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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학교급식

칼로리만 계산하는 학교급식, 문제 있다

by 참교육 201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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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2개월 동안 시내 모 중학교에서 학교지킴이를 하면서 학교에서 점심을 먹었던 일이 있다. 대장암으로 채식습관으로 바뀐 나에게는 학교급식 메뉴가 놀랍고도 고통스러웠다. 거의 매일같이 나오는 고기반찬...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는 육식반찬에 질리고 말았다. 이런 음식으로 과연 아이들의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을까?

 

 

 

월요일 목살수육, 화요일 등뼈 감자탕, 수요일 육개장, 목요일 순대 떡뽁이, 금요일 대구포전... 인터넷에 떠도는 어느 중학교의 식단표다. 어떤 달에는 월요일 닭다리 조림, 화요일은 돈가스, 수요일은 돼지고기 장, 목요일은 닭살감자조림 금요일은 오리 불고기다. 이런 식단을 보는 부모들의 반응은 어떨까? 내 아이가 학교에서 제공되는 급식이 우리 집보다 훨씬 더 잘 먹으니까 만족해 할까?

 

이 학교뿐만 아니다. ·중학교 학교급식을 보면 대부분 육식중심이다. 하루도 고기반찬이 빠지는 날이 없다. 아이들이 좋은 반찬을 먹이는데 토를 달자는 얘기가 아니다. 어릴 때 식습관은 평생동안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학교급식의 목적이 식습관의 개선균형 있는 식단의 제공이 아닌가? 

 

아동비만의 심각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동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지방간, 관절 등의 성인병적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범람하는 패스트푸드 그리고 저질 수입 농산물, 그리고 육식중심의 식습관이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피자와 같은 고칼로리, 고지방 음식으로 아이들의 비만을 불러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5~17세 남아 가운데 비만을 포함한 과체중 비율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OECD 평균 23%보다 높은 셈이며 조사대상 40개국 중 12위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성인의 비만율이 40개국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은 데 비해 남자 아동과 청소년의 비만율은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아동·청소년 비만 중 60%는 성인 비만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다.

 

공중파의 음식소개가 도를 넘고 있다. 무슨 맛 집이 그렇게 많은지 그것도 날이면 날마다 고기집 타령이다. 방송 3사와 종편이 맛집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도 모자라 해산물을 비롯해 국적불명의 육식들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돋우고 있다. 배가 고플 때쯤 이 프로그램을 보면 당장 달려가고 싶을 정도다. 여기다 맛집 블로거도 한 술 더 뜬다. 무슨 맛집이 그렇게 많은 지 방송이나 블로거가 소개하는 인스턴트식품이나 고깃집은 다 맛집이다.

 

학교급식 얘기를 하다 한참 옆길로 빠졌다. 생활수준의 향상은 가정의 식습관까지 바꿔놓고 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파파이스, 피자헛,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가 판을 치고 있다. 이러한 음식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아니 그런 건 관심도 없다. 우선 맛있게 먹고 보자는 투다. 운동부족에다 이런 음식에 길들여지고 있는 아이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시작한 게 학교급식 아닌가?

 

 

학교급식이 학생들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칠 생각은 않고 학생들이 좋아 하는 고칼로리 음식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급식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이 채식중심의 반찬은 밥을 잘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들의 식습관을 바꾸자고 시작한 급식이 아이들 입맛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급식은 교육이다. 예의가 없는 아이들에게 바른 예법을 가르치듯 학교는 잘못된 식습관을 고쳐줄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 수천억의 예산을 투입해 학교급식을 하자는 게 아닌가?

 

학부모의 기호에 맞추려면 학교가 급식을 할 이유가 없다. 그렇잖아도 정부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학교급식예산을 삭감하겠다지 않은가학교급식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학교급식이 끼니 때우기가 아니라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식습관을 개선해 주지 못하는 학교급식이라면 학교급식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아이들에게 비만을 조장해 성인병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육식에 길들이는 학교급식이라면 학교급식을 할 이유가 없다.

 

학교에는 각지역 교육청이 제시하는 표준식단이라는 게 있다. 그 표준의 기준이 무엇일까? 표준 메뉴가 어떤 근거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표준이 식생활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지는 의문이다. 학교에는 영양교사가 있고 영양사가 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학교급식을 식습관보다 칼로리만 계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은 아이들의 비만을 걱정할 때다. 비만을 예방하고 식습관을 바꿔 줄 식단 마련없이 칼로리 계산은 재고 되어야 한다. 철학 없는 학교급식은 아이들의 비만을 부추기고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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