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23) 왕자가 아프가니스탄 교전지역에서 근무하다 ‘외부노출로 철수’했다는 외신이 방정스럽다. 영국 왕실의 군 복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엘리자베스 2세 현 여왕은 공주시절인 2차 세계대전 당시 운전병으로 복무했으며 남편 필립공도 참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했고 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는 헬기 조종사로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한 바 있다. 해리의 형인 윌리엄도 공군으로 전역한 바 있다.
영국혁명의 영웅인 모택동의 첫째아들 모안영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던 사실은 세상이 다 아는 얘기다. 전쟁에 참여했다고 영웅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상류층의 이중국적이며 병역기피가 오히려 능력으로 보이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새정부 각료 후보 중 출범도 하기 전에 낙마한 이춘호씨는 장관되는데 행여 문제가 될까 싶어, 미국 시민권자이며 36세의 아들을 군에 입대케 했던 보도는 차라리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다.
새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세명의 장관 후보자가 중도 사퇴하는가하면 각료로 임명된 인사 중 3명은 삼성관련 떡값을 받았다는 사제단의 발표로 나라가 떠들썩하다. 장관후보자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고위층 인사들의 도덕성은 입에 담기조차 부끄럽다. 국회청문회 때마다 들통이 나는 고위공직자들을 보면 하나같이 닮은꼴이다. 땅투기는 기본이요, 본인은 물론 제자의 논문까지 베껴 쓰고도 부끄러움조차 모른다.
정치계뿐만 아니다. 재산문제로 폭력도 불사하는 불교 사태며, 초호화판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세금 한 푼도 내지 않는 기독교 지도자들의 뻔뻔함은 차라리 엽기에 가깝다. 도덕성의 실종은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원유 유출 사고로 너도 나도 앞 다퉈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을 때 충남도교육청 소속 교사들은 기름 제거 작업을 한답시고 출장비와 시간외 수당까지 받았다고 한다. 경남에서는 고등학교 교사 상당수가 근무도 하지않은 시간과 업무추진비를 받아오다 감사에 적발돼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경남도교육청이 발표한 '2007 감사결과 사례집'에 따르면 겨울방학 중 근무하지도 않은 교사들에게 시간 외 근무수당을 지급했는가 하면 사적인 경조비나 전별금, 학교장이나 교직원 개인 자격으로 가입한 단체의 회비 등에 지출할 수 없는 업무추진비를 경남 모지역 중·고등학교장 협의회비, 중등 교감 협의회비, 행정실장 협의회비 등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어떤 학교는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하지 않고도 관리수당 명목으로 부당하게 수당을 지급받거나 학부모나 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학자금 및 장학금을 불법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경우조차 있다. 강의를 하지 않은 학교장, 교감, 행정과장, 수납담당자가 관리수당 명목으로 방과 후 교육활동비를 지급하는가 하면 방학 기간 중 정상근무를 하지 않은 직원에게 특근매식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이명박 대통령의 말) 옳은 말이다. 정당하게만 부를 축적했다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지위로 얻은 정보로 부동산에 투자해 부를 축적하고 위장전입과 편법 증여. 탈세.. 등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일을 서슴지 않았던 지도자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그들은 부당하게 치부한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중국적은 기본이요, 자녀들을 조기 유학시키고 해외여행으로 사치와 낭비를 일삼음으로서 계층간의 위화감까지 조성하고 있다. 결국 이들의 부도덕한 행위는 성실하게 일하며 살려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파행심리와 허영심을 조장시키고 때로는 자포자기, 인생포기로 치닫게 하는 흉칙한 범죄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지도자의 도덕성 실종은 건강한 국민들의 마음을 좀먹는 독이다. 그들이 저지르는 불로소득 심리는 물가폭등, 한탕주의, 향락사업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사회 병리 현상이 산업간, 지역간, 계층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상대적 박탈감을 증대시켜 국민정신을 썩게 하고 불신을 조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도덕한 부자들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인가는 불문가지다. 경제만 살린다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양극화와 기득권을 대물림하는 경제 살리기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만 조장할 뿐이다.(2008.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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