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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명박 퇴임을 앞두고 다시 읽어 본 ‘취임사 소감’

by 참교육 201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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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통령이 되어서 수백년 변방에서 세계 중심으로 갔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 대통령이었다”

 

자기 자랑하는 사람을 일컬어 푼수라고 했던가? 평가란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남이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하는 게 옳다. 그런데 개인도 아닌 대통령이 스스로 이런 평가를 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명박대통령. 그가 자평한 것과는 다르게 그의 5년간의 집권은 악몽이었다. 22조원의 쏟아 부은 4대강사업은 감사원이 ‘총체적 부실’로 판정 났고, 남북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려 있다. 이를 비판해야 할 언론이나 검찰은 권력의 시녀가 된지 오래다.

 

스스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라던 평가와는 다르게 그의 친형을 비롯한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가 하면 내곡동 사저 의혹, 민간인 불법사찰, 고소영인사, 쇠고기 파동, 임기 전 측근 사면... 그것도 모자라 훈장 중 최고의 훈장인 무궁화훈장까지 스스로 받았다.

 

이제 임기를 이틀 남겨 놓은 상황에서 그의 취임사에서 했던 말이 얼마나 공허한 거짓인가를 5년 전에 그의 취임사를 듣고 썼던 글을 여기 소개한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는 과연 가능한 일일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략

 

저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국민을 섬겨 나라를 편안하게 하겠습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통합하겠습니다. 문화를 창달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습니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겠습니다.

 

..........중략 ........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고, 다 함께 건강하고 편안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이룩하는 데에 나와 네가 따로 없고, 우리와 그들의 차별이 없습니다.

 

협력과 조화를 향한 실용정신으로 계층갈등을 녹이고 강경투쟁을 풀고자 합니다. 정부가 국민을 지성으로 섬기는 나라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노사가 한마음 되어, 소수와 약자를 따뜻이 배려하는 나라, 훌륭한 인재를 길러 세계로 보내고, 세계의 인재를 불러들이는 나라, 바로 제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

 

교육개혁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 넣어야 합니다. 학교유형을 다양화하고 교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겠습니다. 그래야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사교육 열풍이 잦아들게 됩니다. 학생들의 적성과 창의력이 살아납니다.

 

.....................

 

가난해도 희망이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취임사 전문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hwp

 

지난 2008년 2월 25일 이명박대통령의 취임사 중 일부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듣고 있노라면 다가올 이명박대통령시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게 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우리는 지난 세월, 역대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그 비슷한 말을 여러 차례 들었지만, 5년이 지나고 보면 그게 얼마나 황당한 거짓말이었는지를 확인하고 실망을 거듭하곤 한다.

 

이명박정부가 약속한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는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이명박정부의 국무의원 후보들의 평균재산이 39억이고 20억 이상 재산을 가진 사람이 11명, 50억이상도 3명이나 된다’는 것이 국무의원들의 재산내역이었다. 보통사람들은 40년 가까운 공무원생활을 하고 퇴임하면 퇴직금(연금)이 많아야 2~3억 정도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부동산 투기와 온갖 재산증식수단을 동원해 치부한 결과라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단순히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는 이명박대통령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법적인 재테크를 통한 재산증식이 나쁠리 없다. 그런데 공직생활을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재산을 모을 수가 있을까? 그 정도 부자가 되려면 정상적인 재테크를 해서는 그런 부자가 되기란 불가능하다.

 

정직한 사회라면 열심히 노력해 성취한 부자들이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내 집 마련을 위해 먹을 것을 먹지 않고, 입을 걸 입지 않고 저축한 돈이 부자들의 장난(?)으로 가난한 이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도록 만드는 것은 잔인한 사회다.

 

 

모든 이에게 모두 행복한 정치란 없다. 정치학의 ABC를 몰라도 정당이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쯤은 다 안다. 정당이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를 ‘정강’이 밝히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이명박정부의 국무의원 후보가 왜 하나같이 도덕성의 결격사유를 지닌 사람들인가는...

 

그리고 그들이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할 것인지 아니면 부자들을 위해 일할 것이지도 말이다. 서울과 부산·경북 김천·제주 등 전국 각지에 총 25건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들어나 결국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난 여성부장관후보자 같은 사람이 장관이 된다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실현 가능성이 없는 꿈은 꿈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서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부자를 위한 정부, 힘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일할 정당이다. 그것은 한나라당의 정강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는 사실이다. 이명박대통령의 취임사 곳곳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실용정신, 개방과 자율,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표현 등에서 ’경쟁과 효율‘이 최고의 가치로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은 꿈이다. 이명박정부가 추구하는 사회는 정의사회의 구현과는 거리가 멀다.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도덕이나 윤리쯤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 제일주의다.

 

시장논리가 실패했던 아픈 역사가 있다. 1930년 세계대공황이 바로 그 증거다. 불완전 한 경쟁과 독과점, 그리고·공공재의 부족 등 효율적인 자원분배가 이루어질 수 없어 나타났던 결과가 바로 세계대공황이요, 시장 실패다. 이명박정부는 그런 시장실패로 재현해보겠다고 한다. 시장실패최소화하기 위한 복지정부를 포기하고 ‘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시장주의로 기겠다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이란 가능한 일인가? 물론 완전경쟁시장이라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정상적인 이윤추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날 자본주의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하는 원론적인 시장은 없다. 독과점이 지배하고 ‘이윤이 선’이 되는 막가파식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약자는 찬밥신세를 면키 어렵다.

 

꿈이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국민들에게 꿈을 꿀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할 정부가 없는 사회는 더더욱 불행한 사회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 ‘다수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이상적인 사회다. 권리나 부(富)나 자유를 골고루 나누려는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정부는 결코 좋은 정부도 좋은 나라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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