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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남녀평등

성의 상품화 시대에 남여평등은 가능할까

by 참교육 201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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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에 앉아 아내가 밥상을 차려 주기를 기다리는 남자"
"아내에게 걸려 온 전화를 '누구냐' 라고 묻는 남자"
"아내가 보고 있는 텔레비전을 허락 없이 채널을 돌리는 남자"
한 때 유행했던 간 큰 남자 시리즈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최근에는 주춤해 졌지만 간 큰 남자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여성상위시대인가? 여권이 남성들의 권한을 능가하는 제도적인 조건이 갖추어 진 남녀 평등이 실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으까? 아직도 일부 여성들의 불륜이나 탈선이 보도를 통하여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남성들의 불륜은 개인의 도덕성으로 치부(置簿)되는 경우를 보아서도 우리 사회의 봉건성은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여성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1. 자식( 아들 )을 낳지 못하는 여자.
2. 악한 병( 나병 )에 걸린 여자.
3. 음란한 여자.
4. 질투심이 강한 여자.
5. 말 많은 여자.
6. 도둑질하는 여자.
7. 불효한 여자.


 위의 일곱 가지가 봉건 사회의 여성에 씌어졌던 굴레인 칠거지악이다. 남존여비의 유교 풍속이 지배하던 사회에서는 남자 중심의 판단 기준으로 여성을 통제하는 도덕이 만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봉건 사회의 도덕은 남자들의 행복을 위하여 여성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불평등이 정당화되었다.

'어릴 때는 부모의 뜻에 따르고, 젊어서는 남편의 뜻에 따르고, 늙어서는 자식의 뜻에 따르는' 삼종지도(三從之道)의 도덕이 그렇고, '벙어리 3년, 장님 3년, 귀머거리 3년'이나 '여필종부(女必從夫)'같은 도덕도 여성을 하나의 인격자로서가 아닌 남성의 미완성품이라는 사고(思考)가 만들어 놓은 반문명적인 풍습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폐습(弊習)은 우리나라에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봉건사회에서는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일반적인 풍습이었다.

 당나라 시대(618--907)의 경우에는 황제 한사람이 1명의 황후와 4명의 부인(妃), 9명의 빈(賓), 9명의 첩여(妾女), 4명의 미인, 5명의 재인, 27명의 보림, 26명의 어녀, 27명의 채녀를 두어 부인만 112명이나 두었다. 뿐만 아니라 수백 또는 수천명의 궁녀들은 황제 한사람만을 위해서 존재하였으니 여성의 인권이란 생각 할 수조차 없었다.

 마누 법전에 나오는 아내의 임무를 보면

1. 남편에 복종할 의무 ( 여자는 독자적으로 무슨 말을 해서는 안된다 )  
2. 가사 상의 의무 ( 여자가 가사를 돌 볼 때는 늘 쾌활해야 하며, 가구는 항상 청결히 해야 하고, 가계 지출은 절약해야 한다.)
3. 부부간의 성실 의무 ( 남자는 몇 명의 아내를 두어도 상관없고, 여자는 순결과정절의 의무를 진다 )라고 규정하고 있고  남편에게는
4. 부양의 의무 (남자는 처를 신(神)에게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적절히 처를 부양해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어 인도에서도 남녀 불평등이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에서는 혼인의 목적을
1. 여성의 노동력 확보와
2. 자식을 낳기 위해서  
3. 성적 욕구의 충족에 두고 남편의 부속물이기 보다는 가족의 소유물이라는 목적  에서 혼인이 이루어졌다.


 심지어 아내는 남편에게 손을 흔들어도 중죄에 해당했고 남편은 아내를 징계하거나 과실치사 해도 무죄로 인정하였다.


 봉건제 사회의 영주는 노동력 상실의 이유로 장원을 떠나는 신부에게 첫날밤에 정조를 차지할 권리를 가졌다.

이것을 초야 권이라고 하는데 이 초야권은 중세 봉건 사회의 일반적인 풍속이었다.


                                  <성차별교과서-한겨레>

 인도에서는 여성을 바르샤(노예)라 하였고 중국에서는 학대에 못 이겨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족(纏足)을 강요하여 성인이 된 후에도 어린이 발로 걸어다니게 했다.

전족(纏足)은 양가집 처녀의 발을 어릴 적부터 천으로 단단히 감싸는 관습에 의해서 기형화되게 만드는 비인도적인 처사인데 이것을 금련(金蓮)이라고도 하였다.
전족으로 아장아장 걷는 여성의 모습이 남성들의 관능을 자극했기 때문에 작은 발은 값비싼 혼수 보다 높은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결혼 후에 남편이 생각했던 것보다 여자의 발이 큰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되기도 했다.  

