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이미지 :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교육정책 토론회 참석자들 모습-경남도민일보에서>

 

교과부의 조령모개(朝令暮改)식 정책을 보면 짜증이 난다. 학생들의 운명이 걸린 입시제도만해도 광복 이후 모두 16차례나 바뀌었다. 3년마다 대입제도를 한 번씩 바꾼 셈이다. 어디 입시제도만 그럴까? 과외정책도 1980년 과외전면금지정책에서부터 무려 열여섯 차례나 바뀌었다. 교육과정이야 시대변천에 따라 바뀌어야겠지만 이것도  미(美)군정기 이후부터 무려 9차례나 바뀌었다.

박근혜정부가 입시제도의 잘못으로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을 위해 ‘자유학기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박근혜당선인이 시행하겠다는 자유학기제... 그의 아버지 박정희정부가 시행했던 ‘자유학습의 날’과 무엇이 다를까? 명분이야 1970년대 시행했던 '자유학습의 날'이나 1990년대 '책가방 없는 날'이 얼마나 듣기 좋은가? 그러나 장관이나 대통령이 바뀌기 바쁘게 바뀌는 정책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자가 되는 건 아닐까?

자유학습의 날은 1972년 10월 16일, 당시 문교부가 전국의 초등학생들에게 1주일 중 일요일을 제외한 하루를 `자유학습의 날`로 정하고 그 해 11월1일부터 시행했던 정책이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학생들이 책가방 없이 등교해 야외현장학습, 취미활동, 실기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해 학습의 부담을 들어주자는 정책이었다.



                                  <이미지 출처 : 미디어 다음에서>


끝도 없이 바뀌는 교육정책, 교과부의 정책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철학없는 교육과료들의 정책생산도 문제지만 교과부가 정책을 내놓기 바쁘게 교총과 같은 어용교원단체나 보수언론 그리고 관변단체가 들러리를 서기 때문이다. 마치 이런 제도가 시행되기라도 하면 우리교육이 획기적인 변화라도 될 것처럼 말이다. 자유학습의 날도 그랬다. 교육에 대하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자유학습의 날이 실패가 예고된 정책이라는 걸 모를 리 없다. 당시 초등학교에 근무했던 나는 이 준비 없이 도입된 황당한 제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박당선인이 추진하겠다는‘ 자유 학기제’는 실패한 ‘자유학습의 날’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자유학기제’란 지난 박정희시대 ‘학습에 대한 과중한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던 아이들을 위해 급조된 교실수업 체제의 변화를 도모한 정책이다. 이 ‘자유학습의 날’이 박당선인이 추진하겠다는 ‘자유 학기제’와 닮은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말이 좋아 ‘학생의 자율적 ·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촉진하고, 교사들의 교육과정 개발과 실행의 경험을 통해서 전문성을 고양하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정책이지만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된 자유학기제의 실패는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책가방 없는 날도 그렇다. ‘취미, 스포츠, 실기 · 노작, 새마을 교육, 현장학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지만 시회교육의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시골학교의 경우 가당키나 한 일일까? 결국 교사들의 부담감,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의 부족, 교육여건의 불비 등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실행되지는 못하고 중도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미디어에서>


자유학습의 날이든 자유학기제든 원론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하루빨리 시행해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앞서 예산도 없이 보기 좋게 포장해 발표하면 관변단체나 이해관계가 얽힌 수구언론이 박수를 받고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실패한 정책이 그렇듯이 시행결과, 성과가 없으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게 어제 오늘의 얘긴가?

자유학기제란 ‘해당 학기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는 대신 토론, 실습 등의 다양한 자율 체험학습을 받도록 해서 진로탐색을 돕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자유학습의 날이나 책가방 없는 날이 그랬지만 인프라 구축 없는 자유학기제는 반드시 실패한다.

명분이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신 토론, 실습, 다양한 자율적 체험학습을 통하여 진로탐색을 돕는다’지만 특목고를 비롯한 상급학교진학이 목표가 된 아이들에게 과연 이상적인 원론이 학교현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학교공부도 진도를 앞당겨 선행학습과외를 받는 현실에서 자유학기제란 잘못 운영되면 학원만 배불리는 제 2의 자유학습의 날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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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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