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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안준철, 그를 만난 모든 아이들은 꽃이 된다

by 참교육 201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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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모른다. 한 번도 만나 본 일도 없다. 오래전 오마이뉴스에서 그가 쓴 글과 시를 보면서 국어선생님이 아닌가 생각했다. 왜냐하면 시가 너무 고왔기 때문이다. 그의 시를 읽으며 ‘시가 참 곱다’ 그런 생각이 했던 일이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이런 글도 시도 쓰기 어렵겠구나...’ 그런 생각과 함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넌 아름다워, 누기 뭐라 말하든' 이라는 책을 접하곤 ‘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국어 선생님이 아니라 영어선생님이라는 것과 요즈음 같은 세상에 아이들을 이렇게 만나는 선생님도 있구나... 이런 생각도 했다. 며칠 전 ‘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라는 책을 읽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나게 된 감사와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이런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에 대한 부러움으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교직생활 4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고 퇴임까지 한 내가 이 책에 감동한 이유는 단순히 글이 곱기 때문만이 아니다. 선생님의 지극한 아이 사랑과 교육철학, 그리고 실천으로 연결된 그의 삶 때문이었다. 무너진 학교에 이렇게 아름다운 교육을 하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 그 첫째 이유요, 둘째는 허세와 가식이 아닌 사랑으로 쓴 진솔한 체험담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난 처음 ‘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신규교사들이 참고해야할 안내서 정도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교단생활 26년차인 선생님이 쓴 책 치고 상처하나 없는, 아니 미움이나 상처조차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마술사와 같은 글에 폭 빠지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교사가 아닌 학부모나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사람들이 꼭 한번 씩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로서 내 관심사는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왔을 때보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하여 오후에 집으로 보내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안준철선생님이야 말로 공부를 포기한 아이들을 붙잡아 공부를 하게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하고 닫힌 마음을 열게 하고, 무너진 교육을 살리는 마술사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통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을 읽으면 ‘교육이란 바로 소통이다’

 

이런 너무나 단순한 진리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는 아이들 앞에 군림하지 않는다. 아래로 또 아래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그의 자세야 말로 오늘날 무너진 교실에 선 모든 선생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너가 문제야! 너 때문이야!’가 아니다. ‘교사인 내가 뭘 잘못했을까? 가정이, 학교가, 세상이 이 아이에게 얼마나 힘들게 줬을까?’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다 안다. 선생님이 얼마나 자기들을 사랑하는지를... 그가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실력이다. 영어 선생님으로서 교과서가 아니라 생활이 교과서가 된다는 것이다. 교과서가 없는 영어 선생님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지만 사랑으로 노래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교실이 아닌 운동장이, 느티나무 아래서, 하굣길에서, 들길을 걸으며, 혹은 라면을 함께 먹으며... 교육을 하고 있었다.

 

그가 존경스러운 일은 또 있다. ‘추수지도’라고 하나? 놀랍게도 졸업 후에도 제자들과 만나 정을 나누고 인생 상담사 노릇을 해주고... 그런 행운을 누리고 있었다. 물론 그가 아이들을 만나고 교육다운 교육을 한 심은대로 거두는 일이기도 하지만...

 

선생님들에게 다 물어보자. ‘요즈음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마음을 여는가라고...?’ 누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만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그런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꿰뚫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테크닉까지 터득하고 있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행운이다. 한 때 교사였던 나도 뒤늦게 이런 선생님과 비록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나에게 행운이었다. 이런 책을 써준 안준철선생님께 감사한다. 비록 나의 미숙한 글 솜씨로 그가 쓴 글의 내용을 만분의 일도 제대로 소개는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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