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문화일보>
최근 서울 강북지역 모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담임교사의 물심부름에 최근 1년간 마실 물 대신 변기 물을 떠다 준 사건이 문화일보에 보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생은 담임교사의 물심부름을 하면서 ‘변기 물을 떠온 뒤 친구들에게 알리고 물을 마시는 담임교사를 보며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지난해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을 맡아 평소 예의바르고 학업도 충실한 B 양에게 종종 마실 물을 떠다 줄 것을 부탁했다. B 양은 늘 밝은 표정으로 물을 떠왔고 A 씨는 목을 축여가며 수업을 했다.
그러나 2학기도 절반가량 지난 지난해 10월 A 씨는 한 학부모로부터 B 양이 떠오는 물이 정수기물이 아니라 화장실 양변기물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 들었다.
B 양은 A 씨가 심부름을 시킬 때마다 변기물을 떠온 뒤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리고는 물을 마시는 A 씨를 보며 즐거워했던 것이다. 충격을 받은 A 씨는 학교에 병가를 내고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믿었던 제자에게 배신당한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한 A 씨는 결국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학기를 마치지 못한 채 휴직했다.(문화일보 4월 10일자 「선생님께 1년간 양변기물 먹인 ‘얌전한 女학생’」)
이 보도가 나가자 보수적인 교원단체와 관변단체들은 추락한 교권을 개탄하며 하루빨리 교권 보호법을 제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위자체만 놓고 보면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을까? 이 학생은 한 행위로 보아 정서적으로 발달장애가 있는지 병원에 치료를 받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이 있다. ‘어떤 현상의 일부만을 보고 마치그것이 전체인양 말하는것’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면 ‘한라산에 철쭉꽃이 만발했으니 보나마나 우리나라 섬 전체가 철쭉꽃이 피어 있겠지....’라거나, 혹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너 지금 하는 행동을 보니 형편없는 애로구나.’와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이와 같이 부분적 현상을 보고 전체적 결과인 양 무리하게 단정하려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살아가면서 많이 범하게 되는 실수의 사례다. 초등학교 학생이 선생님에게 변기 물을 떠다 줬으니 모든 학생의 인간성에 문제가 있다거나 한 학생이 부도덕한 짓을 한 것은 교권이 무너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속단하는 경우가 그렇다. 엄밀하게 말하면 담임선생님에게 변기의 물을 떠다주고 친구에게 얘기하면 즐거워했다는 것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할 문제지 교권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선생님에게 변기의 물을 떠다 줘 마시게 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 맞다. 친구끼리 어쩌다 장난삼아했더라도 이런 장난은 하지 말아야 할 부도덕한 짓이다. 그것도 친구가 아닌 선생님에게, 또 1년간이나 계속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런 한 학생의 행위를 보고 전체학생이 교사를 업신여긴다고 단정하는 것은 속단 중의 속단이다. 한 학생이 변기의 물을 담임교사에게 떠다줬으니 모든 학생이 변기의 물을 담임에게 떠다 줄 수 있으니 법을 만들어 재발을 막자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인성교육도 필요하고 교권보호도 시급하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 진단을 덮어두고 지엽적인 현상을 치료할 법을 만든 다는 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사실 우리교육현장의 심각성을 한계상황에 처해있다. 자살과 탈학교 그리고 백약이 무효인 학교폭력문제, 스승에게 변기 물을 먹인 학생도 이런 문제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총체적으로 병든 사회가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상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바꿔야겠지만 학교도 시험문제 풀이가 아닌 교육을 하는 곳으로 바뀔 때 이런 문제도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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