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기불능 만들 힘 있다”는 文, 이젠 행동으로 보여야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규탄 발언을 보고 16일 동아일보가 쓴 사설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북한이 재기 불능케 할 힘이 있다면 그 힘으로 북한을 공격하라는 말인가? 아니면 한반도에 한바탕 핵전쟁이라도 치르자는 말인가? 말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국어실력으로서는 해석이 안된다.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책임 있는 언론이 한반도를 영구불모지대로 만들 수도 있는 전쟁을 하라고 노골적으로 부추기다니... 이게 언론으로써 할 말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한이 있더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면서 왜 조건없는 대화는 시도해 보지도 않고 ‘‘선 제재 후 협상’을 고수 하면서 "우리에게는 북한의 도발을 조기에 분쇄하고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느니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무력 도발 시 즉각 응징해 위협을 제거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사드까지 추가 배치했을까?
강대국의 헤게모니 쟁탈전에 끼인 한반도가 북한이 미사일과 핵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의 눈치도 보아야 하고 국민들도 안심시켜야 하는 대통령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역대정권이 수구언론과 함께 북한에 적개심을 갖도록 의식화시켜 놓은 상황에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현재 문재인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미·일의 대북정책과 다르지 않다.
<언론의 기능>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하거나 일관성 없는 정책을 수행한다면 가차 없이 따가운 비판과 질책을 해야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의 16일자 사설은 마치 한반도야 전쟁터가 되든 말든 무기를 팔아 돈벌이를 하겠다는 군수마피아의 이익을 대변하는 소리 같이 들린다. 있는 힘을 보여주면 북한은 정말 고분고분 잘못했다고 빌며 대화의 테이블에라도 나올 수 있다고 믿는가?
나라를 경영하는 대통령이라면 한반도가 영구 불모지가 될 수도 있는 핵전쟁을 막기 위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대통령은 야당시절에는 분명히 사드배치를 반대한다더니 집권을 하고나서는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한반도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사드임시배치를 미룰 수 없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4기를 추가 배치해 전의를 북돋우고 있다.
전쟁으로 평화를 만들 수 있는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논리는 군수물자로 돈벌이를 하겠다는 장사꾼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런 문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통일에 대한 비전도 한반도평화에 대한 의지도 없는.. 지금 문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말로는 한반도 프로세스를 주장하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끝도 없이 북을 궁지로 몰아넣어 핵개발을 만들도록 부추긴게 박근혜정부 아닌가?
<이미지 출처 : 한국일보>
문재인대통령이 야당대표시절, 박근혜대통령을 향해 ‘원칙도 전략도 없다’고 비판하던 사람이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베를린 한반도 평화구상에서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랬던 대통령이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자 일본의 아베총리를 만나 ‘당분간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북정책실패=한반도 전쟁'>
백번 양보해 그런 정책이 효과만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시도해 볼만한 일이다. 그런데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 이후 새누리당정권과 미·일이 공조해 계속해 오던 대불압박정책이 효과가 있었는가? 결국은 북한은 수소탄까지 개발하고 미사일 사정거리만 늘리도록 도와 주 꼴이 되지 않았는가? 모든 정책이 실패하더라도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정책은 절대로 시행착오를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곧 남북의 전쟁을 의미하며 세계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기능이란 무엇인가? 동아일보는 이런 현실을 보고도 ‘행동으로 보이라니...?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하면 시비를 가리고 냉정하게 비판해야 옳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을 보면서 비판이나 질책은커녕 북한을 공격하라며 전쟁을 부추기는 게 언론이 해야 할 일인가? ’힘이 있으면 뭘 하느냐? 말로만 자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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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1년 8월 22일 열린 첫 공판 이래 7년째 재판을 방청, 기록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57명의 증언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엮은 800여쪽의 기록입니다. '천안함 7년, 의문의 기록' 구매 -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클릭하시면 구매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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