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가족 식사의 날’을 가진다.
2.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함께 모여 식사한다
3. 가족과 한께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먹고 함께 정리한다.
4. TV는 끄고 전화는 나중한다.
5.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천천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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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경청한다.
10, 행복하고 즐거운 식사가 되도록 노력한다.
교과부가 내놓은 ‘우리는 경쟁과 소비가 중시되는 문화 속에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밥상머리교육 지침을 소개하는 교안이다.
교과부가 학교폭력근절대책의 일환으로 매주 수요일 전 직원이 출퇴근을 30분 일찍 앞당겨 ‘밥상머리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밥상머리교육의 날 탄력근무제’를 시범실시 후 문제점을 보완, 7월부터는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교과부의 전체 직원은 896명이다. 이들 중 밥상머리 교육의 대상인 고등학교 이하의 자녀가 있는 경우는 전체의 58.5%(524명)이다.
교과부는 다른 부처와 유관기관 등에서도 밥상머리교육에 동참해주기를 권고할 계획이다.
교과부가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카드를 꺼내기 바쁘게 아부성 기사들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보수적인 교원단체인 교총은 한교닷컴에서는 ‘밥상머리 교육 회복돼야’ 칼럼에서 ‘도덕교육. 예절교육. 윤리교육. 인격적 성장에 대한 필요한 교육’이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구언론은 ‘밥상머리 교육의 5가지 효과’가 어쩌고, ‘부모 역할 회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느니 하며 목청을 돋우고 심지어 밥상머리교육연구소까지 만들고 카페까지 생겼다.
교과부가 학교폭력근절 대책의 하나로 시작하겠다는 ‘밥상머리 교육’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눈물겹다. 교과부가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문제를 시도교육청과 학교 자체의 힘으로 해결 못하자 학부모를 동원, 등하교 시간을 지키는 ‘학교 지킴이’를 운영했다.
그것도 효과가 없으니까, 경찰이나 검찰의 힘을 빌어 학교담당제를 제정해 지켰지만 날이 갈수록 심각해 지는 학교폭력문제를 감당할 길이 없어 학교 구석구석에 CCTV를 설치하고 학생생활기록부에 폭력 가해자의 전과사실을 기록해 대학진학이나 취업에까지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부의 명운(?)을 걸고 폭력과의 전쟁까지 선포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번에는 ‘밥상머리 교육’이다. 밥상머리 교육!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얘기다. 사랑하는 가족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 그 모습만 상상해도 행복이란 바로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교과부의 이런 대책을 보고 있노라면 교과부라는 단체가 대한민국의 교과부가 맞는지 의심까지 든다. 교과부는 우리나라에서 전가족이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노동자 가족이 전체 노동자 중에서 몇 %나 되는지 통계라도 확인 해 보고 하는 말일까? 아침밥도 먹지 못하고 세수를 하는둥마는둥 등교해 밥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수험생들의 실정을 모르고 하는 소릴까?
교과부 직원 896명.. 그 중에도 73%는, 수요일에 일찍 퇴근하여 자녀와 함께 식사·대화 등을 하면서 보낼 수 있지만 나머지 27%는 그런 호사를 누릴 수도 없는 대책을 학교폭력 근절대책의 일환이라고 내놓다니...
밥상머리 교육자체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교과부... 아니 우리나라에서 공무원들처럼 정시출퇴근을 할 수 있는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 중 몇 %나 될까? 교과부조차 주말부부나 위탁양육으로 자녀가 집에서 함께 지내지 않은 경우(44%), 집에 도착하면 식사·대화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15%)으로 함께 하지 못한다니 이런 대책이 어떻게 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일까?
교과부가 진짜 학교폭력을 줄일 의지가 있다면 대학서열화부터 해결해야 한다. 수학문제까지 외워야 일류대학을 갈 수 있다는 점수지상주의가 학교가 무너지고 학교폭력을 유발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걸 알기나 할까?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가족과 식사도 제 시간에 못하는 청소년들 약 올리는 대책을 해결책이라고 내놓는 교과부. 교과부의 교육관이 바뀌지 않는 한 학교폭력이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비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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