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글을 쓰기 시작한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다. 학교에 재직하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보면서 허공에 대고 소리치듯 끌쩍거리기 시작한게 신문에 칼럼이나 사설도 쓰고 홈페이지며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쓰기도 하고 그러다 그런 글들을 출판해 보겠다는 출판사가 있어 책도 내고.... 이제 내글을 소개하면서 ‘교육칼럼리스트’라는 호칭까지 받게 됐다.
<지난 4월 18일 국립세종 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있었던 세종시 교육청 학생 기자 교육>
그런데 내가 쓴 글을 보고 ‘너무 과격하다’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노골적으로 ‘왜 그렇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느냐’고 충고까지 한다. 워낙 자주 듣는 말이라 듣고 흘리기도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한다. ‘나는 나쁜 사람인가? 남을 못살게 하기 위해서 악의적으로 남을 헐뜯기 위해서 글을 쓰는가? 그런 글을 쓰서 반사 이익을 얻기라도 했는가?... 이런 자문자답을 해 보고는 나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과격하다는 말을 듣는 글을 쓸까? 몇 십년 전 나는 마산의 모 여고에서 근무한 일이 있었다. 처음가서 반찬이 너무 좋아 위탁급식을 하는 사장이 이렇게 반찬을 잘해주고 남는게 있을까 하며 좋아했던 일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의 밥을 배식하는 배식구와 선생님밥을 배식하는 곳이 달랐고 반찬도 교사는 5~6가지, 학생은 서너가지 밖에 되지 않는 형편없는 반찬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교사와 학생의 식대가 같다는 것을 한참 뒤에야 알았다. 이런 현상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던 것이다. 선생님들 중에는 그런게 보기 싫어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고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대부분늬 선생님들은 아무 생각없이 그런 배식에 만족하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보다 못해 학생들의 배식구 앞에 줄을 서서 밥을 먹어보고는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밥을 먹은지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배가 고플 정도여서 한참 먹성이 좋은 아이들이 이런 급식을 참고 있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 교장실로 찾아갔다.
“어떻게 같은 식대를 내고 교사와 학생들의 급식이 그렇게 차이가 날 수 있습니까?”
따지듯이 물었다.
“선생님들 고생 하시는데 다른 복지혜택도 못해 드리는데 그 정도를 가지고 뭘 그러십니까?”
어이가 없었다. 모른채 하고 있으면 될텐데 왜 긁어서 부스름을 내느냐는 투다. 교장선생님의 집에서는 맛있는 것, 좋은 반찬이 나오면 자기보다 딸에게 먼저 먹이고 싶지 않을까? 내 딸이 아니기에 남의 딸 반찬을 뺏아 먹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그것도 교육자라면서...
선생님들의 복지를 걱정하면서 학생들이 낸 식대로 교사들이 뺏아 먹는 파렴치가 괜찮다는 말인가? 그동안 수많은 학부모나 외부 인사들까지 다녀갔지만 그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교장선생님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학생들과 똑같은 반찬을 먹도록 하면 학생들의 반찬이 좋아질텐데 학생들 반찬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선생님들에게 입막음을 위해 몇가지 반찬을 더 주는 야비한 장사속을 방치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섰지만 교장선생님은 막무가내였다.
<이미지 출처 : 급식 네트워크>
어쩔 수 없이 전교조 조합원선생님들과 의논해 학생과 교사의 반찬을 똑같이 할 것인가? 아니면 교사와 학생들의 식대를 다르게 받을 것인가...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결국 선생님들에게 설문지를 내고 다수결로 결정하자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ㅇㄴ타깝게도 전체 직원회에서 설문조사 결과 선생님들의 식대를 500원 올리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식대 500원으로 학생과 교사가 다른 반찬을 먹는 것을 정당화 하겠다는 면죄부를 준 것이다.
좋은 반찬을 못먹게 된 선생님들이 나를 얼마나 미워했을까? 교무실 구석구석에서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골적으로 싫은 얼굴을 하는 교사들도 있었다. 그들 중에는 내게 격려해 주는 선생님도 있었다. 어두운 시절 이야기다. 이런 얘기를 나는 우회적으로 글을 썼다. 내가 쓴 글이 왜 부정적이냐고 할 것인가? 이런 일을 모른체 하거나 침묵하면 긍정적이고 글로 쓰면 부정적인가? 그 후 이 학교는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바꿨다. 물론 학생들의 급식은 훨씬 좋아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내가 그런 부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런 부끄러운 일상은 훨씬 더 오래 계속되었을 것이다.
좋은 게 좋다거나 갑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글쟁이가 할 일이 아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철학이 없으면 안 된다. 내가 욕을 먹어도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그 일을 마다 하지않아야 한다. 글쓰는 사람들... 그것은 기자든 블로거든 방송인이든 그런 신념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직업인일 뿐이다. 앞으로도 나는 '부정적인 사람'이기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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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아이들은 아직도 9명이나 차디찬 바다속에 잠겨 있는데 정부가, 우리가, 내가 한 일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진상규명....!
정부는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있는가? 마지 못해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 시행령에는 조사대상자가 참여하게 만들어 놓았다. 유가족들은 삭발로 울분을 토하고 부모된 사람들은 가슴을 치지만 대통령은 마이동풍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두고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남미로 떠났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살리겠다는 경제' 그 경제로 누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세월호 참사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게 숨져간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길이요 제 2, 제 3의의 세월호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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