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성교육자료

벌받는 누드, 외설인가, 예술인가?

by 참교육 2010. 12. 5.
반응형

벌써 오래 전 얘기네요. 아내와 함께 진해 장복산에 갔다가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조각공원인 줄은 뒤에 알았습니다. 
화장실에 가다가 사람크기가 실물보다 더 큰 남자가 발가벗고 남근을(그것도 그렇게 똑같을 수가 없었습니다) 드러낸 체 벌(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을 받는 조각이 서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사람이 아니고 서너사람이 한 줄로....

저는 그 작품을 깜짝놀랐습니다. 남자의 성기를 저렇게 리얼하게 만들어 놓을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과 함께 저런 조각을 어떻게... 성기를 저렇게 노출하면 음란물 취급을 당할텐데.... 어떻게 남자의 성기를 드러낸 저런 조각상이 버젓이 공원에 세워놓다니.... 


                                               <사진 : 진해 장복산 조각공원에서>

제가 그런 생각을 한 이유는 누드조각을 보기 몇년 전인가?
아마 제가 이 사건을 얘기하면 독자들도 '아~! 그 사람'하고 기억을 떠올릴 것입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임신한 만삭의 아내와 자신이 발가벗은 사진을 찍어 올렸다가 참으로 말할 수 없는 곤욕을 치렀던 김인규 선생님 사건 말입니다.  

2001년에 일어났던 사건이니까 벌써 10년이 가까워 오는 군요. 김인규선생님은 국전에 출품한 작품이 당선될 절도로 미술부문에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분이었습니다. 이 사진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 된 후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나 정신병자취급 당하고 고발당해 구속됐다가 풀려났지만 해직당하기도 했던 '외설논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법원으로 이첩돼 2006년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전기통신기본법 위반) 취지로 파기환송되었습니다다. 대전고법은 지난 2002년 12월 “김씨 부부의 알몸 사진에 성기가 드러나기는 했으나, 홈페이지 전체의 맥락에서 봤을 때 음란한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었습니다. 

수년 전 '벌받는 누드, 예술인가 음란물인가?
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이 어느 네티즌이 이런 댓글을 올려 웃었던 일이있습니다.    
'1분을 넘게 바라봐도 내 몸에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예술이 학씰합니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잖아요?
아마 이 네티즌은 남자일거라고 추측됩니다만.
'내 몸에 아무런 변하가 없다. 예술이 확실도 아니라 학씰합니다.'  이렇게...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옆의 만삭이 된 김인규선생님의 부부 누드사진을 보니 음란한 생각이 듭니까? 음란한 외설물로 보입니까? 아니면 예술작품을 보입니까?
'글쎄요?'라고요.

김인규선생님이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아내가 나이 40이 넘어 임신한 몸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여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법관이라고 예술적인 안목이 없으란 법이 없겠지만, 예술작품을 고발해 법관이 판결한다는 게 코미디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나는 외국잡지를 읽지 못해 이 사건이 외국 언론에서 어떻게 바춰졌는지 알 수 없지만 아마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기를 그리거나 조각하는 것은 외설이다'
'여자의 몸을 성의 대상으로 보고  음란하다'라고 보는 눈. 

제가 학교에 근무할 때 어떤 여교사가 만삭이 돼 걸음걸이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늙은 한 남자교사가 하는 말, 
"집에서 고만 아~나 보지. 부끄럽지도 안 하나?"
글쎄요 자기는 만삭이 된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지 않았는지....     

<사진설명 : 상좌으로부터 -교육의 붕어빵, 스승의 날 나는 선물을 받았다, 유채에 실물, 비교육적 방망이와 교육적 방망이,  진술서와 방망이, 학교폭력추방,  매에 스티커 - 자료 출처 김인규 선생님 홈페이지에서 - http://www.ingyu.net/ >

"나는 파랑색이 좋은 데 당신은 빨강색을 좋아하니 당신은 빨갱이야!"

실제로 제가 고성에 있는 어느 시골학교에 근무할 때 신입생 명찰을 무슨 색깔로 할 것이가를 놓고 직원 회의에서 논의를 했던 적이 있는데 "빨강색이 예쁘지 않습니까" 했더니 미술선생님 왈 "뭐 아이들 명찰을 빨갱이처럼 빨강색으로 합니까?"라면 반대해 결국 초록색으로 골랐던 기억도 있습니다. 

예술만 문제가 아니다.

'천국 안가는 사람은 모두 지옥으로 가는 사람'

' 좋은 사람 아니면 모두 나쁜 사람'
'자유 민주주의 싫어하는 사람은 모두 빨갱이'
................................
................................ 

이런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비판은 허용될 리도 없고 내 생각과 틀리면 모두 나쁜 놈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지금은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근무하던 당시, 학교에서는 전교조라는 이유만으로 직원회의에서 문제교사가 되고 우리가 주장하는 말은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느냐?'며 힐란(詰難)을 듣기가 일쑤였습니다.  

헌법에 사상의 자유를 허용할 수 없어 '사상과 양심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심의 자유'만 허용한 나라....
'나는 자유민주주의 보다 사회주의가 좋다'는 말 한마디면 영원히 출세길이 막히고 나라를 팔아먹는 민족의 반역자 취급을 당해야 하는 나라....

아무리 부지런하게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이 사는 나라.
가난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이 사는 초등학교 교실이 있고, 
진실을 말하면 부정적이라고 몰아세우고 비판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마는 나라...
체벌을 교육이라고 우기고 사랑의 매를 학교에 전달해 주는 학부모가 있고
무상급식 얘기를 하면 빨갱이 소리를 들어야 하고.....
언제쯤 우리도 사상의 자유와 비판이 용인되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우리나라도  선생님들의 자율권이 인정돼 국정교과서가 없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이 어떤 인품의 소유자가 아니라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의 여부에 따라 직장과 결혼, 출세가 보장되고 사람의 가치가 차별화 되는 풍토를 깰 수 있을까요? 아직도 대한 민국은 한 밤 중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