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을 바탕으로 지은 집이다. 세계인권선언이나 각국의 헌법도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곧 하늘’인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일하다 죽어가는 사람이 하루에 5명이라는데... <산업안전보건법>, 이른바 ‘김용균법’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도 이런 죽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인가? 산재사고란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안전을 무시해 발생하는 사고다.
2020년 법원이 185명의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해 부과한 벌금이 16억800만원. 지난해 법원은 산업현장에서 벌어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피고인 1명당 평균 518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사망자 1명당 869만원이다. 사망 노동자의 고용주·상사 154명이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았고, 이들 중 149명이 재판 직후 풀려났다. 5명만 구속당하는 처벌을 받았다. ‘김용균법’이 지난해 1월16일 시행된 지 1년, 개정 산안법을 적용받은 판례를 보면 징역기간은 평균 8.3개월로 소폭 늘었으나 모두 선처받아 구속을 면했다.
<‘한국의 산재사망률 OECD 1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된 근로자 총 1,872만5,160명 중 재해자 수, 즉 업무상 사고 또는 질병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와 부상자, 질병이환자는 10만9242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 중 사망자 수는 2,020명으로 집계돼 하루 평균 5명이 넘는 꼴이다. 2020년 12월 23일 현재 코로나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739명이다. 산재 사망자 수가 작년도 통계이기는 하지만 올해 코로나 사망자 수보다 두 배가 넘고 거의 세 배에 가깝다. 2018년 자료를 기준으로 한국은 11.8명으로 네덜란드 0.6명에 비해 한국에서 일하다 죽을 확률은 네덜란드에서보다 19배나 더 높은 수치다.
레디앙은 ‘사고로 죽은 사람은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기사에서 “위험한 환경에서 누군가를 일하게 하는 것은 분명히 사회적 타살”이요, “사람보다 차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또한 예비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것, 사람보다 권력을 우선시하는 것, 사람보다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살인을 불러올 것”이라며 “<기업살인법>의 제정을 통해 해마다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이를 가로막는 사람들은 예비살인자”라고 규정했다.
<사람의 생명보다 귀한 가치가 무엇인가?>
21대 국회가 제헌절 하루 전날인 지난 해 7월 16일 개원했다. 역대 국회 중 가장 늦은 개원식이다. 임기가 시작된 지 벌써 50여일만이다.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에 177석을 몰아준 이유는 촛불혁명에서 표출된 사회개혁 과제를 당당하게 추진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주권자들의 민심은 정부여당의 어정쩡한 개혁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그렇고 지지부진한 불평등 해소, 연이은 권력형 성추문 사건으로 지지층이 이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다 새해 첫날 ‘의대 학생들의 재시험’과 민주당 이낙연대표의 ‘이명박, 박근혜 사면 건의’로 유권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기업살인법>이라고 불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정의당의 강은미의원과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 씨 등이 25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50인 미만의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주장 때문이다. 기업의 99%가 50인 미만 사업장인데, 산재 85%의 진원지가 이들 기업인데 50인미만 기업을 포함시키면 기업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다. 사람의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다.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고 감독책임이 있는 행정당국의 묵인 그리고 법원의 솜방망이처벌이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법법을 강화해 산재사망 책임자 기업의 대표, 법인 그리고 정부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50인 미만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으로 노동자들의 죽을 막을 수 있는가? 하루 5명 사망, 250명꼴의 부상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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