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입니다.
▷ 우리에게 놀이는 숨쉬기입니다. ▷ 우리의 놀 권리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 우리의 놀 권리를 돌려주세요.
2015년 발표한 대한민국 '어린이 놀 권리선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요? 보건복지부는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지난 2015년 5년간 예산 4조5000억원이 투입해 어린이의 놀이와 여가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놀권리 헌장’을 제정해 아동 놀이정책을 수립했습니다. 이 놀권리 헌장에는 「▲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다 ▲ 어린이는 차별 없이 놀이 지원을 받아야 한다 ▲ 어린이는 놀 터와 놀 시간을 누려야 한다 ▲ 어린이는 다양한 놀이를 경험해야 한다 ▲ 가정, 학교, 지역사회는 놀이에 대한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아이들이 놀권리헌장에 명시한 대로 놀고 있을까요? 헌장이 선포된지 2년 지났지만 어린이들의 놀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어른들은 여전히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어른이 못된 미완성의 존재로 인식하고 아이들이 놀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OECD 31개국의 '아동청소년'(18세 미만) 자살률 통계를 보면 10년 넘게 1위입니다.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보건위원회는 한길리서치 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초등학교 5~6학 년과 중·고교생 23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이 51.9%나 됐다고 합니다. 자살을 생각하게 된 동기는 학업성적이 19.9%로 가장 많았고 친구관계 12.5%, 부모님께 야단맞아서 9.9%, 가정형편이나 가족관 계 9.1%, 호기심 2.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전체 응답자의 17.7%가 ‘최근 3년 내에 죽는 것만이 문제해결의 대안이라고 생각할 만큼 심각한 고민이 있었다’고 답변했습니다.
놀이를 빼앗기고 학교와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돌 듯이 살아가는 아이들... 무엇이 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런 삶을 살아야 할까요? 그것은 정부의 교육정책이 공공성이 아니라 상품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진보교육감이 등장한 후 9시 등교가 도입되고 새 정부 출범 후 이제 일제고사를 없애겠다고 합니다. 성적지상주의 일류대학을 두고 청소년들의 삶의 질이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국 사교육천국이 된 현실에서 일류대학을 향한 어머니들의 지극정성(?)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선행학습이며 인성교육, 심지어 자소서까지 학원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유치원에서는 지식교육을 거의 시키지 않고 놀이중심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비가 오나 눈이 오는 날이나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쉬는 시간에는 맘껏 쉬고 뛰놀아야 정서가 안정되고 집중력도 생긴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궂은 날씨에도 아이들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장화와 우비는 학생 수만큼 준비해 놓는다고 합니다.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 뛰어 놀게 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눈싸움이나 썰매타기로 옷이 젖으면 말릴 수 있도록 옷을 말리는 건조실이 있고 개인용 썰매와 옷장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협력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59㎡에서 14시간을 보냅니다. 수능과목이 아닌 체육, 음악, 미술(예체능계는 다르다)은 기타과목으로 취급해 운동부족으로 성인병을 앓고 있는 친구도 많습니다. 시간이 나면 스마트폰에 빠져 놀이시간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이가 ‘잠자는 동안 낮에 새로 얻은 정보를 임시로 저장해 두었다가 잠을 자면서 기억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잠자는 시간을 줄여 학원으로 내몰아 공부만 잘하면 소원이 없다는 엄마들... 낮에 한 공부가 밤에 자는 동안 기억으로 완성되지만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 낮에 한 공부가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이들을 학원으로 학원으로 내 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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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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