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단
대한민국
2020년 12월 3일
이 땅에 태어난 남녀 청소년
49만3433명이 31,291개교 고사장에서
코로나 수학능력고사 치르는 날
<사진출처 : 한국일보>
이날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
시민, 군인....
아니
비행기도 자동차도 휴대폰도
디지털 카메라, 엠피스리(MP3), 전자사전, 라디오도
이 땅에 사는 모든 잡귀조차
숨죽이며 죄인 되는 날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군대에서도 사라진 체벌에 인권유린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재갈 물려 살던
착하기만 한 아이들을 서열 매기는 날
오늘
양심을 팽개친 지식인도
교육자라는 이름의 공범자도
죄인이 된다
이 땅의 어머니는
혹은 절에서 혹은 교회에서
더러는 시험장 교문을 붙들고 오열한다
오늘을 위해 20년의 세월을 저당 잡혀 살아온
착하디 착하기만 한 청소년들이여
2020년 오늘
이 땅에 태어났다는 그 원죄를 벗고
고통의 세월, 억압의 세월....
그 한을 오엠아르 카드에 후회 없이 담아
기도하는 가족품으로 가세요
앞으로
모든 날은 웃으며 사는 날이 되기를
2020년 12월 3일
수능 보는 날 아침
수험생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늙은 교사는 죄인이 되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수능날 아침 늙은 교사의 기도'- 2012년 필자의 졸저 '김용택의참교육이야기 사랑으로 되살아나는 교육을 꿈꾸다'에서>
사람의 생각이란 다 같을 수가 없습니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판단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요. 그러나 평생을 교단에서 ‘일류대학 보내기’ 교육이 안타까워하며 지내다 정년 퇴임한 늙은 교사의 마음과 이 야만적인 수능을 바꿀 수 있는 책임과 힘이 있는 촛불 대통령의 시각은 어떻게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수능을 앞두고 대통령이 수험생들에게 보낸 격려의 글 ‘자신 있게 침착하게’에는 이렇게 썼네요.
“수험생 여러분, 고생 많았습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예년과 다르게 12월에 시험을 치릅니다.
수능 준비만으로도 힘든데
코로나 상황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어
더 힘들고 걱정이 많은 것입니다.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따뜻한 목도리를 둘러주고 싶습니다.
마음은 마음으로 가서 힘이 됩니다.
안아주고 품어 준 부모님들,
가르쳐주고 다둑여 준 선생님들의 마음을
여러분 마음에 꼭 담아두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미 반짝이는 존재이며
더욱 빛나는 날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쌓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자신의 꿈을 활짝 피우리라 밉습니다.
우리 모두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자신있게! 침착하게!”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이런 격려 글을 수험생들에게 보냈다면 가슴 짠한 감동을 받았을 것입이. 그런데 ‘전국의 청소년들을 성적순에 따라 사람의 가치까지 한 줄로 세우는 이 야만적인 수능을 보고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글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12년 아니 재수 3수 수험생까지 계산한다면 20년 가까운 세월을 오직 시험문제 풀이로 시간을 투자한 청소년들입니다. 백번 양보해 그런 수고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힘이 되기만 한다면...? 당연한 수고를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시험준비를 하는 교육, 일류대학, 그 대학 졸업장이 계급이 되는 나라. 수능의 결과로 차별을 정당화되는... 이런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최고 책임자는 대통령입니다. 대통령도 수험생 시정을 겪었을텐데 대통령의 시각이 아니라 수험생의 시각에서 청소년들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마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들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우수한 성적이 나오지 않은 학생들의 마음을 몰라서일까요? 수험생 중에서 확진자 37명, 자가격리 대상 430명이 치르는 이 참담한 수능을 보는 대통령의 시각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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