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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기독교

같은 이념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왜 다른 길을 택했나?

by 참교육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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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복지, 분배, 약자배려, 공유사상과 같은 가치는 기독교가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지만 사회주의 이념이기도 하다. 그런데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이념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평등이나 복지, 공유사상은 뒷전이요, 효율, 경쟁, 이윤의 극대화가 목표다. 효율과 무한경쟁을 통한 이윤의 극대화가 공유사상보다 우선적인 가치인 자본주의와 공생하고 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을까? 기독교가 가장 싫어하는 게 사회주의다. 평등과 공유사상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왜 서로 앙숙관계가 됐을까?

 

<사진 출처 : 몸학 연구소 새로운 기독교 운동 '몸학 연구소'에서>

 

성탄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성탄절" 성스러운 사람의 탄생을 축하하는 명절이다. 기독교에서는 매년 12월 24일부터 다음 해 1월 6일까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명절로 기념하고 있다. 기독교 문화권의 영향이 강한 나라에서 12월 25일을 성탄절이라고 하며 과거 서구 열강의 식민지나 조차지였던 나라들이 공휴일로 지정해 축하하는 날이다. 미군정 체제에서 공휴일로 지정된 성탄절은 정부 수립 이후 인구의 3%였던 기독교 신자들의 기념일로 '기독탄신일'로 정해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기독교는 ‘아나빔’의 종교다. 유대어의 아나빔(anawim)이란 ‘예수가 사랑한 사람들’ 즉 하느님밖에 의지할 것이 ‘가난한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예수는 어부인 베드로를 비롯해 요한, 도마, 마태 가롯유다...등 12명을 제자로 삼고, 전염병자, 과부와 고아, 창녀, 앉은뱅이와 같은 버림받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사람의 아들로 산 사람이다. 기독교란 결국 하느님밖에 의지할 이가 없는 아나빔의 친구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종교다.

 

예수는 내일을 위해 ‘부를 축적하는 자’들을 경멸한다. 어느 날 부자가 된 청년이 예수를 찾아와 묻는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까?” 예수는 이 부자 청년에게 말한다.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리고 나서 나를 따르라”고 했다. 예수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고 가르친다. 예수의 이웃이란 ‘옆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당장 도움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 즉 아나빔을 뜻하는 말이다.

 

기독교는 자본주의와 공생하면서 점차 변질된다. 부자를 싫어하는 예수의 가르침은 뒷전이요, 돈을 사랑하는 종교로 바뀌고 이상세계인 천국은 이 땅에서 이루어진다는 가르침을 왜곡한다. 간증대회라는 모임에 가 보면 사경을 헤매던 그들이 본 천국은 각각 모두 다른 천국으로 간증해 그들이 다녀왔다는 천국의 모습을 사실로 믿기는 어렵다. 예수가 가르쳐 준 주기도문에는 ‘이 땅이 곧 하늘나라’라고 했지만, 기독교 신도들이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실천하는 모습은 그렇게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마산교구 명례성지 이제민신부는 “죽음으로 내 인생은 모두 끝난다. 다시 살아나는 삶은 없다”고 단언하며, 부활이란 죽은 자의 문제가 아니라 산 자의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죽은 자들이 가게 된다는 저승(천국이라 부르든 극락이라 부르든)을 나는 믿지 않는다” 며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사후(死後)’는 ‘인생 다음’이 아니라 ‘인생 중’에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가르친다. 이제민 신부가 말하는 천국과 부활은 같은 예수를 믿는 보수교인들의 천국, 부활과는 왜 그렇게 다를까?

 

사회주의가 말하는 프롤레타리아(임금 노동자. 무산자)란 기독교의 아나빔(anawim-가난한 사람들)이다. 사회주의는 기독교에서 왜 홀대 받을까? 현실에서 이론적인 사회주의, 이론적인 공산주의가 원론대로 실천되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기독교인들이라면 부자들이 만든 자본주의보다는 수정된 사회주의에 더 가까워야 하는 게 논리적으로 옳다. 그런데 왜 기독교인들은 사회주의를 적대시하고 사회주의와 서로 앙숙관계(怏宿關係)가 됐을까?

 

보수를 참칭하는 우리나라 수구세력들은 북한을 사회주의를 악마라고 억지를 불리며 북한체제를 따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종북’이라고 하지만 북한은 이 지구상에서 몇 안 남은 ‘사회주의 국가’, ‘인민민주의’국가다. 사회주의(社會主義, Socialism)란 생산 수단의 공유를 통한 최대다수의 행복 실현을 최고 가치를 이념으로 하는 국가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며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념, 협동 경제와 모든 민중이 노동의 대가로서 정당하고 평등하게 분배받는 사회를 지향하는 사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 사회주의다.

 

기독교가 지향하는 가치는 ‘평등. 복지, 분배, 기회균등, 형평성, 약자배려, 공유사상...’이다. 사회주의는 기독교의 아나빔 사상과는 같은 길을 걸어야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기독교와 사회주의가 앙숙관계가 되어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이유는 기독교가 변질됐거나 아니면 사회주의가 이념을 수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완전무결한 이념은 없다. 생시몽이나 프리에 같은 사람들이 주장했던 공상적 사회주의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어 버림받지 않았는가? 역사는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역사발전을 외면하고 돈은 사랑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샤머니즘으로 바뀌고 있는 기독교가 그 증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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