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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나의 역사 수업을 공개합니다 (1) 나는 누구인가?

by 참교육 201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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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역사의식이 없다는 것은...

 

역사 속에 살면서 역사의식이 없다는 건 비극입니다. 역사를 모른다는 건 나를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몸뚱이는 내 것이지만 머릿속에는 남의 생각으로 채워져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부터 3일간 제가 사이버에서 역사수업을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저는 사회과교사였습니다. 초등학교에 10년간 근무하다 1979년 사립, 실업계 학교에 근무했던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몇 년간 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쳤던 일은 있었지만 그 때는 수업을 이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런 역량을 갖추지 못한 탓도 있지만 학교에서는 교사는 교과서만 열심히 가르쳐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또 그렇게 해야 훌륭한 교사로 인정받고 승진하고 출세할 수 있는 게 학교의 현실입니다. 그 당시 내게 수업을 받았던 제자들이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볼 수 있다면... 교과서만 암기시키던 교사의 과오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런 수업을 해 보려 합니다.

 

1 교시 - 나는 누구인가?

2 교시 - 사관(史觀)이란 무엇인가?

3 교시 - 역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이런 주제로 수업을 전개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그 1교시 수업으로 ‘나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대상 : 고 2~3학년 학생

 

주제 : 나는 누구인가?

 

학습목표 : 역사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깨닫게 한다.

 

차시 : 1/3 차시

 

 

 

사람이 태어나다.

 

지구가 태양계의 일원으로서 탄생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5억년 전이라고 합니다.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이 출현한 것은 약 30억 년 전쯤이고요... 30억년이 얼마나 오랜 세월인지 잘 계산이 안 되지요? 그 지구에서 현대의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20만년 전, 혹은 그보다 과거에 아프리카에서 나타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역사는 전기 구석기시대... 그러니까 기원전 8000년 무렵으로 보고 있으며 삼국유사를 비롯한 고려 중기의 기록에 따르면, 단군할아버지가 이 땅에 나라를 건설한 것은 기원전 2333년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역사로 치면 4,345년 전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 너, 우리, 그리고...>

 

나는 어디서 왔을까요? 남자의 몸에서 나온 정자의 수는 약 3억마리 정도라고 합니다. 3억대 1..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머니의 난자에서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받으면서 10개월을 살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나!

 

이 지구상에는 70억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50만 8천명 그 중에서 남자가 25만 5천, 여자가 25만 4천여명 중의 ‘나’라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50만 명 중의 한사람, 아니 70억 중의 한 사람인 나!

 

 

그 내가 대한민국 00시 00동 00번지에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아들, 딸로 태어났다는 것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운명이라든지 신의 뜻이라든지 하는 문제는 기회 있으면 따로 토론해 보도록 합시다)

 

그런 소중한 존재로 태어난 오늘의 나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졌거나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 뱃속에서 쑥 태어나온 존재가 아닙니다. 내 부모와 그 부모의 부모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위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을까? 그분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결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사는 여러분들이 가정에서 조사해 다음 시간에 발표하도록 합시다.

‘역사란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내가 태어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 땅.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내력을 살펴 보다 의미 있는 삶, 사람답게 사는 지혜를 얻기 위해 역사를 배우는 것입니다.

 

내 부모의 땀과 눈물이 베인 곳, 내 부모가 살아왔고 내가 앞으로 여기서 살아갈 땅.... 그 땅이 어떤 내력과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옛날 왕의 이름을 줄줄 외우고 언제 무슨 사건이 원인, 경과 결과만을 달달 외우는 것은 바른 역사공부가 아닙니다.(우리지역의 역사를 분단별로 조사해 다음시간에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역사공부는 왜 하는가?

 

역사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는 나의 주인이기도하지만 역사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시험 점수를 잘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역사적 사실(事實)을 많이 기억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일까요?

 

그 안다는 것(지식)은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 어떻게 쓰일 것인지.. 그런 의미도 알지 못하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대로,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많은 지식이 중요한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목적도 없이 나와 경쟁관계에 있는 친구보다 내가 몇 개의 지식을 더 많이 암기해 등수가 올라가기 위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기위해서... 쓰이는 지식이란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소용이 없어지고 말 공허한 지식일 뿐입니다.

 

 

역사는 말할 것도 없고 영어든 국어든 수학이든 이런 모든 지식이나 학문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고, 편리하게 하는데 쓰이지 못한다면 그런 지식은 목적이 아닌 수단을 위해 쓰이는 지식에 불과한 것입니다. 역사공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찾는 과정’ 역사적 사실을 통해 내가 살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지혜를 터득하고 나의 정체성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역사를 공부하고 나서 내가 소중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헛공부를 한 사람입니다. 내가 소중하다는 걸 아는 사람은 내 부모, 내 역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역사를 공부하고 나서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거나 내 문화, 우리 민족문화가 소중하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면 그것은 헛공부를 한 셈입니다. 기껏 역사공부를 하고 사대주의 생각이나 지나친 국수주의에 빠진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이 된다는 것도 헛공부를 한 셈이 아닐까요?

 

내가 잘 생겨서... 몸짱이나 얼짱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게 아닙니다. 내 부모가 남의 부모보다 잘생기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서 소중하다는 게 아닙니다. 나의 오늘이 있기까지 사랑과 희생과 피땀어린 노력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기에 내 부모, 우리 역사, 우리 문화가 소중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 부채의식. 그걸 두고 역사의식이라고 한답니다. 역사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역사의 주인으로서 나는 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 역사를 배우고 역사적 지식은 나로 하여금 지혜롭게 살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믿는 마음 바탕에서 시작하는 역사공부야 말로 가치있는 역사공부가 될 것입니다.

 

-차시 예고 및 과제부여

 

-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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