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사관련자료/교사

정치후원금, '차관, 검사'는 괜찮고 '교원'은 징계...왜?

by 참교육 2013. 3. 6.
반응형

                                                                 <이미지 출처 : 뉴시스>

 

현직 고위 공무원인 교육부차관과 검사 그리고 한국개발연구원장(KDI)은 정치후원금을 내도 괜찮고 월 5만원에서 1만원 정도의 소액 정치후원금을 낸 교사와 공무원 2천여명이 해임 등 징계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훼손했다며 헌법상 권리인 정치기본권을 무시하고 탄압하면서, 고위 공직자들은 ‘친분과 직위’를 이유로 면책을 받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고 했던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법, 하위직 공무원에게는 시퍼렇게 사법적 적용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고위공직자는 면죄가 되는 이런 고무줄 잣대가 가당키나 한 일인가? 언론 보도 및 정진후 의원 자료에 따르면,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 서남수 교육부장관 내정자,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등이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당에 정치후원금을 냈다며, 2천여명의 교원 및 공무원들에게 징계 및 사법의 칼날을 휘둘렀던 정부 당국이 검사, 차관 등 공무원의 직위를 갖고 있었던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죄를 묻지 않았다니... 정치후원금을 낼 당시, 검사였던 황 내정자는 ‘개인적인 친분’을 이유로, 당시 교육부 차관이었던 서 내정자는 ‘차관은 정무직공무원이었으므로 후원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당시 한국개발연구원장(KDI)이었던 현 내정자는 ‘국책연구원장은 공무원이 아니니 상관없다’는 이유 등 궁색한 답변이 전해지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정당에 1만원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공무원과 교사 2천여 명을 기소했던 당시 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재직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으로 재직했던 2007년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10만원을 냈으며 2008년 후원금에 대한 9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는 2007년 교육부 차관 재직 중 정치후원금 10만원을 냈다. 하지만 서 후보자는 “누구에게 후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초자료도 폐기해 버려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남수 후보 측은 “당시 차관이었기 때문에 장‧차관 등 정무직공무원 정치후원금 기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자금법 8조에 따르면, 정당가입이 불가능한 차관의 경우 정치후원회에 가입할 수 없도록 적시되어 있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내정자 또한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시절 국회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KDI는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고 있으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KDI 임원이 정당 가입 시 해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미 사퇴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내정자 또한 청문회과정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에게 2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과 사법부의 고무줄 잣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중앙선관위와 검찰자료에 의하면, 당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현직 학교장(유치원장)에게 390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았고 당시 사무총장 김정권 의원도 유치원장에게 300만 원, 당시 이군현 의원도 고등학교 교장들에게 수천만 원을 받는 등 한나라당 다수 의원들이 교사의 정치자금을 받았다. 검찰자료에 따르면, 소액정치후원금을 낸 교사들에게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던 이주호 현 교과부 장관은 2005년 전국 교사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검찰은 교사들로부터 수백~수천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은 한나라당 의원과 정치후원금을 낸 교장, 유치원장들을 형사 처벌할 수 없다면서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반면, 당시 민주노동당에 월 5천원에 1만원의 소액 정치후원을 한 교사와 공무원 2천여 명은 현재도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민노당 정치후원을 한 교사들을 정직‧해임 등 중징계 등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다. 백주대낮에 벌어지는 이런 뻔뻔스럽고, 후안무치한 일들이 2013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장관 후보자들의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당시 검찰의 수사가 제 식구는 감추고,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옛 민주노동당에 대한 표적수사였음을 드러낸 셈이다. 특히, 검찰의 수사가 현직검사까지 걸러낼 정도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음에도 황교안 장관후보자는 어떻게 수사에서 제외됐는지 이번 청문회에서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권력을 이용 검찰의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거나 검찰이 고위직에 대한 봐 주기 식 수사를 벌였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교원과 공무원들의 정치적 기본권은 보장되어 마땅하다. 애초에 교원과 공무원들에게 정치적 표현, 정당 후원 등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었다면 정치후원금을 둘러싼 이러한 불필요한 잡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위직 교원‧공무원들은 갖은 명분을 앞세워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고 탄압하면서, 고위 공직자들은 동일한 행위에 대해 면책을 받는 불평등이 어떻게 법치주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정치후원금 10만원을 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공무원 교사 2천여 명을 사법처리와 징계는 명백한 무효다. 법은 만인한테 평등하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법의 잣대를 댄다면 어느 누가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 정부는 모든 공무원들에 대한 정치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만 한다. 또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정치후원금을 받은 후보자에 대해서만 면책의 권리를 부여한다면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법과 원칙의 질서는 결국 헛된 구호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