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잘나가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이 있었다. ‘신분사회, 가부장 중심의 문화군자의 논리, 혈연적 폐쇄성, 남존여비, 가족중심주의, 스승의 권위를 강조...’하는 공자시대 유습극복을 강조한 책이다. 이러한 전근대적인 유습은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깊숙히 잔존하고 있다. 명절문화가 그렇고 제사를 비롯한 관혼장제문화가 그렇다. 이러한 전근대적인 유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필요한 상업주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모과>

대학진학율이 90%라고 한다. 대학은 나와야 사람 대접받을 수 있다는 가치관 때문이다. 살아가는데 대학 졸업은 필수적인 요건인가? 대학을 나와야 우대받는 사회. 사람의 됨됨이나 능력이 아니라 대학을 나와야 취업도 결혼도 가능한 사회는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공자의 유습처럼 우리사회에는 연고주의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에 학벌이 피부색깔처럼 평생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건이 되고 있다. 학연은 직장생활에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우리사회 깊숙이 잔존하고 있는 학연과 혈연지연과 같은 전근대적인 유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아이 한명이 대학까지 졸업하는데 드는 비용이 3억이라고 한다. 이렇게 투자(?)해 졸업하면 원하는 세상이 열리는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졸업한 전국 552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555142명의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59.3% 정도가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69.1%), 연세대(64.2%), 서울대 졸업자의 취업율은 59.8%. 대졸자가 반드시 고졸자보다 근무능력이 뛰어날까?

 

전국 323개대학(전문대학졸업자 포함)에서 매년 46만명씩 쏟아지는 대학졸업자... 대학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은 50% 남짓하다. SKY 입학이 내 인생의 목포처럼 된 사회... 대학을 졸업만 하면 금방 세상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히지만 현실은 개인이 원하는 만큼 신기루가 아니다. SKY를 졸업했지만 취업하지 못한 3~40% 그리고 대학졸업장을 들고 취업도 되지 않는 현실 앞에 부딪히면 무슨 생각을 할까?

 

연고주의 사회에서는 능력이 아니다. 대학졸업장은 결혼을 하기 위한 조건 중의 하나요, 취업이나 승진 그리고 임금산정기준부터가 차별화된다. 성이 상품화된 사회에서 여성의 외모가 그 사람의 가치를 달리하듯 연고주의 사회에서는 대학졸업장은 살아가는데 필수조건이다. 연고주의 사회는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의 대가가 돌아오고 능력에 따라 대접받는 그런 사회가 아니다.

 

<이미지 출처 :고발뉴스>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잘나가는 SKY 대학중의 하나, 고려대 재학생이었던 김예슬씨가 사회에 던진 충격을....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20.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 그 한 가운데에서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김예슬씨의 대학자퇴선언문 중 일부다.

 

지금쯕 김예슬씨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리하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는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자유의 대가로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도전에 부딪힐 것이고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삶의 목적인 삶 그 자체를 지금 바로 살기 위해 나는 탈주하고 저항하련다.’고 항변하던 그가 부럽다.

 

모든 대학생이 이런 용기만 있다면.... 학벌사회도 우리사회 깊숙이 잔존하는 유교문화의 유습도 연고주의도 뿌리 뽑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그들이 만나는 현실이 너무나 각박하다. 사람됨됨이가 아니라 대학 졸업장이나 스팩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사회. 전근대적인 유습은 언제 척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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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