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범죄가 급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18일 의정부지하철 역에서 39세 남성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치는 참사가 있어났다. 지난 21일에는 .”서모씨는(42) 주부 이모(37·여)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22일 저녁 퇴사문제로 앙심을 품고 있던 김모씨(30세)는 퇴근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흉기를 휘둘렀는가 하면 울산에서도 슈퍼마켇주인을 찌르는 범죄가 일어났다.
'우연은 없다.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학이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어떤 철학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학교 폭력도 그렇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묻지마 범죄 또한 우연히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자연현상뿐만 아니라 사회현상도 마찬가지다
전통사회가 무너지면서 우리사회가 수천년을 살아 오면서 믿고 지켜오던 신뢰와 가치관이 서서히 무너져왔다. 공동체 의식이 무너진 자리에는 막가파식 힘의 논리와 돈이라는 괴물이 모든 가치를 좌우하는 지배자로 군림해 인간의 사고와 판단을 좌우하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무전유죄'니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풍토며 겉으로는 법과 도덕을 말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법이라는 게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잣대가 아니라 힘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져 있다는 것이 드러나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됐다.
사람이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처신할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임을 사회에 돌려 적대감을 무차별 대중에게 돌리는 비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나타나게 된다. 자신의 처지가 사회나 이웃의 잘못으로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길가는 사람을 무차별 살상하는 범죄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사상 최대인 1만2천174명으로 하루 평균 34명꼴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구로 표준화한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은 24.0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노숙자 수는 2009년 2월 현재 5,463명이나 된다. 자살하는 사람의 자살원인이야 각양각색이겠지만 사회양극화나 복지 그리고 더불어 사는 문화가 실종된 사회에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선택한 돌출행동이 아닐까?
하루 평균 210명의 초·중·고교생이 학교를 떠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학업을 그만둔 초·중·고교생의 숫자는 7만6489명이다. 고등학생의 경우 2008년부터 학업중단자의 수가 꾸준히 늘어 2011년에는 3만8787명이 학교를 떠났다. 초·중·고교 전체 학생 중 학교를 떠난 학생 수는 하루에 210명. 고등학교를 다니다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은 하루 평균 106명꼴이다.
이 아이들이 어디로 갈까? 나쁜 놈들은 거리로 내 몰거나 문제아 딱찌를 붙여 저들끼리 살도록 내몰면 해결되는 문제 일까? 학교야 위 클레스를 만들고 위스쿨을 만들어 문제아(?)를 수용하면 그만이지만 이들이 사회로 쏱아져 나오면 그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
학교를 떠난 청소년, 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낼까? 학교를 떠난 청소년 중에는 부모의 배려로 대안학교를 선택하거나 검정고시를 통해 상급학교 진학하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가정이 무너진 청소년들은 갈 곳이 없다. 또래들과 어울려 거리를 방황하다 배가 고프거나 용돈이 궁하면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게임방에서 혹은 비디오 방에서 배운다는 뭘까? 한번 마음을 잘못먹고 범죄의 유혹에라도 빠져 보호감호처분이라도 받아 전과 낙인이라도 찍히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고만고만한 전과자와 만나 교도소를 들락거리고 결국 이들이 가는 길은 뻔하다. 이렇게 양산되는 예비 범죄자 중 묻지마 범죄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지난 3월부터 학교폭력 가해자가 발각되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결을 거쳐 학생생활기록부에 전과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기록 중에는 초등학생까지 기록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학생생활기록부에 전과사실이 기록되면 대학진학은 물론 취업에 까지 불이익을 주겠다는 처벌백계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교과부는 한 발 물러서 학교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하지만 학교가 어떻게 처신 할 것인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결국 장난삼아 했든, 나쁜 아이들 꼬임에 빠져 저질렀든, 폭력 가해자는 교육적인 방법이 아닌 처벌 만능주의의 덧에 걸려 반성의 기회조차 빼앗기도 전과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모든 폭력 가해자가 다 범죄자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간 2만4천 800명이라는 학생들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낙인을 찍는 전과자가 되고 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지 처벌을 하는 곳이 아니다. 물론 학교에서 하는 처벌은 교육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는 인간성에 대한 믿음과 변화의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면 학교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학교란 가능성을 믿고 인내하며 가치내면화를 위한 변화를 모색하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문제아가 있으면 적발해 퇴학을 시키거나 법적인 처벌을 하도록 사법당국에 인계한다면 학교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학교가 문제아를 골라 처벌만 일삼는다면 학교가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가끔 학교는 교육이라는 본연의 임무보다 선량한 학생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교육이라는 방법을 포기하고 문제의 학생을 징계를 하거나 퇴학처리 하기를 좋아 한다.
올해 우리나라 명목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3천159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한다. 2015년이 되면 국민소득이 3만불 시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차 있다. 우리 돈으로 7200만원, 가구당 평균소득이 7200만원이 된다는 말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3천159달러시대, 2015년이 되면 국민소득 3만불시대(가구당 7200만원)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국민소득 2만 3천불시대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소외계층, 학교폭력으로 학생부에 폭력전과자가 된 청소년, 학교가 싫어 학교를 떠나 방황하는 청소년....
원칙과 도덕이 무너진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풍토를 두고, 경쟁만능주의 일등만 살아남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도 묻지 마 범죄자를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다. 극한 상황에서 퇴로가 차단된 사람들, 희망을 앗아간 사회에서 묻지 마 범죄는 어쩌면 필연이 아닐까?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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