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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학부모

사랑하는 아이들, 언제까지 벼랑으로 내 몰 것인가?

by 참교육 201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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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VJ’ 김수정양-아빠가 딸에게

 

 

사랑하는 내 딸 수정아!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너무너무 미안하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딸 수정아! 미칠 듯이 보고 싶어 날마다 눈물이 나는구나.

 

너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점점 흐려질까 봐 이 아빠는 겁이 난다. 수정이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아빠의 가슴은 찢어지고 또 뭉개진다. 절망과 통곡의 강을 건너 너에게 달려가고 싶다.

 

엄마, 아빠, 언니, 동생 모두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우리 딸 수정아. 우리 모두 널 그렇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기억하련다. 그래도 미안하고 또 미안하구나. 수정아! 너무너무 보고 싶다. 미칠 듯이. 아려온다. 가슴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날을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뚫리는 고통으로 다가온다. 목이 터져라 울고 싶지만 숨어서 소리 죽여 가슴으로 울고 있다.

 

대나무 숲의 바스락거림을 좋아했던 내 딸 수정아! 영상제작 동아리 활동 하면서 좋은 카메라가 필요했을 텐데. 엄마, 아빠 힘들까봐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밝기만 했던 내 딸 수정아. 이제는 별이 되어 아빠 가슴속으로 들어왔구나.

 

우리 착한 딸, 예쁘고 또 예쁜 딸 수정아! 사랑해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난 후 한겨레신문이 기획하고 희생자 부모가 쓴 편지를 박재동화백이 연재해서 그리고 있는 그림과 글이다. 아침 신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보는 코너.... 차마 마저 읽기조차 힘든 이 글과 함께 나의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인륜이란 무엇인가?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에게 아무리 줘도 부족함을 느끼는 게 부모의 사랑이다. 예로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자식 책 읽는 소리라고 했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라고도 했다. 노는 걸 보아도, 먹는걸 보아도, 책을 읽는 모습이며 자는 모습...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곳이 없는 게 자식이다. 어쩌다 이런 보물이 내곁에 있게 됐는지... 행복하고 감사하고... 그게 이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해도 해도 부족한 게 자식 사랑인데 그런 자식이 수학여행을 간다면서 들떠서 가방을 둘러메고 나간 아이가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 마음이 어떨까? 하늘이 꺼지고 땅이 무너지는 슬픔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눈을 떠도 감아도 아이 얼굴이 떠올라 아이가 금방 엄마~’하고 달려올 것 같은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아이는 떠났지만 부모는 아이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그해서 생긴 말이 아니겠는가?

 

                                                  

 

공부를 좀 못하거나 좀 못생겼거나 키가 남보다 작거나... 이런 게 문제가 아니다. 건강하게만 자라준다면... 아니 내 곁에만 있어 준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는 게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다. 이런 소중한 아이들을 우리 부모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이 땅의 부모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으세요?

 

이렇게 귀한 아들 딸들을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심이 아이들을 지치고 하고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부를 하라고 닦달하고 성이 난다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한 일은 없을까?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 한 번 더 안아주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으로 내 몰지는 않았을까?

 

                                            

 

일류대학에 가야 해!, 의사나 판검사가 돼야 해!, 돈 많이 벌어 좋은 집에 살아야 해!....’ 이런 생각 때문에 아이의 소질이나 특기를, 개성을 무시하지는 않았을까? 내가 어떤 희생을 해서라도 뒷바라지 해줄 테니 내 뜻대로 따라 오기를 강요하지는 않았을까? 그게 사랑이라고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데 지금 부모들이 하는 그런 사랑을 계속하면 아이들이 자라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올수 있을까? 그들이 바라는 세상, 그들이 행복한 세상이 찾아 오기는 올까? 그 부모의 사랑...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심이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하고,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냉정하게 상각해 보자. 지금 이대로 가면 아이들도 부모도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기러기 아빠가 되거나, 노래방 도우미로 고생해 번 돈으로 학원을 하루에 5~6군데씩 보내고, 새벽같이 학교에 나가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그런 고생을 해도 서울대학이나 연고대만 들어갈 수 있다면 참고 또 참고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

 

일류대 꿈을 접어라는 말이 아니다. 아이에게는 각각의 개성이 있고 소질도 각각 다르다. 그림에 소질이 있는 아이를 날이면 날마다 영어,수학 문제풀이만 시키는 게 옳은가. 디자이너가 꿈인 아이에게 수학문제까지 외우게 하는 게 행복한 아이로 기르는 길인가 하는 말이다. 백번 양보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치자. 그런데 그 점수 몇점 때문에 정작 가장 소중할 걸 놓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내가 살아 온 세월, 소외되고 가난하게 무시당하며 살아 온 삶을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대물림할 수 없다는 부모의 심정을 몰라서가 아니다. 바르고 곱게 자라야 할 아이들이 경쟁으로 열패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옳고 그른 걸, 시비를 가리지 못하는데,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것을 구별도 못하는데, 그런 아이에게 일류대학이라는, 돈만 많이 벌도록 키워주는 게 부모가 할 일인가? 그게 진정한 사랑인가?

 

백번 양보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지금 대부분의 부모들이 꿈꾸는 '일류대학'의 꿈'은 열심히만 노력한다고 다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경쟁에 아니들을 내몰아 이거도 저것도 아닌 희생을 강요하는 게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는 일인가? '머릿속이 텅 빈 부자'와 '비록 가난하지만 가슴 따뜻한 사람' 중 당신의 자녀는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가?

 

혼신의 노력을 다해 키워놓은 부모조차 몰라보고 안하무인의 사람 짓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도 괜찮은가?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고 나만 좋으면... 의리도 예의도 없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어도 좋은가? 부모와 대화조차 제대로 못하고 학원에서 학원으로 다람쥐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공부 때문에 고운 품성을 가꾸고 다듬을 기회를 놓치고 있어도 좋은가?

 

국영수에 그리고 수많은 스펙을 쌓고도 살아가는 데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자식이 되는 것을 바라는 부모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 커고 나면 알아서 한다고요? 배우지도 체화하지도 안해 본 관념적인 인간이 어느날 갑자기 개과천선해 위인이라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요? 그런 일은 천지개벽이 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월호가 저렇게 된 것도 세상이 이 지경이 도니 것도 다 어른 들이 말못해 나타난 결과다. '요행을 바라는 심리... 내일이아니니까 모른 채하고 외면하고 나만 좋으면, 내게 이익이 되기만 한다면... 그런 마음이 내일을 살아갈 아이들을 어렵게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가? 마실 물도 숨쉴공기도 못하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사랑이니 행복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우리는 모든 아이들 앞에 죄인이다. 세월호 아이들이 참혹한 죽음을 보고서도 이 욕심의 노예에서 벗어자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참회와 양심선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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