 종교에서의 남녀 불평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불교에서 비구니가 비구보다 지켜야 하는 계율이 많은(비구는 250가지 계율을 지키면 됐으나 비구니는 348가지 계율을 지켜야 했다)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업장이 두텁기 때문이란다. 구약 성서에는 아담(남자)의 갈비뼈에서 여성이 탄생하는 기독교적인 특이한 남녀관이 나타난다.

 민주주의를 인류가 만든 이상적인 제도라고 자부하는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곧 학력이나 지위나 종교나 성의 차이에 의해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받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명쾌한 긍정을 하기가 어렵다. 특히 여성이 여자로서 이전에 인간으로써 인격을 인정받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 살결, 이빨, 손은 희어야 하고, 눈동자, 속눈썹, 눈썹은 검어야 하고, 입술, 볼, 손톱은 붉어야 하고, 몸과 머리와 팔다리는 길어야 하고, 가슴, 이마, 미간은 넓어야 하고, 입, 허리, 발목은 가늘어야 하고, 젖꼭지, 코, 머리빡은 적어야 하고, 엉덩이, 허벅지, 젖은 두터워야  하고, 손가락, 목, 콧날은 가늘어야 하고------' 등등의 30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절세의 미인이 되지만 이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미인이 될 수 없다.

 이것은 현대인들이 여성의 미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조건인데 여성을 한 인격체로서 보는 것이 아니라 성의 대상물로 인식되고 있는 좋은 예가 된다. 일하는 사람은 손가락이 가늘고 피부가 희게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건을 미인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음은 여성이 인격자로서가 아닌 성의 대상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다.

미인의 기준은 30가지이지만 아내의 기준은 정조나 부덕이 강조되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남편의 혈통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하여 여성의 정조가 곧 여성의 생명과 동일시 됐다는 것은 여성이 소유했던 은장도(銀粧刀)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오늘날의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나 미스 월드 선발 대회는 대표적인 남녀 불평등 사례라 할 수 있다. 인간의 가치를 가슴둘레나 히프의 사이즈를 표준 품을 만들고 규격화하여 그 기준에 의하여 가치 등급을 매긴다는 것은 남녀 평등이 실현되는 사회라고 보기는 어렵다. 상품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여성의 신체 부위를 노출 시켜 시선을 끄는 상업주의와 같은 전근대적인 남존여비의 사고 방식이 아직도 사회의 곳곳에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남성의 노동은 화폐가치로 평가되지만 여성의 가사 노동은 여가 시간에 하는 잡무(雜務)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으며 이는 '남편은 아내의 하늘'이라는 전근대적 사고(思考)가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性)이 상품화되어 매매춘이 허용되는 사회에서의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란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도덕이다.

여성의 몸이 상품화되어 있어 남성들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돈을 주고 살수 있고, 반대로 남성은 상품화되어 있지 않은 사회라면 일부일처제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규율임에 틀림없다.

 조건이 붙은 사랑이 순수하지 못하듯 인간의 가치가 어떤 조건에 의해 등급 매겨짐은 인격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인간관이라 할 수 없다.

권력이 한 사람의 황제나 소수의 귀족이 장악하는 사회를 우리는 전제 군주제 사회 또는 귀족 사회라고 한다. 소수에게 부(富)가 편중되어 상대적인 빈곤 감을 느끼는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도 도덕적인 사회도 아니다. 특정 사상이 유일한 가치로 이데올로기가 되는 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독재 사회가 되는 것이다.

 정보가 특정인에 독점되어 있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사회라 할 수 없다.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는 여성다운 사람'이나 '남성다운 사람'보다는 '사람다운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다. 최근 심심찮게 여성의 불륜이나 간 큰 남자 시리즈, 매맞는 남자의 이야기꺼리가 등장하고 있어 지금은 남존여비가 아닌 여존남비의 시대를 산다는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일부 극렬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의 상승이나 극히 제한적인 가정에서 여권 비대 증상이 남녀 불평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진정한 남녀 평등은 남자와 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 인격의 문제로 접근할 때 가능할 것 같다. 여성이 성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완전한 인격으로 대접받을 때 진정한 남여평등이 가능한 게 아닐까? 제대로 된 남여평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남여평등이 실현되어야겠지만 이와 함께 우리사회에 잔존하는 봉건적인 의식을 불식하기 위한 정책적인 차원에서 사회교육이 이루어 져야한다.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의진원지인 남여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사회정의도 민주화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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