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은 없고 일류학교 진학이 목표가 된 교육
순수성비판을 쓴 철학자 칸트는 교육이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작용이라고 말했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거창하게 유명한 교육학자의 이론을 빌릴 필요도 없이 한마디로 교육이란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란 동물처럼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성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를 말한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부모나 이웃을 생각하지 않고 감정대로 행동하는 존재를 키우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는 뜻이다.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분별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일, 그것이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다. 다시 말하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일과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별할 줄 아는 존재’로 키우는 것이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 교육이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여기서 교육이 감당할 일 즉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습득’보다 ‘사람으로서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별’하는 데 더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 즉 가정에서나 교육전문기관은 후자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아무리 많이 터득한 사람이라도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 곧 지혜가 없다면 이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과 다를 게 없다. 아니 오히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보다 더 사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로 행동할 수도 있는 것이다.
■ 교육은 지식주입이 아니다
교육은 지혜를 가꾸는 일이다. 지혜란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고 사물의 이치와 가치, 옳고 그름과 선악을 분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일찍이 유대인들의 경전 탈무드는 '한 마리의 생선을 잡아주기 보다는 생선을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키우는 데 애썼다. 석가모니는 사람이 지혜를 얻기 위한 조건으로 ‘풍부한 정서와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모습, 감정과 욕망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그리고 목표를 갖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의 습득보다 지혜 즉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과 사물의 이치와 가치, 옳고 그름과 선악을 분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지혜(철학)을 가르치는 일이다. 지식은 많아도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길러 놓는다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칼이나 총을 맡겨 놓는 것과 진배 없다. 결국 그런 지식은 이기적인 무기로 씌어질 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존재로서 키우는 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회적인 존재로 인간을 키워야 하는 학교가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경쟁이 되어 목적 전치의 이전투구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 교육 살리기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의 위기는 학교가 해야할 기능을 제대로 못함으로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너진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들이 교육에 대한 근본적 회의와 반성이 필요하다. 진정한 교육자라면 ‘내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제자가 개인적으로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아존중감과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공동체의식을 가진 구성원으로서 부족함이 없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교육은 문자를 습득하기 바쁘게 시험부터 친다. 학교교육은 받아쓰기 시험부터친다. 학습을 시작하기 전 진단평가,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확인하는 형성평가, 학습이 끝난 다음에 하는 총괄평가, 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학력평가, 모의평가, 수학능력고사....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은 시험에서 시작해 시험으로 끝난다. 평가는 이제 교사도 학부모도 치러야 할 당연한 교육의 과정으로 본다.
인간의 가치를 서열매기는 시험은 공중파까지 나서서 정당화 한다. 공영방송이라는 KBS의 도전 골든 벨... 지금은 코로나로 잠시 중단되었지만 전교 1등자리를 뽑고 연말에는 전국 일등을 골라낸다. 골든 벨뿐만 아니다. 전국 노래자랑, 도전 꿈의 무대, ‘미스트롯’ ‘보이스퀸’... 넷 미인도 모자라 아예 인간의 외모를 쇠고기 등급 매기듯이 등급 매기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까지... 어쩌면 대한민국의 학교는 거대한 시험장이다. 많은 지식을 주입시켜 ‘승자가 선’이 되는 경쟁에서 살아나는 게 교육이라고 착각하는 교육자가 있는 한 무너진 교육을 살리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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