 못한데서 연유한다.’ 아마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우리는 오늘날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등 수많은 과거의 진실을 밝히려는 단체들의 시계는 거기서 멈춰 서 있다. 가해자들이 오늘날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진화해 좀비 노릇을 하는지를 밝히지 못한채....
나는 오늘날 태극기부대들의 집회를 보면 이승만정권시대 서북청년회가 떠오른다. 일제강점기시절, 독립운동가들을 잡아 고문했던 자들, 북한에서 쫓겨난 기독교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서북청년회는 이승만의 장기집권을 위한 암살, 테러, 학살에 부역한 자들이다. 제주 4,3항쟁과 여순항쟁, 대구 10, 1항쟁, 부마항쟁, 3,15의거, 4,19혁명, 5,18광주항쟁을 비롯한 역사의 고비마다 등장해 독재와 유신 광주학살...에 동참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테러범이요 암살자였지만 점차 권력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가 기득권세력으로 진화한다.
‘이제 서로 용서하고 화합하자’고 한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들이 하는 소리다. 분열과 대립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화합의 시대를 열자고 동서고속도로를 88올림픽을 유치하기도 했다. 누가 화합을 싫어하겠는가? 그러나 피해자는 그 악몽과 같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나서서 용서하고 화합하자고 한다. 한 세기가 가깝도록 피해자들은 지식과 남편을 잃고 혹은 그 때의 상처로 아직도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연좌제로 자식들은 물론 친척들까지 취업조차 못하고 빨갱이로 몰려 손가락질 당하면 살아 왔는데.... 진상조사도 하지 않은 채 이대로 덮고 용서하고 화훼 하자고 한다.
수십만명의 무고한 민초들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마들이 더러는 대통령이 되기도 하고 국회의원이 되기도 하고 재벌이 되기도 하고, 판검사로, 학자로, 의사로, 변호사로, 종교지도자로... 기득권 세력이 되어 떵떵거리고 살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용서하고 화합하면 누가 좋아할까? 이런들 엇더며 져런들 엇더료/만수산(萬壽山) 드렁칡이 얼거진들 엇더리/우리도 이치 얼거져 백년(百年)지 누리리라.... 고려왕조를 뒤엎고 만고충신 정몽주를 비롯한 사육신과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차지한 권력.. 그들은 ‘양반은 씨가 따로 있다’.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 ‘팔자는 타고 나는 것’...이라며 민중을 개돼지 취급하며 살고 있다.
나는 가끔 “신이 정말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한다. ‘신이 정말 있다면 사람을 파리 목숨처럼 죽이고 본인은 물론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도록 가만 두고 보고만 있을까’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에서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참혹한 짓을 한 사람들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고 사는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옳다고 믿기에 정의의 편에 섰던 사람들... 그들은 대대로 가시밭길을 걸으며 짓밟히고 살지 않는가? 그 수많은 피해자들은 왜 아직도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사는가? 그들의 입을 막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침묵하는 언론인들... 기득권 세력에 편입돼 그들과 한 패거리가 된 학살의 후예들... 사북청년단은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라 태극기부대로 부활하고 있다. 거대한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군산복합체, 군수마피아, 기레기 언론들의 지지와 후원을 받으면서.... 언론이 해야할 일들을 하지 않아 답답한 힘업도 영향력도 없는 무명의 블로거가 며칠간 기획해 포스팅을 했던 연재물이다.
1. 이승만이 만든 대한민국
2. 여·순사건은 항쟁인가 반란인가?
3. 한경직목사가 만든 서북청년회를 아십니까
4. ‘빨갱이=악마’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된다
5.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대구 10·1사건
질곡의 역사, 거꾸로 기록된 역사를 배우는 청소년들...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가 애써 그들의 잔악상과 부역자들의 죄상을 밝히는 동안 가해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부활하고 진화해 기득권세력으로 천사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으로, 미래 무슨당으로, 태극기부대로, 관변단체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고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공급하고, TV를 켜면 친숙하게 만나는 아나운서로, 드라마의 탤런트로, 무슨 전문가로, 교육자로, 의사로, 교수로, 박사로 언론인으로, 총선 후보자로... 변신해 우리 생활속에 친근한 이웃이 되어 있는 것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짝사랑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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