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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역사와 문화, 자랑스럽게 여기는 교육 하겠다고?

by 참교육 201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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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고교 입학생부터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우게 된다고 한다. 교육과학부는 "학생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우리 영토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갖게 하려는 강화방안’을 마련, 2012년 고교 입학생부터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가 내놓은 방안에 따르면 현재 고교에서 선택 과목인 한국사를 내년 고교 입학생부터 문과. 이과. 예체능 등 계열과 인문계고. 특성화고 등 학교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고교생이 이수해야 하는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입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85시간(5단위) 안팎으로 한국사 과목을 배우게 된다.



교과부가 마련할 역사교과서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 질 것인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역사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재미있게 베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란 무엇일까?


‘묘청의 서경천도운동’
을 예를 들어보자.

묘청의 난은 고려 인종(仁宗) 13년(1135) 묘청(妙淸)이 풍수지리의 이상을 표방하고, 서경(西京, 지금의 평양)으로 천도할 것을 주장하면서 일으킨 반란이다..... 17대 인종이 15세의 어린 나이로 등극하여 국내 정세가 자못 불안해지자, 음양도참설을 교묘히 이용한 묘청이 서경(지금의 평양)으로의...’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은 서경천도운동을 이게 배웠다. 지금도 백과서전을 보면 이렇게 기술해놓고 있다.

그런데 똑같은 사건을 신채호선생님의 시각은 180도 다르다.

신채호선생님은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에 대하여
“서경 전역(戰域)을 역대의 사가들이 다만 왕사(王師 : 김부식)가 반적(反賊)을 친 전역으로 알았을 뿐이었으나, 이는 근시안의 관찰이다. 실상은 이 전역이 낭(郎)·불(佛) 양가 대 유가(儒家)의 싸움이며, 국풍파 대 한학파의 싸움이며, 독립당 대 사대당의 싸움이며, 진취 사상 대 보수 사상의 싸움이니, 묘청은 곧 전자의 대표요, 김부식은 후자의 대표였던 것이다.

이 전역에서 묘청 등이 패하고 김부식이 승리하였으므로 조선의 역사가 사대적·보수적·속박적 사상, 즉 유교 사상에 정복되고 말았거니와, 만일 이와 반대로 김부식이 패하고 묘청 등이 승리하였더라면 조선사가 독립적·진취적 방면으로 진전하였을 것이니, 이 전역을 어찌 ‘일천년래 제일대사건(一千年來第一大事件)’이라 하지 아니하랴.”
라고 하였다.

왜 같은 사건이 하나는 반란이요 하나는 ‘일천년래 제일대사건’이 되는가? 역사란 학자에 따라 보는 안목이 다르다. ‘왕의 눈으로 역사를 보는가?, 아니면 민중의 눈으로 역사를 보는가?’에 따라 역사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쳐진다. 민중이 폭정에 저항한 사건의 경우 왕이나 지배세력의 눈으로 보면(왕조사관) 반란으로, 민중의 눈으로 보면(민중사관) 혁명이 된다.


민족의 주체성이라는 눈으로 보면 묘청의 천도는 ‘운동’이나 ‘혁명’이지만 사대주의 시각으로 보면 묘청이 일으킨 ‘난’이다. 교과서가 재미없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역사를 암기한 지식의 양으로 등수를 매기는 관념적인 교육 때문이었다. 입시준비를 위해 암기한 지식은 시험이 끝나면 폐기처분의 대상이 된다.

교과서가 식민주의 사관, 영웅사관으로 씌어 있다면 노동자로 살아야할 학생들의 머리에 양반의식을 집어넣는 의식화 작업인 것이다. 교과부가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우리 영토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갖게 하려면...’ 민족사관에 의한 역사의식을 제대로 심어주는 교육부터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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