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판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0.04 추석선물 손자에게 철학 어때요? (2)
  2. 2010.10.14 올바른 판단을 위하여


오랜만에 만난 손자, 손녀들... 1년 혹은 6개월만에 만난 아이들이 지난번 볼 때보다 키도 훨씬 더 많이 자랐고 생각하는 것도 대견스러워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손자들이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들... 미리부터 손자들에게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해 보셨습니까? 일찌감치 은행에 가서 신권으로 바꿔 봉투에 넣고 준비하신 할아버지들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번 추석에는 좀 더 의미 있는 선물은 어떨까요?

저는 며칠 전 가까운 대전에 알라딘 헌책방에 가서 위기철씨가 쓴 논리야~ 시리즈’ 3권을 사왔습니다. 출판한지 오래됐지만 완전히 새 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제가 전에 누구에게 빌려주고 없어진 박세길의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1권까지 합해서 9100에 사왔습니다. 이번 추석에 저는 손자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려고요.



언제부터 철학을 가르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어제 아들네가 왔기에 심심해하는 손자에게 “00야 할아버지가 옛날 얘기 해 줄까하고 옆에 앉혔습니다. 아이들 옛날 얘기하면 좋아하잖아요? 위기철의 논리야 시리즈는 어려운 철학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은 책이라 초등학교 2학년인 손자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이렇게 시작하면 아이들은 호기심을 가지지요. 어느 부잣집 대문 위에 커다란 방울이 하나 걸려 있었답니다. 그래서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시끄럽게 딸랑딸랑 방울 소리를 냈습니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안에서 들으면 누가 왔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둑들한테는 이 방울소리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었습니다. 밤에 몰래 물건을 훔치러 들어갈라치면 아무리 조심해도 방울이 딸랑딸랑 울리게 됩니다. 그러며 그 소리를 듣고 주인이 안에서 깨어 뛰어 나오지요. 이 방울 때문에 도둑들은 그 집에 얼씬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도둑이 그 방울을 보며 궁리를 했습니다.

저 망할 놈의 방울 소리 좀 안 나게 할 무슨 방법이 없을까?”

도둑은 머리를 싸매고 궁리를 했지요. “가만 있자. 우리가 소리를 듣는 것은 귀가 있기 때문이지. 귀를 막으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리잖아? 귀를 막으면 저 방울 소리도 안 들리겠지.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군!”

그날 밤 도둑은 살금살금 대문 앞에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솜을 꺼내 제 귀를 꽉 틀어막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소리가 안 들리겠지...!’ 도둑은 이렇게 생각하고 대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방울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동안 괜히 속을 썩였구나!”

도둑은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도둑의 귀에는 그 웃음소리마저 들리지 않았습니다. 도둑은 안심하고 서랍을 뒤지고 장롱을 뒤고.. 콧노래까지 부르며 뒤졌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도둑질 하기는 처음인걸! 하하하! 앞으로도 도둑질 할 때는 귀를 꼭 막고 해야겠어.” 도둑이 열심히 물건을 훔치고 있는 동안 도둑 뒤에는 주인이 몽둥이를 든 체 떡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도둑은 귀를 막아서 주인이 오는 소리도 못 들었던 것입니다.

주인은 천천히 도둑에게 다가갔습니다. ~ 그 다음 순간 도둑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입니다. 제 귀를 막든 말든 문을 열면 방울소리는 딸랑딸랑 울리게 마련입니다. 판단에는 그저 자기 생각에 그렇다는 판단도 있고 실제 사실이 그렇다는 판단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무궁화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다

실제 사실이 그럴까요? 자기 생각에 그럴까요?

이렇게 자기 생각에 그렇다는 판단을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합니다.

한가지 더 예를 들어 볼까요?

닭은 알을 낳는 동물이다

자기 생각이 그럴까요? 아니면 실제 사실이 그럴까요? 이렇게 실제 사실이 그런 판단을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많은 판단을 하고 살아야 합니다. 문방구에 들어가서 볼펜 한 자루를 사는 일에서부터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떤 학교를 가야 할지,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할지,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를 해야 할지.... 주관적 판단이 좋을 까요? 아니면 개관적 판단이 현명할까요?

자 이제 할아버지가 얘기를 다했으니 주관적 판단과 객관적 판단의 사례를 들어 볼까요? 어떤 판단일까요?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이가 썩는다.”

지구는 태양의 둘레를 돈다.”

세상에서 빨간색이 제일 예쁘다”....

2학년 손자에게 얘기를 해 주고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 엄마 앞에서 할아버지가 들려 준 얘기를 해라고 했습니다. 놀랍게도주관적 판단' '객관적인 판단'이라는 말까지 하나도 빼먹지 않고 그대로 예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하루 한 가지씩 철학공부...! 하루 30분이면 가능한 철학 공부...! 고액과외보다 훨씬 좋지 않을까요? 엄마가 해 주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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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쓴 '사료와 함께 보는 한국 현대사 자료집'입니다. 전자책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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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인성교육자료2010.10.14 19:13



 

여기 옮겨놓을 '훈화자료'는 필자가 고등학교 재직시절 학생들에게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길러주기 위해 수업 시작 전, 혹은 수업 중에 들려 주던 얘깁니다. 인성교육이 실종된 교육,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지 않는 교육을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길러주자는 고육책으로 학생들의 눈치(인문계에서는 교과서 밖의 얘기를 하면 어김없이 '선생님 공부합시다'라는 항의를 받게 된다)를 봐가며 해줬던 얘깁니다.

