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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생을 파괴한 오판, 판검사는 왜 처벌 못하나?

by 참교육 201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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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3년의 옥살이와 자격정지 1년6월도 모자라 23년간 파렴치범으로 몰려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손가락질을 받으면 살아온 인생.... 만약 내가 이런 불행을 겪었다면 어떤 심경일까?

 

'1991년 발생한 유서 대필 사건, 강기훈씨에 대해 재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한국판 드레퓌스라는 이름의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 5월 8일 분신자살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강기훈씨가 대필해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23년이 지난 2월 13일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인 권기훈 부장판사)는 강기훈(5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암흑의 시대,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을 뉴스를 통해 직접 들으면서 살아 온 사람이라면 그 심경이 남다르다. 더구나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돼 교단에서 쫓겨나 길거리를 헤매든 해직교사였던 필자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료가 자살을 한다는데 뜯어말리지는 못할망정, 유서를 대필해 죽으라고 방조할 사람이 정말 있을까? 3살짜리 어린이가 들어도 웃을 이야기를 검사며 판사라는 사람들이 ‘자살 방조죄’라는 희귀한 죄를 뒤집어 씌워 23년간이나 지나서야 무죄라니...

 

19991년 4월, 전두환,노태우군사정권의 폭압에 저항하다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쓰러진 명지대 1학년 강경대 학생의 죽음은 박승희ㆍ김영균ㆍ천세용ㆍ김기설ㆍ윤용하ㆍ김철수ㆍ이정순ㆍ정상순ㆍ김귀정열사... 등 수많은 학생과 젊은이들이 자신의 몸을 붙여 꽃처럼 산화해갔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주의의 진전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은 노태우 정권의 공안 통치에 항거해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져 저항했던 것이다.

 

<분신으로 숨져간 젊은이들...>

 

불의에 시대는 열사만 탄생하는 게 아니다. 권력의 주구가 나타나는가 하면 변절자 또한 앞 다투어 나타났다. 당시 오적시인 김지하는 <조선일보>에 기고한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라는 글에서 ‘경박스럽게 목숨을 버린다’느니 ‘자살은 전염한다’느니 ‘당신들은 지금 전염을 부채질하고 있다’, ‘끊임없이 죽음을 유혹하는 암시를 보내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써 민주화운동에 찬물을 끼얹었다. 죽음을 부추긴다고 자살할 사람이 있을까? 당시 서강대총장이었는 박홍신부는 ‘죽음을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며 학생들을 좌익으로 몰아 독재에 항거하는 젊은이들을 좌익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멀쩡한 젊은이를 죄인으로 몰아 한사람의 인생을 파괴한 그들은 누구인가? '강신욱, 신상규, 송명석, 안종택, 남기춘, 임철, 곽상도, 윤석만, 박경순, 노원욱, 임대화, 부구욱, 박만호, 전재기, 정구영, 김기춘....' 이들이 강기훈씨를 죄인으로 몰아간 장본인들이다.

 

<강기훈씨를 죄인으로 만든 법조인들...>

 

‘강신욱 당시 강력부장은 대법관을 지내고 2007년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법률지원특보단장을 역임했다. 남기춘 검사 역시 박근혜 캠프에서 클린검증 소위원장을 맡았고, 곽상도 검사는 박근혜 후보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에 참여했다. 현재는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고 있다.

 

윤석만 검사는 올해 대전지역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했으며, 현재 박 후보를 지지하는 외곽 조직에 있다. 임철 검사는 2008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은 2월 14일자 사설에서 ‘강기훈·부림 사건 무죄, 가해자들 통절히 반성해야’라는 글에서 ‘경찰과 검찰 등 조작에 앞장선 가해자들의 통절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했지만 그들이 반성할 사람들이며 설혹 반성하나다고 하더라도 반성으로 죽음보다 더한 참혹한 일생을 살아온 사람에게 정말 보상이 되기나 할까?

 

 

궁금한 게 있다. ‘업무상 과실죄‘라는 게 있다. 사전을 찾아보니 ‘업무상 과실(業務上過失)죄’란 업무종사자가 당해 업무의 성격상 또는 그 업무의 지위상 특별히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경우, 이를 저지른 사람은 보통과실에 비해서 불법 및 책임이 가중되어 처벌받는 죄’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했던가? 정말인가? 그게 법이 지향하는 가치인가? 인혁당사건, 민청학련사건...을 비롯해 권력이 저지른 재판으로 희생된 사람들... 검찰과 사법부의 폭력도 성공한 판결(?)이라 처벌할 수 없는가? 판검사에게는 왜 업무상과실죄를 물을 수 없는가? 강기훈씨는 3년간의 옥살이와 23년간의 죄인으로 살아오면서 그 억울함이 마음의 병까지 얻어 암투병 중에 있다. 멀쩡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어 인생을 파괴한 잔인한 사법폭력의 희생자 강기훈씨의 인생은 누가 보상하는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비롯한 사법부가 저지른 수많은 오판은 국가가 지급하는 보상금 몇푼으로 끝나면 그만인가? 그들로 인해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이며 옥살이로 병을 얻어 죽어간 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변호인'의 부림사건, 33년만에 무죄판결, ‘유서대필사건’ 강기훈씨도 23년만에 무죄판결...10년 후에 이석기 무죄, 김용판 유죄로 수감조치 등의 판결이 나겠군. 법이 고무줄인 후진국!...

‘노루귀’라는 네티즌은 강기훈씨 무죄판결에 이렇게 댓글을 남겼다.

 

법조인들...! 당신네들이 만들겠다는 정의와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은 어디 있는가? 그런 삶을 살아 온 당신!...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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