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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학교

수능 끝난 고 3학생, 이대로 좋은가?

by 참교육 201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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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자의 잇단 자살을 두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이 했던 말이다. 본인의 급여나 재산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자가 입사 시 신원 보증인이나 연대보증인, 심지어 본인이 가입한 모든 금융상품에 까지 가압류를 해 생존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노동자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더라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문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대한 차이는 엄청나다. 대학수학능력고사를 치르고 난 고 3학생들에게 정상수업을 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내는 교육부의 시각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배우던 책까지 폐, 휴지처리장으로 보내고 빈손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정상수업 하라면 욕먹어도 싸다. 배울 의욕도 가르칠 것도 없는 학생들을 왜 붙잡아놓고 졸업을 시키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

 

수능이 끝난 3학생들은 졸업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그 첫째 이유는 교육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말이나 가방 색깔까지 규제하던 교칙은 수능이 끝나기 바쁘게 3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수능 전까지 5분만 늦으면 벌점을 받거나 운동장 돌림을 당하던 교칙은 수능 끝난 이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무용지물이다.

 

일관성이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어제까지 A가 오늘은 B가 될 수 없듯이 어제까지 지켜야 하던 교칙이 오늘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 기회주의자로 만들거나 이중인격자로 키우는 반 교육이다.

 

후배들에게도 이런 모습은 교육적이지 못하다. 머리에 염색까지 하고 책가방도 없이 슬금슬금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나 아예 등교하지 않고 대학이 제공해 주는 교통편을 이용해 입시설명회장으로 직행하기도 한다. 통제나 길들이기를 위한 교칙은 폐지해야 한다. 일류대학 입학이 목적이었던 학교라면 수능이 끝나면 당연히 졸업을 시켜야 옳다. 그러나 수능 끝난 고3 학생들은 교육과정을 팽개치고 입시설명회나 자연보호활동, 미용강좌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이다.

 

 

아까운 등록금은 말할 것도 없고 인생의 황금기인 청소년기에게 무려 4개월이라는 공백을 준다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손해다. 전국의 수십 만 명의 수험생이 방황하는 4개월 간의 공백을 방치해서는 국가적인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도하던 수만 명의 교사들도 가르칠 대상이 없다. 수업도 하지 않는 교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한다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다.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침묵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수십 년 간 반복되어 온 상식이 통하지 않은 관행이 반복되고 있는 사회가 학교다. 사실상 졸업한 학생을 붙잡아 놓고 등록금을 내게 하고 출석일수는 채우는 졸업생관리가 그렇고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학생생활지도 규정이 그렇다.

 

학생생활지도를 한다면서 가치내면화가 아니라 들키는 순간부터 죄인이 되는 통제와 단속 위주의 생활지도가 그렇다. 잘잘못을 지적하면 문제교사가 되는 사회에서는 교육다운 교육이 가능할 리 없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안내해줘야 할 학교는 시험문제를 잘 풀이하는 기술만 외우면 출세하고 대접받는 그래서 그런 사람끼리 패거리를 만드는 사회가 된다. 학교에서는 원칙을 가르치고 사회에 나가면 변칙이 지배하는 풍토에서는 교육자란 무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제도를 그대로 두고 개인에게 손해를 보라면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학기는 2월에 끝나면서 수능을 11월에 치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수능고사를 2월에 치르든지 아니면 수능이 끝나면 졸업을 시켜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어렵다면 학기제를 바꿔야 한다. 아니면 수능 후의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란 교육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하는 곳이라고 믿기에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해놓고 할 일을 다했다는 교육부다. 이러한 관행에 길들여진 학교는 교육부가 죽으라면 죽는 흉내를 내야 한다. 학교는 있어도 교육이 없는 학교, 학생은 있어도 가르칠 것이 없는 교사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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