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저는 오마이스에 '수능은 자격고사제로 바뀌어야' 라는 글을 썼던 일이 있다. 이 글을 쓴 후 15년이 지나 이제 촛불정부가 자격고사제로 바꾸겠다고 나섰다. 기득권집단이 된 그들... 사회 곳곳에 벌을 만들어 누리던 기득권이 얼마나 큰 저항과 반발을 거쳐야 가능할까?
‘인간 사고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취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던 아인슈타인. 그의 어린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인슈타인은 SBS에서 매주 수요일 방영되는 영재발굴단에 나오는 영재 같았을까? 아인슈타인 어머니 파울리네의 말을 들어 보면 아인슈타인은 ‘어릴 때 말을 배울 때도 힘겹게 배우더니, 말을 할 때도 한참을 뜸들였다가 입을 여었다고 한다. 생각을 할 때도, 배우는 것도 뭐든지 느릿느릿. 파울리네는 사랑스러운 아들이 혹시 저능아가 아닌지, 말을 영영 못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염려가 했었다.
좀 더 자라서 학교 수업 시간에도 그는 전혀 특별한 재능을 발휘되지 못했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고, 계산력도 뛰어나지 못했으므로, 수학도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선생님들이 아인슈타인을 ‘평범한 아이’로 판단한 했다.
17살 때 독일에서 꽤 유명한 학교로 이름이 난 예비학교인 루이스폴트 김나지움에서 그는 학교를 박차고 뛰어나와 버렸다. 그가 자퇴해 버린 이유는 엄격하고, 획일화된 수업 방식에 거부감도 있었지만 그리스어를 가르쳤던 그의 담임선생님은 그의 부실한 숙제를 보고 “더 이상 내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인슈타인에게 ‘장래에 쓸모 있는 인물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학창시절을 우리나라처럼 국·영·수 시험문제 풀이로 세월을 보냈었다면 ‘블랙홀과 우주의 움직임에서부터 핵무기, 원자력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놀라운 발견’을 해 당시 과학을 지배했던 뉴턴의 이론을 뒤엎을 수 있었을까? 천재를 알아볼 수 없는 부모에게 태어난 천재, 그런 천재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없는 교사를 만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가 우리나라에서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면 그런 천재성이 발휘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자폐증과 같은 뇌기능 장애를 가진 사람의 천재성을 보고 놀라곤 한다. 그들은 정말 장애인일까? 혹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천채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제도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오진은 아닐까? 현대과학이 그들을 발달지체가 어쩌고 하면서 문제아(?) 취급을 하고 있지만 ‘두 귀를가진 토끼가 귀 하나 토끼 마을에서 병신 취급’하는 일은 아닐까? 뉴턴의 운동법칙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광선이 직선이 아닌 곡선 여행을 한다는 내용의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부정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 교육자 중에서 가장 잔인한 학자를 찾으라면 아마 수학능력고사라는 정책을 입안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수많은 폭력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람을 기억의 량으로 전국의 수십만 학생을 한 줄로 서열을 매기는 잔인한 수능이 아니었을까? 이제 촛불대통령 시대를 맞아 그 잔인한 수능이 이름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리는...’ 자격고사제로 바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전교조를 비롯해 벌써 15년 전 수능을 ‘자격고사제’로 바꾸자고 목소리를 놓였던 일이 있다. 이제 무너진 학교를 살리는 ‘학교가 공부하는 곳’. ‘공교육 정상화’가 가능해 질까? 그러나 수능의 작겨고사제 앞에는 거대한 저항의 벽이 가로 놓여 있다. 서열로 만들어 진 기득권 집단의 저항이 만만하게 자리를 비켜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뚤어지고 뒤틀린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수고가 없다면 어떻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겠는가?
2002.01.05 07:43 김용택(kyongtt)
수능고사제도가 바뀐 첫해의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새로운 수능개편안이 발표됐다. 지난 연말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체제개편안’은 수험생의 특기나 적성을 존중해 수능 응시과목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능이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획일적인 서열을 매기던 방식에서 수험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공부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현행 수능고사와 다른 특색이다. 그러나 새 수능개편안은 시행이 불투명한 7차 교육과정을 전제로 한 안으로 현실을 무시한 이상적인 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새 수능개편안이 발표되자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반대 성명을 내고 새 수능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수능개편안은 각 대학들이 전형자료로 활용하겠다고 지목한 특정과목의 선택을 집중적으로 출제하기 때문에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제 교과목이 심화 선택과목 중심으로 집중되면 결과적으로 수능의 난이도를 높여 사교육비 부담의 가중은 물론 대학과 고등학교의 서열화를 부추기게 될 것이다.
수학능력고사란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시행취지와 달리 전국의 수험생을 한 줄로 세워 일류대학의 입학자격을 부여하는 선발고사로 변질된 것이다.
더구나 현장에서 적용과 시행이 어렵다는 고교 선택교과제 등 7차 교육과정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위해 도입된 새 수능개편안은 고교 교육을 더욱 혼란으로 몰아 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능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어·영어·수학은 기본으로 하고 과학탐구·사회탐구·직업탐구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영·수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피하게 된다.
수능은 수험생이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판정하는 자격고사제로 바뀌어야 한다. 대학의 학생 선발에 맞추려고 고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아선 안 된다. 고등학교가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대학의 눈치를 보는 한 고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현행입시보다 약간 전향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정상화에 역행하는 개정을 반복한다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일류대학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하는 어떤 입시제도의 도입도 교육정상화에 기여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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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구매 -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클릭하시면 구매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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