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왜 공짜 밥을 먹입니까?
공짜로 밥을 주면 살만한 집 아이들도 공짜로 밥을 먹이는 꼴이 되는 게 아닙니까? 왜 아까운 세금 내서 부자 아이들까지 공짜로 밥을 먹여야 됩니까?”
“공짜로 밥을 먹이는 게 아니라 급식교육을 하자는 겁니다”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저소득층이나 낙후지역 교육환경 개선 등에 쓰여야 할 지원예산이 삭감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게 되면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층 학생들의 혜택을 빼앗아가는 꼴이 되지 않습니까?”
“'헌법에 초중등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공짜 밥이 아니고 요즈음 아이들은 성인병이다. 비만이다 하여 부모들을 걱정시키지 않습니까? 아침도 먹지 않고 등교하는 아이들, 편식하는 아이들... 그래서 균형 있는 음식을 먹도록 식습관을 바꾸는 교육을 하자는 겁니다.”
내 말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얘길하다 보니 기사님 말씀이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기사님 조선일보 보시죠?”
대답이 없다.
급한 일이 있어 택시를 탔다가 무슨 말 끝에 무상교육 얘기가 나와 기사님과 논쟁이붙었다.
더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차가 목적지까지 도착해 말을 끝맺지 못하고 내렸으나 뒤끝이 개운치 않았다.
무상급식이 말썽이다.
무상급식 예산이 서울 시 의회에서 통과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와의 시정협의를 전면 거부하고 연가에 들어가는 등 반발이거세지고 있다.
무상급식은 말도많고 탈도 많다.
무상급식하면...나라 망한다. 선거 앞둔 독버섯이다. 여·야, 부자 공짜 점심 주려고 세금 더 걷는 경쟁하나 "(무상 급식을) 고집하는 것은 '복지'라는 단어를 끌어다 사용하기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적 수법" "'공짜 천국' 만들 듯한 선거 공약,서민이 피해자다", "무상 급식은 표만 노린 대표적 포퓰리즘이다"
조중동의 논리다.
오세훈 시장은 '만약 서울시가 이번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무상급식이 기정 사실화돼 나랏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 같다.
조중동은 원칙도 논리도 없다. 무상급식하면 나라가 망한다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유럽국가들은 벌써 망해야 할텐데 그런 얘기는 일언반구도 없다.
서울시가 무상급식을 하는 데 드는 예산은 서울시 전체 예산의 0.3%다. 무상급식은 700억원이면 해결되지만 나라 한 해 예산의 10%나 되는 4대강 사업비는 무려 30조원이다. 그런데 왜 4대강 사업하면 나라 망한다는 소리는 안하는지...?
분명한 사실은 '헌법 제31조 제3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 고 명시되어 있고 헌법 제8조 ‘의무교육은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으로’ 한다고 규정되어있다.
무상급식은 학생들에게 공짜심리를 자극하는 거지 근성을 기르는 게 아니다.
'무상급식은 교육이다. 학생들은 학교급식을 통해 편식 습관을 고칠 수 있고,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통해 성장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먹을거리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연의 귀함을 가르칠 수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배려와 소통의 문화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초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요,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법을 어기고 교육까지 포기하고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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