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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요?

by 참교육 2011.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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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조중동이 교육이 무너진다고 방정이다.
지금 학교에서는 법이 통과도 되기 전에 교원평가를 하느라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올해부터 교원평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성과급과 연계할 것 같다. 
과연 현재의 평가방식으로 교원들을 ABC급으로 나눠 평가하면 교원의 자질이 향상되교 죽은 교육이 살아날까?

'당신 아니라도 선생할 사람 얼마든지 있다'
교육부의 뱃장이다.  
교원의 자질문제보다 교원정책부재가 우리 교육을 이지경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분명한 사실은 교육의 질은 교원 양성과정에서 교육을 통해 다뤄여야할 문제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교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필자의 관점에서 적어보았습니다.
 


“교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됩니까?”

교직생활을 하다보면 학생들에게 가끔 받는 질문이다. 학생들의 질문 요지는 ‘교사 자격증을 받아 교단에 설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교원자격증을 획득해 소정의 임용고시를 거치면 교단에 설 수 있다.(사립은 재단에서 임용)

‘교원 자격증’이란 교사로서 자격 요건을 갖추었으니 학생들을 가르쳐도 좋다는 ‘자격을 인정해 주는 증서’다.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대학을, 중등학교 교사는 대학에서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난 후 받는다.

이수과정에서는 ‘교사로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법과 역사 그리고 교육과정이나 교육사, 교육철학 등  관련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자격증을 얻는다고 해도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않으면 교단에 설 수 없단다.”
 

이 한마디. 자격증 취득절차를 가르쳐 주면 답이 될까? 
‘할 일 없으면 선생질이라도 하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는 요즈음 교사라는 직업이 상종가(?)를 치고 있어 그런 시절도 있었는가 할 정도다.

자격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직업은 교사뿐만 아니다. 변호사, 의사도 그렇다. 자격증은 아니라도 경찰이나 공무원도 일정한 정도의 지식을 확인하는 시험을 거쳐야 한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경찰이 ‘미란다법칙’도 모른다면 그 직을 수행하기 어렵다. 자격이란 자격 소지자가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역량이다. 모든 공직자가 각 영역에서 직무수행을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지식과 기능 외에도 ‘세상을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지식은 물론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판단의 기준이란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쁘다는 것을 구별하는 근거다. 다시 말하면 세상을 이해하는 세계관이요, 철학이다.

교사가 자신이 전공한 지식만을 피교육자에게 암기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교사는 교사로서 자격미달이다.

인간으로서 또 사회적인 존재로서 살아 가야할 제자가 자신이 가르치는 지식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안내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교사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교직생활 40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궁금한 게 한 가지 있다. ‘학생들..., 그 학생들이 금과옥조로 생각하고 배우는 교과서를 통달하는데 왜 건강한 민주시민, 좋은 남편, 좋은 아내, 자상한 부모가 될 수 없을까? 왜 훌륭한 직장인, 사회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단언컨대 대한민국 교과서. 그것이 국정이든 검인정교과서든 교과서만 통달하면 교육목표가 요구하는 인간으로 키워낼 수 있는가? 어떤 선생님에게 물어봐도 답은 ‘노우!’다. 왜 그럴까? 그 교육목표를 당성하기 위해 만든 교과서를 완벽하게 통달했다면 ‘전인인간의 육성’이라는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과서가 틀렸거나 잘못됐다는 뜻이다.

틀린 교과서를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는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는가?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과정이 틀렸다면 교사는 교실을 지키기보다 교육과정 개정 투쟁에 나서야 한다. 틀린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나 잘못된 교육과정을 그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교사는 엉터리 교사다.


주부에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자료를 다 갖다 주고 ‘무슨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지..., 왜 이런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지..., 알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만들 수 있는 재료(지식)보다 정작 필요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왜(철학) 만드는지 목적이 없다면 그런 요리(요리)가 맛이 있을 리도 없고. 만든 음식이 요리로서 구실을 못하게 될 게 뻔하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문은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학문만 있는 게 아니라 ‘철학’이라는 학문도 있다. 그런데 왜 학교는 학문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가?

