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한국일보에서>
뒤풀이 자리는 어디를 가나 즐겁다. 초청강연이나 딱딱한 회의를 마치면 찾는 자리. 형식이나 격식이 없기도 하지만 인간적이 얘기를 터놓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공식적인 자리에서 못한 얘기가 오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무리 자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소주나 막걸리도 한잔 씩 들어가면 맘속에 있는 얘기도 스스럼없이 허심탄회하게 오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엊그제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에 참석했다. 독자권익위원이지만 올해 2년째 이 모임에 함께하고 있다. 지면평가위원회는 권익위원으로서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권익위원 칼럼을 쓸 소재를 얻을 수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자리다.
뒷풀이라는 자리는 공식적인 딱딱한 얘기가 아니라, 모두가 관심이 있는 얘기, 살아가는 얘기, 정치나 경제 등 세상 돌아가는 얘기가 나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엊그제는 참 많은 얘기를 나눴다. 열두시가 훌쩍 지난 시간까지 열띤 얘기들이 오갔으니 간 큰 남자들은 그 정도는 능력이 되는가 보다.
노인의 성범죄가 화두다. 진해와 김해 등 학교지킴이가 아동 성폭행을 해 충격을 주고 있는 심각성을 얘기하다 ‘노인의 성’ 얘기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는 내가 70세이 다됐으니 노인의 입장에서 답변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노인의 성폭행 범죄는 1996년 100건에서 2006년 423건으로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고, 전체 성폭행 사건 중 노인 범죄 비율도 96년 1.3%에서 4.1%로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노인의 왜 문제가 될까?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정리해 보자.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이 자리에는 대부분 50대들이었으니 노인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이가 든 사람이 왜 그런 짓(?)을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는 얘기다. 성욕에 대한 문제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야 하는 숙명이다. 정상적인 요구처리가 가능하다면 축복이지만 그 통로가 차단되면 고통이다.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욕구 처리문제로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냈는가를 사춘기를 겪어 본 사람은 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은 늙는다고 성욕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나이에 따라 성욕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개인의 차이다. 식욕이나 수욕이 나이가 든다고 줄어들지 않듯이 성욕도 마찬가지다. 육체적인 능력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성에 대한 욕구는 나이나 남녀의 차이가 아니라 개인의 차이일 뿐이다.
성욕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욕구가 해소될 때는 이성이나 자제력, 도덕과 윤리가 통하지만 그런 게 지배하지 못하는 환경에 처하게 되면 본능만 남는다. 노인들 중에는 그런 욕구해소의 기회를 상실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 배우자를 사별하거나 폐경기가 된 아내와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이성보다 본능이 앞서 범죄라는 형식을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노인 성범죄는 물론 개인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런데 성이 상품화 된 사회에서는 성을 충동질하는 사회적 환경으로 범죄를 충동질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텔레비전 드라마가 음란한 내용으로 채워진다든지 영화나 인터넷에서 음란물이 범람해 성을 충동질하는 환경도 범죄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성을 상품화한다는 것은 국가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하긴 지금도 성을 사거나 파는 사람에게 다같이 범법자로 보고 처벌을 하지만 공공연하게 사창을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에게 공창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교육적인 면에서나 윤리적인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노인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사회단체에서 미팅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든지 자녀교육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성이 상품화되는 문화를 정책적인 차원에서 계도하고 건강한 성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해야할 것이다.
이와함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형식적인 성교육을 현실성 있는 교육으로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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