 
여기 옮기는 글들은 제가 교단에서 시간날때마다 들려줬던 얘기라서 진부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사각지대인 학교에는 2~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별로 없습니다. 제 홈페이지(http://chamstory.net/)를 닫으면서 여기에 옮겨 놓습니다

 


사람들은 매일같이 갖가지 복잡한 일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에 걸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겉모양은 보이지만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학생들에게 신문스크랩을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 오게 했던 일이 있다. 어떤 학생이 조선일보의 기사 중 (1995년3월 21자 신문) '일본 자민당 의원의 부전 결의안 반대' 에 대한 내용을 적고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썼다. '국회에서 다투기나 한다' '일본국회도 우리나라 국회처럼 시끄럽다' '사회당과 자민당이 시국의 문제를 두고 공리공론을 일삼는다'

'부전 결의안(不(戰 決議案)을 반대하는 자민당이 옳다' …… 등등의 내용이 대부분이고 한두 사람은 '전쟁을 하지 말자는데 반대하는 자민당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적어 온 학생도 있었다. 왜 전쟁을 하지 말자는 제의를 거부하는 자민당을 옳다고 판단했을까?
말할 것도 없이 사실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못한 결과다.

현상(現狀)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본질(本質)에 대한 인식(認識)이 불가능하다. 6·25 사변 때 피난살이를 하면서 전쟁의 공포와 참화를 겪었다고 전쟁을 모두 이해한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자신이 전쟁을 겪으면서 보고 들은 전쟁의 일부분 즉 현상은 보았지만 '왜 전쟁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전쟁을 일으킨 목적이 무엇인지...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 쪽과 피해를 보는 쪽은 누군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전쟁의 참상을 직접 체헙은 했지만 6.25전쟁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역사를 아는 것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안목 즉' 사관(史觀)'이 없이 부분적인 '사실'을 안다고 해서 역사를 객관적으로 이해한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면 사극에서 연산군과 대왕대비와의 갈등이라는 부도덕한 부분만 보고 폭군으로 규정해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준종반정으로 중종의 록을 먹는 사관이 기록한 역사는 중종반정의 정당성을 위해 연산의 삶은 상당 부분 왜곡되게 기록될 수밖에 없는 것이이다.

물론 훈구파와 사림파의 권력투쟁의 관점에서 해석하지 않으면 사극은 그림구경을 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만 안다'는 차원을 넘는다.
똑같은 사실을 놓고서도 사람에 따라 다른 인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동쟁의가 일어나 파업에 들어간 사업장을 보고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의 과격성"을 목소리를 높여 비난할 것이고 노동자들은 사업주(事業主)들의 노동법을 무시한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경영 방식"에 분노할 것이다. 소위 '계급성을 배제한 본질의 인식'없이는 문제의 근본적인 이해는 불가능한 것이다. 매스컴의 '공정 보도' 또한 그렇다.

공정이라는 외피를 썼지만 사실은 어떤 특정 계급에 대한 이해의 반영이지 모두에게 공정함이란 있을 수 없다. 오늘날의 T. V를 비롯한 메스 미디어는 의도적이든 무의도적이든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객관적 진실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특히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메스 미디어의 편파성은 교육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교육법에서는 '지식의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식의 중립성이란 도구적인 지식 이외는 있을 수 없다.' 입장이 없는 교육'은 '목표가 없는 행위'와 다름이 아니다.' 교육이 목표로 하는 인간상은 특정한 입장에 설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오늘날 가치판단의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T, V를 비롯한 매스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독재정권의 길들이기에 순치된 메스미디어는 언론 수용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권력과 결탁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해 왔던 사실을 부인 할 수 없다. 또한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상업주의나 광고주의 영향을 받아 상당 부분 객관적인 사실 보도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 도 간과(看過)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필연적으로 선량한 다수의 대중 즉 수용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다수 피해자의 희생의 대가로 소수의 기득권자가 반사 이익을 차지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실한 사람, 정직한 사람이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현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첫째, 사안에 대한 객관적인 충분한 정보를 가져야하고, 둘째, 전체와 부분, 혹은 내용과 형식을 함께 생각하고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판단의 결과가 사회적인 영향을 미칠 때는 더욱 그렇다.

좋은 사회란 물질적인 풍요 여부로 판단할 수 없다. 그 사회 성원들의 건강한 가치관이나 정서적인 안정 그리고 올바른 가치판단 능력의 유무가 그 사회의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란 그 사회성원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1996. 6. 12)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