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경력 20년, 최근 5년간 근무성적, 매년 60시간 연구실적(대학원 석·박사, 연구대회입상) 연구학교근무, 재외교육기관 파견, 학교폭력 예방실적, 보직교사근무경력, 도서벽지근무경력, 청소년단체지도, 컴퓨터 등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 등 각종 가산 점 중 거의 만점을 받아야 얻을 수 있는 자격증이 교장이 되기 위한 점수다. 학교에는 이렇게 승진을 위해 평생을 점수 모으기로 교직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승진 점수보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헌신적으로 가르치는 일에 정성을 다 하는 교사도 있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직무연수 등의 교육성적 27점+연구대회입상성적 등 연구실적 3점의 연수성적과 교육부 연구시범학교와 도서벽지·농어촌·발명-영재 지도 등의 가산점까지 따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소숫점 아래 3자리까지 계산하는 승진 점수를 받기 위해 승진을 꿈꾸는 교사라면 대부분 경력 만점 70점, 연수성적 30점, 가산점 14점은 대부분 만점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 점수를 모두 만점을 받는다고 해도 교장이 40점, 교감 20점, 다면평가 40점을 받아야 하는데, 가장 높은 배점을 받을 수 있는 교장과 교감이 주는 60점이 교장 승진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교장을 준비하는 교사라면 교장, 교감이 주는 근무성적을 잘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는 교사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장이 더 무능한 교장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교장 자격증을 얻기 위해 가르치는 일이 뒷전이 되어야 하는가?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교육기본법」제5조 제1항과 2항에 규정한 “국가 및 지자체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교육실시 의무를 지니며, 학교운영의 자율을 존중하고 교직원, 학생, 학부모 및 지역주민 등의 학교참여를 보장해야한다"는 규정에 따라 교장자격이 없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원단체총연합(교총)이 삭발과 단식, 해직까지 불사하고 결사투쟁에 나서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동료교사들로부터 존경 받는 사람을 추천해 교장이 되는 것과 자격증을 따기 위해 평생 점수 모으기 하는 교사가 교장이 되는 것 중 어떤 교장이 더 민주적이고 유능한 교장일까? 문재인 정부가 올해 9월 1일자 공모 교장부터 평교사도 응모할 수 있는 학교 비율을 50%로 확대해 적용하기로 한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 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새로운교육체제수립을위한사회적교육위원회는 25일 교장자격증제도를 폐지하고, 교장선출보직제 도입을 위한 10만 국회입법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교육희망>
교장역할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에서는 교사자격증과 5년 이상의 교직경력만 있으면 교장이 될 수 있다. 미국과 독일 그리고 프랑스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교사 자격증과 3~5년 정도의 교직경력이나 교장연수프로그램 이수자면 교장이 되지만 자격증은 따로 없다. 교총은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장을 무자격교장이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설문 조사한 결과, 28.1%가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매우 찬성, 36.7%가 '찬성하는 편'이라고 답해 긍정적인 응답이 64.8%로 교장공모제를 선호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
‘교장에 출마하거나 초빙될 자격요건은 1급 정교사 중에서 담임교사 경력 5년을 포함한 교직경력 20년 이상인 자로 하되, 단위 학교의 인사위원회가 주관해 후보자 등록, 후보자들의 인사기록카드·자기평가서·학교경영소견서 제출, 후보자 소견발표회, 교직원 회의 투표를 통해 2인의 복수후보를 선출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시·도교육청 인사위원회에서 임명한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교장선출보직제다.
교장이 교사들 위에 「군림」하는 전횡과 불공정한 근무평가에 근거한 교장·교감 자격연수대상자 선발, 자격증 취득시의 과열경쟁, 노령화 현상, 평교사의 좌절감 등 각종 폐해를 막고 담임 경력이 많고, 학습지도, 생활지도에 열심이어서 동료 교사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는 교사가 교장이 되었다가 임기가 끝나면 다시 교사로 돌아오게 하는게 교장보직선출제다. 승진을 위해 가르치는 일이 뒷전이 되는 교장자격제는 이제 교장선출보직제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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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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