답은 간단하다. 식민지시대에 친일을 했던 사람이 국정교과서 편수관이 됐다면 현대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겠는가?

실제로 박정희나 전두환시대 국사교과서에는 현대사가 몇 쪽밖에 없었다.

과거가 부끄러운 사람은 자신의 과거가 드러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친일 했거나 국민의 권리를 도둑질한 과거가 부끄러운 사람들이 교과서  편수관이 되면 현대사를 2세대에게 현대사를 가르치기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해방과정에서 권력을 장악한 세력들은 누굴까? 일제시대 민족해방을 위해 가족도 버리고 민족해방을 위해 온몸으로 맞섰던 사람들의 자녀들은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

해방 조국의 집권세력 중 상당수는 친일 혹은 부일 세력이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이승만 정권 12년간의 각료 중 34.4%인 33명이 부일 협력 전력자였고 경찰 간부의 80%가 일제 경찰 출신이라면 그들이 만든 교과서는 일제세대를 어떻게 가르칠까? 민족을 배신한 대가로 부귀영화를 누렸던 세력들은 대를 이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영역에서 화려한 부활을 꾀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기 위해 현대사를 비롯한 교과서를 저희들의 입맛에 맞게 고치고 꿰맞춰 ‘국정 교과서’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켜왔던 것이다. 

보도연맹 사건이 그렇듯이 과거가 부끄러운 사람들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3S정책을 동원하기도 하고 종교를 이데올로기로 둔갑시켜 권력의 도구로 만들기도 한다. 교육 또한 이들에 의해 이데올로기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은 국정교과서가 증명하고 있다. 인품이 아니라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 혹은 연고주의를 동원해 기득권 세습을 괘하고 벌(閥) 문화를 통해 기득권유지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휴대폰 뚜껑을 열고 칩의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산업사회는 직종이 다양해지고 전문화, 세분화된다. 전문화와 세분화된 사회에서는 현상을 볼 수 있지만 본질은 알기 어렵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또한 그렇다. 사회를 알기 위해서는 변증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전문화세분화가 아니라 변화와 연관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과의사가 산부인과를 잘 알 수 없듯이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자연과학분야를 알기는 어렵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삶의 질은 자신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나무는 보고 숲을 볼 수 없게 만드는 교육. 지식의 양으로 사람까지 서열을 매기지만 정작 지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철학)은 가르치지 않는 나라. 민주주의를 가르친다면서 주인인 학생을 소이시키고 순종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는 나라. 시비를 가리는 사람은 빨갱이로 매도되고 비판이 비난이라 호도하는 풍토에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자격증의 기준이라는 게 있다. 교육사니 교육철학이니 교육과정이니 그런 것들을 학점을 따고 임용고시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것은 아이들을 사람답게 살도록 이끄는 일, 선악과 시비를 분별하는 일, 정의와 불의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지 않는 교사가 2세 국민을 양성할 수 있는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경제력이 있는 사람, 좋은 옷을 입고 고급 아파트와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 명품을 몸에 감고 허세를 떠는 사람이 존경받는 세태에 희망을 말해도 좋은가?

교사는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사람이다. 사랑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희망을 가르치고 시비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자기희생으로 제자를 키우는 마음의 어머니요, 권력 앞에 ‘아니오’ 할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 사람이다. 교사는 갈대처럼 바람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가르치는 일은 뒷전이고 승진점수를 모아 장학사가 되고 교장이 교육관료가 되는 게 꿈인 사람은 진정한 교육자가 아니다. 일류대학 몇 명 더 입학시켰는가의 여부로 스승이 된다고 착각해서도 안 된다. ‘교원자격증’을 뛰어넘지 못하는 교사는 교육자가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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