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입수능고사가 끝나고 특목고 선발도 마쳤다.
내신에 맞춰 원서를 쓰고, 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느라 중3, 고3 학생들과 담임들은 모두 지쳐 있다. 아이들은 입시가 끝나기 전부터 자신이 보던 책들을 모조리 갖다 버리거나 태우고 입시가 끝나는 동시에 아예 등교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험이 끝나면 '조기 졸업' '교육의 마비 사태'가 벌어진다.
지금까지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육의 지상 목표는 상급 학교 진학, 곧 입시라는 관문의 통과였다. 입시를 치르고 나서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에 머물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주입식 교육이 아닌 좀 새로운 미용강좌나 초청 강연, 비디오 보기 등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미끼로 학교에 계속 나올 것을 유혹한다고 아이들이 쉽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어떤 학교에서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하루 종일 비디오를 틀어 준다거나, 계속 자율학습을 시키고 있는 학교도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좀 고민을 해서 초청 강연을 하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프로그램만 있지 교육의 목표와 내용이 없다.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또는 취미나 흥미, 진학하고자 하는 상급 학교의 성격에 따라 영화반, 독서반, 만화반, 컴퓨터반, 영어회화반, 기타반, 대중음악반, 연극반 등으로 편성할 수도 있고, 교과별 집중 편성반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은 학년 협의회, 동일 교과 협의회를 통해 계획적인 입시 후 지도 방향을 설정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 시기는 두 가지 방향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첫째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생활에 대한 마무리 교육이고, 둘째는 상급학교 또는 사회 진출에 대한 준비 교육이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개별 교과 차원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교육 과정 안에 있는 내용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중학교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정리해 주거나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을 미리 가르쳐 줄 수도 있다.
실업계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선배와의 대화, 현장 방문 등을 통해 고등학교 교육에 대비해서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난 후 학과와 대학 선택이라는 중요한 결정이 또 남아 있기 때문에 교사나 학생 모두 입시의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우선 학과, 학교 선택을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대한 점검을 공개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동일 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끼리 소집단을 만들어 선배와의 대화, 대학 탐방, 학과별 교육 내용 조사하기, 졸업 후의 전망 등에 대해 조사하도록 하여, 성적에 맞춰 아무 대학이나 진학하는 관행을 고쳐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담임교사 혼자 계획하고 지도하려 면 부담도 되고 진행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므로 3학년 학년 협의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교육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바른 대학 생활에 대비하여 학과 공부는 이렇게, 동아리 선택은 이렇게, 학부제와 학과제의 차이, 아르바이트와 학교생활의 조화 등에 대하여 선배와 만남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입시가 끝난 학생들을 더 이상 학교에 붙잡아 둘 이유가 없다. 졸업을 시키든지 그들 스스로가 진로 계획을 세우고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교육 없는 학교에 3개월동안의 허송세월을 보내게 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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