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만 되면 이상한 장사꾼이 등장한다. 대학은 대학인데 학문의 전당이라고 하기 뿌끄러운 짓(?)을 하고 있는 장사꾼이다. 지난한해동안 전국 181개 4년제 대학이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로부터 받는 입학전형료만 무려 2500억원에 이른다. 자기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입학원서를 팔아 일년에 10억을 벌었다면 이는 대학이라기보다 장사꾼으로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정부는 이런 대학들의 파렴치한 ‘전형료 장사’를 규제하기 위해 ‘학교입학수험료징수규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올해부터 남는 전형료를 응시생에게 돌려주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일부 대학은 작년보다 전형료를 인하하긴 했지만 대부분 생색 내기용 소액이다. 연세대는 입학사정관 전형료 최고액을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였을 뿐 일반전형과 특기(특별)전형의 액수는 지난해와 같다. 한양대도 특기전형 최고액을 12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지만 입학사정관전형과 일반전형은 변동이 없다. 어제 날짜 경향신문 ‘정부 규제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입 전형료’ 기사를 보면 전형료가 오히려 오른 대학도 있다. 서울대는 7만~9만원이던 입학사정관전형료를 7만~11만원으로 인상했고, 세종대는 특기전형 최고액을 1만원 올렸다. 이화여대, 서강대, 가톨릭대, 경북대, 전북대, 전남대 등은 지난해 전형료와 동일하다. 그나마 고려대가 입학사정관전형료를 3만원 내리고, 서울시립대가 전형별로 1만원씩 인하했다는 소식이다. 입학사정관전형료의 경우 성균관대는 6만원이지만, 경희·건국대는 10만원으로 차이도 크다. 일반전형에서도 연세·고려·한양대는 6만5000원이지만 아주대는 8만~10만원이다. 특기전형도 한국외대와 가톨릭대는 7만원, 이화여대와 서강대는 8만~12만원이다. 다단계 전형에서 단계별 불합격자에게 전형료 일부를 환불하거나(‘11학년도 88개교 → ’12학년도 106개교), ‘부득이한 사유로 응시하지 못하는 경우’ 환불하는 대학이 확대(‘11학년도 143개교 → ’12학년도 169개교)되고 있다고 생색을 내지만 지원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속 시원한 대책으로 와 닿지 않는다. 대학이 신입생 전형료를 이렇게 과다하게 책정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대학은 우수학생 선발을 위한 지나친 홍보비를 지출하고 있는가 하면 입학사무를 담당할 직원들의 수당과 회식비, 그리고 해외 연수비까지 전형료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료는 기업처럼 아예 없애거나 받더라도 불요불급한 경비를 계산해 책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형료에 대한 수입과 지출은 세부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입학전형료장사를 하겠다는 파렴치한 대학을 철저한 감사로 수험생들의 부담을 들어줘야 한다. 대학입시전형료로 장사를 하는 비교육적이고 파렴치한 대학을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할 것인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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