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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입시

졸속추진하는 고교학점제로 교육 살릴 수 있나?

by 참교육 2017.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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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는 선후가 있는 법인데...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 꿰어 못 쓴다고 하지 않았는가? 급한 문제인가 아닌가의 문제도 그렇지만 먼저해야할 일이 있고 나중해야 할 일이 있다. 중요한 일, 근본적인문제부터 하지 않고 지엽적인 문제부터 풀다보면 일이 더 복잡하게 꼬이기 마련이다. 문재인정부가 도입하겠다는 고교학점제가 그렇다. 고교학점제의 기본 개념조차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졸속 추진하는 것은 학교현장의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교육부가 오는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해 내년부터 3년 동안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60곳을 운영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지금 무너진 학교를 시급히 살려야할 촛불정부가 교육을 살리기 위해 꺼낸 카드치고는 너무 예상 밖이다. 고교학점제가 비정규 강사의 양산, 학급 공동체의 약화, 입시와의 부조화, 학사운영의 어려움 등 많은 현실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의 교육과정이나 교육정책들에 대한 평가 없이 졸속적으로 도입해 교육현장의 혼란만 가중시켜 왔기 때문이다.


정책실패는 어디서 오는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대중의 정서에 영합하는 정책은 실패가 뻔하다. 교육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지도자의 철학과 결단이 있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원인진단이 무엇인지를 분별해야 하지 못한채 교사, 학생, 학부모, 교원단체, 교육전문가들이 고루 참여하여 사회적 공론화과정도 다른 교육제도와의 전반적인 연관성에 대한 검토도 없이 졸속적인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문제, 학벌문제를 두고 내놓은 대안이란 백약이 무효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교육에 대한 문외한이거나 청맹과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문제를 풀겠다고 학교 안에 학원을 불러들여 이름도 생소한 방과후 학교를 만들고 정부까지 나서서 EBS를 통해 입시교육을 시키는 웃지 못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가? 사교육비문제는 입시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그런데 입시문제를 두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방과후 학교를 만들면 공교육이 정상화 되는가? 결국 잘못된 정책은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으로 귀결되어 지금도 그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고교학점제가 교육개혁의 열쇠인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겠다는 고교 학점제란 무엇인가? 고교학점제란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처럼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눈 후,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며 필요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로 현재 핀란드,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학교는 다양한 수준의 강의를 개설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 과목은 필수, 전문심화, 자유선택으로 구분되는데, 수준에 따라 최고 14단계까지 구분되며, 필수과목이 제한적인 반면 선택과목의 폭이 넓다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경직된 교육과정이 유연하게 바뀌어 학생들이 자기 진로를 찾아가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재수생과 반수생을 줄여 소모적 교육이 생산적 교육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교학점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와 교사에게 과목 개설권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 학년별 교육과정을 폐지해 사실상 학년제가 폐지되는 것인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위해 학급은 사실상 해체되는 것인지 미이수, 즉 낙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인지 내신평가는 절대평가-교사별 평가를 하는 것인지? 그럴 경우 현재 대입제도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 것인지 일반학교에도 직업과목이 개설되는지 등의 문제들에 대한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지 출처 : 학부모뉴스 24>


사실이 이러함에도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전제로 내년부터 일반계고 30곳과 직업계고 30곳 총 60곳을 연구·선도학교로 3년 동안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당 매년 4000~5000만원을 지원해 학생들에 대한 진로 설계부터 학생의 학업 계획 수립, 3년간의 관리 등의 연구 과제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교의 교육과정이 다양해지고,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교사는 수업·평가에 있어 자율성과 전문성을 발휘하는 등 고교 교육의 혁신을 위한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문제는 가치문제도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도 있다. 이런 민감한 문제를 두고 무조건 여론으로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교육정책 특히 어떤 학생들이 더 유리한지의 여부가 민감하게 대립되어 있다.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민감한 문제를 두고 여론에 쫓아 정책이 조령모개식으로 바뀌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수능문제, 입시문제를 두고 도입되는 그 어떤 정책도 교육을 살리지 못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교육이 안고 있는 대학서열화문제를 방치한채 고교학점제로 어떻게 교육을 살리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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