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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경기도 교육감 또 사고 쳤다, “수석교사들도 수업하라”

by 참교육 201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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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언제라도 수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연합뉴스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 17일 ‘교장·교감도 수업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해 교장들의 반발을 받고 있는 터다. 교총을 비롯한 보수적인 교장 수업방침에 반발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또 수석 교사들도 수업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한국유초중등수석교사회는 교육감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은 수석교사제란 "처음 만들 때부터 이상한 제도로 위헌요소가 있다"며 “교실에 들어가지 않는 교사는 교사가 아니다”라면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금까지 수석교사들이 적게 하던 수업은 정원 외로 뽑은 기간제교사가 메워왔지만 수석교사들이 수업을 하면 평교사의 절반인 수석교사의 수업시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첫 발령을 받은 1969년 때의 일이다. 교무실 입구에 있는 교사들의 신발장이 교장 교감, 주임교사, 교사... 이런 순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교사들 신발도 호봉 순으로 차례대로 배치 신임교사는 제일 아래쪽에 넣도록 만들어져 있었으며 교무실 좌석 배치도 호봉이 배정되어 있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교육법 제 75조에 “교사는 교장의 명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는 조항에 따라 학교는 군대를 방불케 하는 교장왕국이 시절이 있었다. 많은 교사들이 아직도 승진 병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교사들의 하늘인 교장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은 북한군도 겁낸다는 교실에 수업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학부모들에게 평가를 받는 공개수업이며 공문 처리하러 학교에 가는 지 학생들 가르치러 가는지 모르겠다는 푸념까지 나오는 학교에 교사들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날이 갈수록 수업을 하기 힘든 교실. 이 전쟁에서 벗어나는 길(?)이 승진에 있다는 걸 영특한 교사들이 모를 리 없다. 여기다 수석교사들이 적게 하는 수업까지 맡아야 하는 교사들의 수업이 질 높은 수업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외에 다른 나라도 교장, 교감이 되면 수업을 하지 않을까? 승진점수가 필요해 연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두 달씩 교실을 비우고, 50대 후반의 원로 교사가 교감 승진을 앞두고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섬으로 벽지로 떠도는 풍경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승진 점수를 얻기 위해 교장에게 종속당하고 금품을 바치는 등 일부 교사들의 부끄러운 행동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부끄러운 관행은 세계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경험이 많고 연륜이 쌓인 교장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은 왜 아들 같고, 손자 같은 제자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기를 기피하는 것일까?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면서 자신의 교수 기술을 확산시키는 업무를 맡은 수석 교사라면 먼저 솔선수범해 더 많은 수업을 하고 교사들에게 공개해 모범을 보여야할 텐데 수업을 하라는 교육감의 방침에 펄펄 뛰며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 용인일보-수석교사 배움 나누기>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는 참 이상한 계급제도가 존재한다. 장학관을 비롯한 교육전문직과 교장, 교감, 장학사, 수석교사, 부장교사, 평교사..... 등등 이런 계급 아닌 계급으로 학교는 아직도 계급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기피하고 승진이라는 이름으로 교장이나 장학사, 교감이 되면 수업을 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유능한 사람으로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며 대접까지 받는다.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교사가 존중받아야 할 학교에는 유능한 교사(?)는 수업을 하지 않고, 무능한 교사(?)들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의사들은 병원장의 자격이 따로 없다. 검사나 판사도 검사장이나 대법원장 자격이 따로 없다. 그런데 왜 교사들은 교감 자격증이 따로 있어야 하고 교장 자격이 다로 있어야 하는가? 그 자격증 하나를 따기 위해 사랑하는 아이들을 대상화시키는 일은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잔인하지 않은가? “교실에 들어가지 않는 교사는 교사가 아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말씀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다. 기득권을 누리는 교장 교감, 수석교사도 할 말이 있겠지. 당신도 억울하면 승진하고 출세하라고... 그렇지만 사랑하는 아이들 곁에서 그들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싶은 교사들은 교장이나 교감 자격증보다 더 소중한 보람을 느끼고 산다는 것을 그들은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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