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독교 신자인가? 누가 내게 물으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사실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예수교 장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해 기독교 감리교 권사직분까지 받고 초등부 부장, 청년부부장을 지내다 개종, 천주교에서 견진 성사까지 받았다. 그런 내가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고 대답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전두환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9월 30일 신라호텔에서 1,300여 명의 각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대통령취임 축하 조찬기도회를 통하여 한국기독교는 다시 한번 전두환을 축복해 주었다-출처 : 길목>
1989년. 나는 지금도 그 때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민주화의 바람이 온통 나라를 뒤흔들던 그때를.... 79년 10·26사태로 박정희가 그의 심복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자, 전두환을 비롯한 정치군인들이 제 2의 쿠데타인 12·12를 일으켰다. 쿠데타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광주항쟁으로 진압하고 등장한 전두환정권. 이를 지지한 세력들 중 ‘대통령을 위한 조찬 기도’를 주도한 단체가 기독교다.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이 집권한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니..? 그렇다면 그들의 손에 죽어간 사람은 무엇인가?
그들이 말한다. ‘권력은 위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느니라’라고... 이런 주장은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정당화하고, 유신시대는 유신을 찬양, 지지하고, 전두환이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집권한 정권조차 하느님의 뜻이라며 조찬기도회를 통해 축복했다.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런게 기독교라면 나는 차라리 기독교를 버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어떻게 불의를 찬양하고 살인집단에게 꼬리를 흔드는 종교가 하느님의 뜻일 될 수 있는가?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처럼 하라’는 사랑의 하느님이 어떻게 나라를 빼앗은 철천지 원수 왜놈들의 ‘황국신민’이 되어야 하고, 그들을 위해 총알받이가 되라고 목청을 높이고, 어린 처녀들을 정신대에 나가라고 할 수 있는가? 주권을 도둑질한 박정희를 위해 하느님의 축복을 빌고 백주에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을 위한 기도를 바칠 수 있는가?
그래서 나는 기독교를 버렸다. 그런 교회에는 예수도 사랑도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마침 전교조에 가입해 활동하던 나를 못마땅해 빌미를 찾고 있던 교장이 장로였던 교회에서 몇차례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제명 당하고... 그 후 개종을 한 이유는 아내의 뇌수술과 회복과정에서 붙잡은 게 천주교였으니 아내의 간절한 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천주교로 개종...그리고는 이름만 붙어 있는 교인이다.
<이미지 출쳐 : 민중의 소리, 휴심정>
‘예수냐 바울이냐’ 문동환 목사님이 졸수(卒壽)에 책을 냈다는 소식이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내가 맘 속에 품고 있던 의문이 제목만 봐도 채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삼인출판사가 펴낸 이 책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게는 충격이다. 모르긴 하지만 아마 보수적인 고려신학을 비롯한 근본주의 교파에서는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지 않을까? 문목사의 표현을 빌리면 생전에 예수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바울이 신약 27권 중 13권을 썼다니 예수님의 가르침이 그대로 전해 졌을까?
책 제목을 보고 내가 느낀 생각은 기독교가 왜 이 모양(?)이 됐는지 알만하다, 기독교가 바울교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로마지배하의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은 위로부터 나지 않은 이 없다’는 바울의 변절 덕분이 아니었을까? 하긴 종교개혁이라는 이름이 붙은 후 개신교는 자본주의와 공생관계를 맺으면부터 그런 개연성을 안고 있었다. 공유사상의 예수정신이 사유사상의 자본주의와 동거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가 아니라 바울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가?
예수는 누군가? 신인가, 인간인가? 예수가 누군가를 탐구하는 게 신학이다. 신을 믿는 사람들은 신학없이 성경이나 불경만 보고 빠지다보면 샤머니즘이나 구복신앙으로 흐르게 된다. 종교가 생겨난 이유는 죽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 종교가 죽음이 아니라 이승에서 축복받고 즐기기 위해 전능한 신에게 빌면 복을 얻는다는 기복으로 흐르게 됐다.
예수가 신인가 인간인가를 놓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이 등장한다. 근본주의자들은 성서의 일점 일획도 하느님의 뜻으로 기록돼 달리해석할 수 없다면서 귀에 걸면 귀거리 코에 걸면 코거리를 만들어 놓는다. 이웃사랑하기를 네 몸처럼..하라고 가르치고, 왼뺨을 치거든 오른뺨도 내놓아라는 가르침이 없다면 기독교가 다른 구복신앙과 다를 게 무엇인가? 신을 팔아 이승의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인간들에 의해 기독교는 피의 역사를 만들어 놓았다.
예수를 닮지 않은 기독교는 가짜다. 사랑이 없는 교회,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처럼 하지 않는 교괴는 가짜다. 권력의 비위나 맞추고 불의한 부를 쌓아 가난한 사름들을 착취하는 교회에는 예수가 없다. 부를 쌓아 문을 잠그고 재물을 땅에 쌓아두는 교회에 어떻게 하느님이 함께 하리라고 생각하는가? 권력화한 예수는 진짜가 아니다. 사랑이 없는 예수는 가짜다. 잔인한 예수, 살상과 억압과 소외와 소름끼치는 전쟁이나 부추기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불의와 동거하는 무리들과 함께 하는 예수라면 그런 예수는 가짜다. 선과 악이 빛과 어둠이, 밤과 낯이 어떻게 동거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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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아이들은 아직도 9명이나 차디찬 바다속에 잠겨 있는데 정부가, 우리가, 내가 한 일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진상규명....!
정부는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있는가? 마지 못해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 시행령에는 조사대상자가 참여하게 만들어 놓았다. 유가족들은 삭발로 울분을 토하고 부모된 사람들은 가슴을 치지만 대통령은 마이동풍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두고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남미로 떠났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살리겠다는 경제' 그 경제로 누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세월호 참사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게 숨져간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길이요 제 2, 제 3의의 세월호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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